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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종북 몰이 일삼는 수구 세력과 거리 둬야"
[인터뷰] 윤은주 사무총장이 평가하는 대선 후보 대북 정책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04.21 22:24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한반도 위기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위원장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 위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맞대응하면서 불안은 고조되고 있다. 중동으로 향하던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방향을 틀어 한국으로 온다는 뉴스로 많은 이의 이목이 집중됐다.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한국은 북한에서 날아오는 뉴스에 휘청거린다. 그때마다 '색깔론' 시비에 휘말리는 후보도 있다. '북풍'은 13대(노태우)·14대(김영삼) 대통령 선거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15대 대선에서는 북풍을 준비하던 게 사전에 알려져 보수 진영은 역풍을 맞았다.

대한민국 5년을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데, 우리는 각 후보의 대북 정책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뜬금없는 '북풍'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 2017년 대선에는 사드 배치,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등 굵직한 대북 이슈가 산적해 있다.

기독교인으로서 각 후보가 발표한 대북 정책을 어떻게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을지, 평화통일연대 윤은주 사무총장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교회에서 '통일맘', '통일 깔대기'라고 불린다. 어떤 이야기를 시작해도 결론은 '통일'로 이어져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는 통일 선교 운동에 앞장서는 네트워킹 단체 뉴코리아 대표도 맡고 있다.

평화통일연대 윤은주 사무총장을 만나 대북 정책 평가를 들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사드 배치는
북핵 해결 도움 안 돼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대선 후보들은 다양한 정책을 제시한다. 홍준표(자유한국당)·안철수(국민의당) 후보는 찬성, 심상정 후보(정의당)는 반대다. 문재인 후보(더불어민주당)는 차기 정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반면, 유승민 후보(바른정당)는 사드 추가 배치까지 말한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먼저 사드 배치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이야기했다. 그는 사드 배치를 '북핵'과 바로 관련짓지 않고 조금 더 현실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사드 배치로 얻는 실익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중국이라는 큰 힘을 견제하려는 미국이 사드를 이용해 남한을 양분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하는 말에는 사드 광신론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그대로 녹아 있다. 특히 유승민 후보가 주장하는 사드 '추가 배치'를 전시작전권도 없는 한국이 주장할 수 있는 건가 싶다. 유 후보는 한미 동맹에 있어서 우리 위치를 잘 모르는 것 같다. 미국의 관심은 중국이다. 이를 잘 아는 중국이 여기에 반발하면서 한국 기업에 제재를 가하고 있는 형국 아닌가. 국방부와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앞으로 중국을 잘 설득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건 배치 결정 전에 했어야 하는 일이다."

헌법 66조 3항은 "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윤 사무총장은 홍준표·유승민 경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선거 공약에 국방 관련 공약만 있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 두 후보는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향후 평화통일을 위한 로드맵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닫은 개성공단
대책 없이 재개 없다

북한과 관련한 또 다른 주요 이슈는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문제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힘을 합쳐 2003년 6월, 1단계 개발에 착공해 2005년 24개 기업에 분양을 완료했다. 개성공단은 흔히들 알고 있는 대로 남측 기업의 기술력과 북측의 노동력이 만나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전쟁을 억제하는 평화의 공간이라는 평가가 있었다.

'날마다 작은 통일이 이뤄지는 기적의 공간'이라고 불린 개성공단이 가동을 멈춘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2016년 2월 한국 정부는 일방적으로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했다. 개성공단에 자리 잡은 한국 업체들은 짐 쌀 시간도 없이 쫓기다시피 나와야 했다. 개성공단 중단만 문제가 아니다.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간 교류도 완전히 단절됐다. 주요 후보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을까.

개성공단 재개 여부를 놓고 후보들 의견 또한 갈린다. 안철수·유승민 후보는 즉각 재개 불가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홍준표 후보는 이것 또한 북핵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으면 힘들 것이라 봤다. 심상정 후보는 즉각 재개, 문재인 후보는 '국제사회와 협의하며 진행'이라고 밝혔다. 평화통일 관점에서는 '즉각 재개'가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개성공단은 남한에서 재개한다는 의지를 밝혀도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 봤다. 그는 "북한 노동자가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받는 임금이 130달러였다. 그런데 중국·러시아에 가서 일하면 못해도 두 배는 받는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외국으로 보내는 편이 외화벌이에 좋다. 게다가 한국 정부가 갑작스레 중단하면서 임금 정산도 하지 못했다. 북한이 또다시 이런 위험을 떠안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심상정 후보는 '즉각 재개'한다고 하지만 그 이면에 수반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자세한 설명이 없다. 문재인 후보는 개성공단 문제 해결을 언급하면서 신경제벨트를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은 남북경협이라는 창구를 통해 정치·군사 부분의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능주의적 접근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였다. 유럽 통합에서 나온 개념인데, 문재인 후보는 기능주의적 접근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객관적이고 전략적으로 봤을 때 남북 관계를 풀려면 이런 접근 방법이 가장 효율성이 높다고 본다. 자꾸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퍼 주기'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 개념은 이미 1972년 박정희 대통령이 7·4 남북공동성명에서 표명한 것이다. 장군 출신 노태우 대통령 때 남북한 화해 및 불가침, 서로를 동등한 국가로서 인정한 남북기본합의를 채택하지 않았나. 지금 자꾸 북한을 '주적'이라고 하는데 그 개념은 이미 과거에 어느 정도 해소됐다."

윤 사무총장은 기독교인이 대북 정책을 판단할 때 '북한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 했다. 과거부터 이어져 온 평화의 흐름을 거스르고 1960년대에나 먹힐 법한 이야기를 주장하는 홍준표·유승민 의원에게는 "민족의 장래를 정파 싸움에 휘말리게 하면 안 된다"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모든 후보가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 건 아니라고 했다. 사진 출처 포커스뉴스

북핵과 평화협정
기독교인이 취할 자세는

1990년대 한국교회는 대형 교회를 중심으로 대북 지원 사업에 앞장섰다. 진보 개신교계는 활발한 교류를 중심으로 평화통일 운동에 앞장섰다면, 보수 개신교계는 막강한 물량 공세로 북한 사람들을 위한 실질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같은 지원을 놓고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퍼 줬더니 북한에서는 핵을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북핵 문제를 조금 더 현실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핵'을 국제 정치에서 하나의 협상 카드로 쓰는데 우리는 이것을 국내 정치 시각에서만 보고 있기 때문에 "퍼 줬더니 핵으로 돌아왔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이런 논리는 남한 내 갈등만 고조시키고 북핵을 직접 해결하는 데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퍼 주기'라는 인식도 일종의 오해라고 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는 우리나라도 많이 했지만 따지고 보면 미국, 유럽연합 소속 NGO가 더 활발하게 진행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국제사회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했지만, 북한 체제 문제를 지적하면 바로 관계가 단절됐다"고 전한다. 북한 인권 문제를 체제 차원에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윤 사무총장 말이다.

"북한이 정상적인 국가로 발전을 해야 인민 삶의 질이 올라간다. 북한 인권 문제를 체제 문제로 접근하는 것보다 한반도 평화권으로 다루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북한을 흠집 내고, 창피 주는 방법은 도움이 안 된다. 북한 인권 문제를 너무 단세포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미국도 2004년, 국내법으로 북한 인권법을 통과시켰지만 결국 해결된 건 없었다.

외국에서 인권법을 제정해도 실질적으로 인권 개선에 도움이 안 되는 것을 국제사회가 목격했다. 우리나라도 2016년 북한 인권법이 통과됐는데 제도로 흡수된 뒤 오히려 관심이 감소했다. 물론 이런 노력이 전혀 의미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외부에서 계속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효과가 있지만 거기까지다.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기독교인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현실에 적용하는 방법을 더 많이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윤은주 사무총장은 기독교인들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조금 더 열린 자세를 취하면 좋겠다고 했다. 윤 사무총장은 그동안 교회 내에서 종북 몰이에 앞장서고, 거짓 선동을 일삼은 수구 세력과 교회가 빨리 거리를 두면 좋겠다고 했다.

기독교인이 대북 정책을 바라볼 때 취해야 할 기준은 단 하나. 예수님의 가르침이다. 윤은주 사무총장은 "이미 우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너무 많이 알고 익숙해져 있는데, 이 말씀을 현실에 적용하는 일에 이견을 보이고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한다.

"예수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다. 화평하게 하는 사람,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사람,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분단 구조를 해소하는 데 이 말씀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지 더 많이 고민하면 좋겠다.

겉으로 내색하지 않아도 한국교회 교인들이 하나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회 곳곳에서 약자를 돌보고 있다는 건 이미 널리 알려졌다. 그들의 선의까지 무시하면 안 된다. '진보'를 자처하는 사람들은 보수 성향을 띠는 사람들의 선의조차 무시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먼저 하나가 돼서 국제적인 천덕꾸러기가 돼 버린 북한을 도와주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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