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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불평등과 싸우는 것, 내가 정치하는 이유"
닷페이스X걸스로봇, 심상정 후보와 함께한 젠더 대담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04.22 14:03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닷페이스와 걸스로봇이 4월 21일 진행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의 젠더 특별 대담 분위기는 뜨거웠다. 대통령 후보 15명 중 유일한 여성인 심상정 후보가 사이다 같은 답변을 할 때마다 곳곳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여성들은 "맞아요"라고 호응하며 환호했다. 대담에는 200여 명이 참가했다. 드문드문 남성도 보였지만 주로 여성이 자리를 꽉 채웠다.

주제는 크게 다섯 가지였다. △학내·직장 내 차별 금지 △신체적 위협으로부터의 안전 △여성의 재생산권 보장 △슈퍼우먼은 없다 △성소수자 차별 문제였다. 참가자가 관련 주제를 질문하면, 심상정 후보가 답변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와 함께하는 젠더 대담에 여성 200여 명이 참가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교육학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다. 실습을 나갔는데, 학교에서 선생님을 실력으로 보지 않고 외모로 평가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여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들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칭찬도 "선생님 너무 예뻐요"다. 왜 실력이 아닌 외모로 평가받는지 모르겠다.

그 이야기는 내가 학교 다닐 때도 들었던 이야기다. 이런 문화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 질문해 주신 것과는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내가 아는 한 의원 중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헌신하던 여성이 있었다. 내가 봤을 때 성향이 민주당이었는데, 한나라당에서 열심히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하더라. 좀 의아했다.

이유를 물어봤다. 민주당으로 가면 좋을 거 같은데 왜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냐고. 그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옆에 있으면 외모가 필요없다고 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아무리 실력이 출중해도 남성 대통령·장관이 여성 보좌관을 뽑을 때는 얼굴을 본다는 말이다.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겠다. 그래서 그 여성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열심히 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외모지상주의는 사라져야 한다. 이번에 내세운 공약 중 그런 게 있다. 과도한 미용이나 성형 산업은 규제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폐지됐지만 다들 '렛미인'이라는 방송을 알 거다. 여성에게 성형 기회를 제공하고, 성형 전후를 보여 준다. 달라진 모습에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도 나온다. 여성 단체들이 항의해 이 방송이 폐지됐다. '여성=외모'라는 인식을 심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방송 의도는 그게 아닐지라도, 이런 방송이 곧 외모지상주의를 공고하게 한다. 방송과 성형계에 규제가 필요하다.

- 대학생이다. 지금은 공부하는 여성이 참 많은데, 사회에 나가면 그 많던 여학생이 어디에 갔는가 싶을 정도로 고위직에서 일하는 여성 수가 적다. 어떻게 생각하시나.

그게 우리 현실이다. 여전히 여성에게는 유리 천장이 존재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해 보자. 평교사로 일하는 경우 여성이 굉장히 많다. 다수가 여성이다. 누군가는 여성 파워가 커졌다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관리직급인 교장의 성비다. 평교사는 다수가 여성인데, 교장은 다수가 남성이다.

공무원 세계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중앙인사위원회에 중앙행정기관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을 확인해 봤다. 4급은 4%, 3급은 3%, 2급은 2%였다. 5급 이상의 여성 관리자가 한 명도 없는 자치단체도 많았다. 그때 고위직으로 갈수록 여성 비율을 더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쪽에서 하는 답변은 그렇게 하고 싶어도 승진시킬 여성이 없다는 거다. 대개 5급에서 4급, 4급에서 3급으로 진급하는데, 고위직에 여성이 없다 보니 승진할 수 있는 여성 자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외부에서라도 스카웃을 하라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 그 부분은 지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 결국에는 고위직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이 적은 이유도 육아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점이 고민돼 나는 비혼을 고려하기도 한다. 슈퍼우먼 방지법을 공약으로 내기도 했는데 설명 부탁한다.

맞다. 육아 문제가 시급하다. 유승민 후보가 육아휴직을 3년 주겠다고 했다. 취지는 좋지만 실제로 3년 주면 복귀 어렵다. 실효성이 좀 떨어진다고 본다. 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육아 휴직 16개월 보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남성도 육아휴직을 3개월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이 공약으로 맞돌봄 시대를 열고 싶다. 엄마 혼자서 육아하기에 너무 힘든 세상이다. 이게 곧 경력 단절로 이어지기도 하고.

스웨덴에 가서 보니까, 거기는 남성의 육아휴직을 의무화했다. 남성들이 즐겁게 아이를 돌본다. 정부가 남성 육아휴직을 잘 지키고 있으면 인센티브를 주더라. 사실 나도 이번 공약에 이것을 넣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어서 아쉬웠다. 아빠도 아이를 돌보고 싶어 한다. 다 엄마에게만 맡기고 싶은 거 아니다. 그런데 우리가 사는 현실이 그렇지 않다. 누군가는 돈을 벌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자기는 나가고 엄마에게만 맡기게 되는 거다.

아이는 부모만 키우는 게 아니다. 사회가 함께 키우는 거다. 정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절대 개인이 감당할 수 없다.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에는 그런 인식이 잘 자리 잡혀 있다. 한국도 이제는 이런 인식이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슈퍼우먼 방지법이 여성만을 위한 공약이라고 말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빠가 행복하고 아이가 행복할 수 있다. 이 공약은 특정 성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가정을 위한 공약이다.

여성들은 자신이 궁금한 것을 물어봤고, 심상정 의원은 사이다 같은 답변을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몰래 카메라가 극성이다. 심상정 후보도 화장실 갈 때 몰래 카메라 걱정하시나.

나도 걱정한다. 화장실 들어가면 문이나 천장을 살펴보게 된다. 특히 나는 공인이다 보니까 걱정이 된다. 몰카라는 게 핸드폰으로 몰래 찍는 게 아니다. 안경, 물병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걸 말한다. 무서운 일이다. 국회에서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몇 의원이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몰카 방지법' 입법 의사를 밝혔다. 꼭 필요한 법안이다.

- 한국 사회를 살다 보면, 내 몸이 내 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임기 여성 지도도 그렇고, 임신 중절도 불법이다. 여성의 몸보다는 여성 안에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태아를 걱정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갑갑함을 느낀다.

임신 중절을 불법으로 한다는 것은, 결국 정부가 여성 자궁을 관리하겠다는 거다. 문제가 있다. 임신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여성 스스로가 선택해야 한다. 물론 일부 기독교계에서는 생명과 연결된다는 부분에서 이 점을 크게 우려한다. 나도 동의는 된다. 그렇다고 여성이 해야 할 결정을 사회나 다른 사람의 시선이 대신해서는 안 된다.

- 월경컵이 불법이다. 다른 나라는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는데.

물론 여성의 몸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철저하게 검사해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지금 관리·감독하는 기관에서는 이런 점보다는 다른 부수적인 것에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여기에는 생리대를 만드는 기업들 이익도 들어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유독 생리대 값이 비싸다. 어떤 학생들은 생리대값이 없어서 깔창 생리대를 쓰기도 한다. 문제가 있다.

월경컵을 찾아보니, 말씀하신 대로 이미 외국에서는 많이들 사용하고 있었다. 월경컵으로 질병이 걸린 적도 없었다. 한국에서도 이미 직접 구매해 사용하기도 하고. 대통령 되면 월경컵 문제는 바로 해결하겠다.

심상정 후보는, 성소수자 문제와 여성 문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 나는 성소수자다. 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했고, 비의료인에게 전환 치료도 받았다. 최근 군형법, 차별금지법 문제가 계속 두드러지고 있다. 어떻게 하실 생각인가.

나는 이성애자지만 동성애자들 인권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성소수자들 이야기에 귀 기울이려 한다. 동성애자 김조광수 씨가 결혼할 때 나를 초대했다. 일이 있어서 가지 못했지만, 그게 마음에 계속 걸리더라. 이 사람은 신경 쓰고 나를 초대했는데, 내가 일부러 가지 않았나 생각할까 봐 미안하고 그랬다.

소수자 문제는 민감한 사안이다. 선거운동에서 차별금지법을 지지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이야기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사람도 있다. 내가 지역구 의원인데 "성소수자 지지하면 낙선 운동한다"는 메시지가 돌고 있는 거 같다. 특히 일부 개신교에서도 극심하게 반대한다.

이 문제는 진보정당 존재 이유이기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서 싸우는 정당이다. 사회에서 성소수자가 가장 심한 차별을 받는다. 가장 아래쪽에 있는 불평등을 해결해야 나머지 불평등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차별금지법은 정치적 이권을 위해서 한 게 아니라 사명감을 가지고 한 것이다. 이게 정의당 존재 이유고, 심상정이 정치하는 이유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

그러기 위해 표가 필요하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이 동성애자 색출을 지시한 군형법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법안을 발의하려면 의원 10명이 필요하다. 정의당 의원이 6명인데 나머지 4명 모으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정치판에서 총대는 우리가 멜 수 있고, 화살은 우리가 맞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역할은 거기까지다. 이 사안에 관심 있는 분들이 함께해 주어야 실현 가능해진다. 많은 응원과 지지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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