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교회 교인 300여 명이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시위를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담임목사 청빙 문제로 총회와 갈등 중인 여의도순복음송파교회(송파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이영훈 목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송파교회 교인 300여 명은 4월 23일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 집결했다. 교회 앞 인도에 자리를 잡고 플래카드를 설치했다. 여의도 총회, 송파교회 임시당회장 고충진 목사, 김성수 전 담임목사를 규탄하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찬송가를 부르고, 발언을 이어 갔다. 수많은 순복음교회 교인이 집회 현장을 스쳐 갔지만, 다행히도 마찰은 없었다.

마이크를 잡은 송파교회 한 장로는 "같은 여의도 교회고, 한 식구니까 질서 정연하게 (집회를) 하자"고 말했다. 이어 집회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총회가 사회법에 고발하지 말라 해 놓고, 자기들이 먼저 교인들을 고발했다. 우리가 원하는 목사도 못 뽑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고충진 목사는 물러가라", "로열패밀리 김성수 목사는 사죄하라"고 외쳤다.

총회는 임시당회장과 임시목사를 감금했다며 송파교회 교인 6명을 고발했다. 송파교회 주요 관계자 9명을 상대로 예배당 접근 금지 가처분도 제기했다. 교인들은 담임목사 청빙 문제만큼 고소·고발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김영렬 장로는 "30년 넘게 교회를 섬겨 오고, 교회에 수억 원을 헌금한 권사님을 감금죄로 고발하는 교회가 어디 있는가. 아무리 총회라 해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말했다.

총회와 송파교회 사이에 조율이 없었던 건 아니다. 송파교회는 청빙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총회 의견을 받아들이고, 부총회장 김봉준 목사를 담임목사로 세워 달라고 제안했다. 총회 측은 비상대책위원장 김수명 장로에게 "제안을 받아들일 테니, 일요일 집회를 취소해 달라"고 4월 22일 요청했다.

송파교회 교인들은 여의도순복음교회 앞 인도에서 집회를 했다. 예배를 마친 여의도 교인들이 예배당을 벗어나면서 집회 현장을 보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그러나 김수명 장로는 "이영훈 총회장이 직접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총회 소속 장로가 구두로 전한 말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 우리 교인들을 상대로 한 고소·고발도 취하하지 않고 있다. 회유에 넘어갈 수 없다"고 했다.

총회 한 관계자는 "송파교회 제안을 받아 준다고 했고, 고소·고발 취하 문제도 논의 중인데 상당히 유감이다"고 말했다.

송파교회는 교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집회를 이어 나갈 예정이다. 김수명 장로는 "앞으로 한 달간 집회를 하겠다고 신청했다. 이영훈 총회장이 우리 교회 문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총회 관계자는 "우리 역시 문제가 원만히 끝나길 바란다. 송파 측과 조율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송파교회 교인들은 갑자기 사임한 김성수 전 담임목사를 비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