[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생명평화마당(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이정배·한경호)이 미국 사드 배치를 규탄하는 긴급 성명서를 5월 4일 발표했다.

생명평화마당은 대선을 앞두고 사드 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사드 배치에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며, 설치로 한반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가늠할 수 없는 일을 국민 동의나 국가간 합의 없이 밀어붙이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생명평화마당은 기독교를 전해 준 나라, 우방이라고 생각한 나라 미국이 자국 이익을 위해 행동하고,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도 한국 정부는 미국에 비굴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보수 대형 교회는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후보를 공개 지지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과거 삼일운동 경험을 되살려 이웃 종교들과 힘을 합쳐 평화를 위한 저항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로마제국과 맞섰던 예수 운동을 기억하며, 세계 종교인들과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

미국 사드 배치의 거짓과 불의, 주권 찬탈과 전쟁 위협에 항거한다

지난 4월 26일 대한민국 역사는 19세기 이후 반복되는 근대 제국주의의 불의한 침략과 주권 찬탈을 다시 경험하게 되었다. 그동안 우리 우방이고, 한반도의 평화를 지켜 주며, 모든 좋은 것이 그곳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 미국 제국주의의 민낯을 보게 되어서 더욱 경악스럽다. 경북 성주 초전면 소성리 마을에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핵심 기구인 엑스밴드레이더와 발사대 2기가 새벽 4시의 어둠 속에서 기습적으로 설치된 것이다. 그곳 주민들과 작년 7월 8일 사드 배치가 결정된 후 3백여 일을 '성주 촛불'을 들고 있는 종교·시민단체 2백여 명은 계엄령 비상사태를 방불케 한 급작스러운 침입에 온 몸으로 저항했다. 하지만 수천의 한국 경찰을 앞세운 미군의 기습은 2015년에 시작된 사드의 한반도 설치를 현실화했고, 이로써 한국은 세계 전쟁 화약고의 최전방이 되었다.

지금 성주에는 장비의 추가 반입에 저항하기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고, 우리는 이 비극을 야기한 박근혜 정부를 탄핵시키고 그에 대신할 선거를 며칠 앞두고 있다. 익히 들었듯이 사드의 배치는 명목상으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작은 한반도에 그와 같은 고고도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의미가 없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어가며, 그 설치로 인해 한반도를 중심으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가늠할 수 없게 하는 절체절명의 일을 그처럼 국민들의 동의나 국가 간 합의서도 없이 밀어붙이는 일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이 나라의 인도자도 없는 비상 상태에서, 바로 새 정부의 출범을 며칠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미국과 거기에 동조하는 한국 세력들의 속셈이 무엇인지를 가늠하게 한다.

주지하듯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등에 대한 한미일 군사 공조 체제 강화를 통해서 우리를 더욱 더 중국과 북한과 대치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 사드 배치로 남한 정부는 결국 중국을 적성 국가로 적대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중국은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뿐 아니라 또 다른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둥펑41)의 배치로 미국과 맞서고 있다. 이 틈을 타서 일본의 아베 정부는 2020년까지 평화 헌법을 개조하고 자위대를 보강해서 언제든지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 만들고자 혈안이다. 이로써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재앙이라는 4대강 찬탈에 이어 황교안 권한대행을 비롯한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등이 여전히 실세로 있는 박근혜 정부가 결국 망국적 사드 배치를 이 땅에 불러들인 것이 분명해졌다.

우리는 미국을 한반도 안보와 안위를 위해서 힘써 주는 우방으로 생각해 왔다. 그들로부터 기독교 복음을 전해 받기도 했다. 그런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 이후, 세계를 상대로 자국 이익을 위해 조폭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더욱 더 우리의 비굴한 처지를 생각한다. 자신의 형제와 싸우느라고 이웃에게 무시당하고, 이번 사드의 기습 배치처럼 강대국들에게 주권을 유린당하는 처지가 된 것이 매우 아프고 고통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독교의 보수 대형 교회들이 미국의 사드 배치를 찬성하는 홍준표 후보에게 지지 선언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한국 기독교가 과연 누구를 위한 신앙을 말하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웃 나라들의 주권과 평화를 위하는 것보다 전쟁을 획책하고, 불의하게 남의 나라를 점령하여 자신들의 비싼 무기를 팔아먹고, 거기에 더해서 거짓 선지자 역할을 하는 미국 제국을 볼 때 그 불의와 오만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절박한 상황이지만 생명과 평화, 정의의 하나님은 결코 이 위기의 한반도를 그냥 외면하시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희망을 우리는 이웃 종교인들의 저항에서 본다. 가장 한국적인 종교인 원불교가 2대 종사 정산 종사의 탄생지와 성장지인 성주가 세계 분쟁의 핵심지로 화하는 것에 분연히 일어서서 죽기로 싸우고 있고, 천주교와 개신교도 이에 힘을 합하고 있다. 이 일을 보면서 우리는 과거 3·1 운동의 경험을 떠올리며 이 땅의 종교인들이 다시 결연히 함께 일어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저항이 아주 미약해 보이지만 과거 이름도 없던 예수 운동이 결국 거대한 로마제국에 맞서서 싸워 이긴 것처럼, 지금 세계에서 아무도 맞서지 못하는 최강 제국 미국에 대해서 우리의 저항은 시작된 것이다. 이 일에 한국교회가 자신의 역할을 성실히 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이런 정황에서 '생명평화마당'은 미국과 앞으로 새로 들어설 한국 정부, 그리고 이러한 불의와 전쟁 획책에 동조하는 세력에 저항하면서 온 국민과 정부, 교회들에게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사드 배치는 결코 한반도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즉각 그 배치를 철회하라.

하나, 비밀리에 사드 배치가 계획되고 이루어지게 된 모든 과정을 낱낱이 밝히고 매국노와 같은 역할을 한 책임자를 찾아내어 처벌하라.

하나, 새 정부는 한반도에서는 결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을 다시 천명하고 중국과 북한과 성실한 대화의 자세로 새로운 외교 정책을 수립하라.

하나, 한국 기독교는 그동안 기독교 신앙의 이름으로 주체적이지 못했고, 국가와 민족 앞에서 오히려 나라를 파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고, 이제 진정으로 거듭나서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구심점이 되어서 생명과 평화의 운동에 앞장서라.

하나,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 세계 평화를 위한 이웃 종교와의 협력을 더욱 추진하면서 세계 평화를 이곳 한반도로부터 이루기 위해 세계 종교인들에게 호소하고 공조하라.

2017년 5월 4일
생명평화마당
공동대표 박득훈·방인성·이정배·한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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