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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동물을 왜 "피째 먹지 말라" 했을까
장윤재 교수 "성경 읽고 인본주의 신학 벗어나야"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04.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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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비틀즈 멤버 폴 메카트니. 동물 보호에 관심이 많던 그는 채식을 선택했다. 현대사회에서 최초로 '고기 없는 월요일'을 제안한 그가 말했다.

"도축장 벽이 유리라면 우리는 모두 채식주의자가 됐을 것이다."

도축장으로 끌려간 동물이 잔인하게 죽는 모습을 본 사람은 차마 육식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도축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지 못한다.

공장식 축산 현장은 인터넷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4 1장 규모 케이지에서 닭 4마리를 사육한다. 돼지도 몸 하나 딱 들어가는 스톨에 갇혀 지낸다. 동물 보호 단체 카라는 "공장식 축산으로 기르는 암퇘지는 3~4년간 강제로 인공수정한다. 출산 후 한 달 뒤에 다시 임신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번식능력이 없으면 도축된다"고 했다.

인간의 필요를 채우려고 비윤리적인 방식으로 길러지는 동물. 장윤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부)는 한국YMCA전국연맹 '웰컴 청년 로고스'가 준비한 생태신학 연속 강의 마지막 날인 4월 24일, 동물신학을 설명했다. 이날 특별히 참가자 중 한 명이 반려견을 데려왔다.

장윤재 교수는 동물신학을 이야기하기 전, 공장식 축산의 문제점을 짚은 영상을 틀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장윤재 교수는 가치관이 전도된 현대사회 현실을 짚었다. 그는 간디 말을 인용하며 "왜 사람들은 건물이나 예술 작품과 같은 인간의 창조물을 파괴하면 '야만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신의 창조물을 파괴하면 '진보'로 치부하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좁은 케이지에서 동물을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뿐 아니라, 눈물길이 없어 독성 유무를 관찰하기 쉬운 토끼 눈을 이용해 독극물 실험을 하는 인간의 잔인성을 지적했다.

동물 학대는 서구 사회에 만연한 '이성중심주의', '이분법적 사고'로부터 시작됐다. 중세 신학 중심에 있던 토마스 아퀴나스는 이성적인 인간이 이성이 없는 동물에게 자애롭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쳤다. 데카르트 역시 동물을 '사고하지 않는 기계'로 보았다. 칸트도 자의식 없는 동물은 '인간을 위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몇 세기에 걸쳐 인간이 동물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인간을 위해 동물을 착취하고 학대하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먹을거리로 창조되지 않아"
조건부 허용된 '육식'

성경은 인간의 주장과는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장윤재 교수는 서구 사회 영향을 받은 기독교인이 환골탈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창세기를 근거로 이야기를 풀었다. 장 교수는 "창세기에는 식물과 동물의 창조를 체계적으로 언급한다. 만드시고 보시기 아름답다고 말한다. 창조 신앙은 이 세계를 인간의 단독생활 무대로 보지 않고 식물과 동물과 인간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곳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장윤재 교수는 노아의홍수 후 나타난 무지개를 통해 하나님이 인간과 새로운 언약을 맺는 창세기 9장에서 하나님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인간 중심의 눈으로만 보면,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이제 내가 다시 사람이 악하다고 해서 땅을 저주하지 않겠다. 모든 생물을 없애지 않겠다"고 약속하시는 듯하다.

성경은 그 자리에 인간뿐 아니라 인간과 함께 방주 밖으로 나온 '동물'도 있다고 서술한다. 장 교수는 "창세기 9장 안에서 무려 여섯 번이나 하나님은 지금 자신이 누구와 새로운 언약을 맺고 있는지 반복 강조한다. 성서에는 두 번만 반복되어도 의미가 있다. 이 구절을 눈 크게 뜨고 다시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노아의방주 사건 이후 하나님의 요구 사항이 달려졌다고 지적했다. 창세기 1장에서 아담과 하와에게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고 땅을 정복하라"고 말씀하신다. 그러나 창세기 9장으로 넘어가면 하나님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까지만 말씀하신다. 정복하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최초 인간에게 내린 문화 명령을 거두신 것이다.

장윤재 교수는, 하나님은 인간에게 "피째 먹지 말라"며 육식을 '조건부'로 허용했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성경에서 '채식'의 실마리도 찾았다. 장 교수는 하나님이 창조 시대에 인간과 동물에게 채식을 명령했다고 주장했다. 다스리고 번성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이 바로 다음 구절인 창세기 1장 29절과 30절에서 인간과 동물에게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있는 열매를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준다"라고 언급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노아의방주 이후 육식을 허용했지만, 이 역시 조건부로 "피째 먹지 말라"는 단서가 붙었다. 유대인들은 피에 생명이 있다고 보았다. 생명의 권리가 하나님께 있다고 믿었기에 피째 먹지 말라 기록한 것이다. 장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피째 먹지 말라는 말은 곧, 생명인 동물을 학대해서 먹지 말라는 뜻과 같다고 했다. 그는 공장식 축산으로 기른 동물에게서 나오는 음식을 '피째 먹는 고기'라고 말했다.

"성서는 절대 동물을 먹을거리로 취급하지 않는다. 생명이 있는 동물을 '피째 먹지 말라'고 한다. 기독교인이 아니라면 모르지만, 기독교인이 어떻게 성서 안에서 나온 음식 규정을 무시하는지 알 수 없다."

이날 한 참가자는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을 데려왔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그는 한국교회에, 성서를 바로 보고 인본주의 신학에서 거듭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채식이 처음에는 물론 어려울 수 있지만, 하나님이 말씀하신 '피째 먹지 말라'는 메시지의 중요성을 곱씹어 봐야 한다고 했다. 채식과 육식을 이데올로기나 근본주의적 신앙으로 접근하지 말고, 공장식 축산에 반대하는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한 걸음씩 내딛기를 부탁했다.

처음부터 완전 채식을 할 필요는 없다. 교회에서 주일만큼은 '고기 없는 날'을 시행해도 좋고, 하루 세 번 모두 고기를 먹었다면 하루에 한 번으로 줄이는 시도도 좋다고 했다.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동물권을 약속하는 공약을 내세운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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