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 연합 예배가 명성교회에서 열렸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세월호를 기억하려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호 3주기이자 부활절인 4월 16일, 안산을 포함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추모 물결이 일었다. 그러나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에서 열린 2017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 예배는 달랐다.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찬양을 부르고, 나부터 새로워지겠다는 선언에 그쳤다.

부활절 연합 예배는 '생명의 부활, 민족의 희망'이란 주제로 열렸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합동·고신, 한국기독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62개 교단이 참여했다. 오후 4시가 되자 예배당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자리가 없어 지하 소예배당으로 이동하는 참석자들도 있었다. 교계 지도자들은 예배 시간에 맞춰 예배당에 입장했다. 김삼환 목사, 이성희 총회장(예장통합), 권오륜 총회장(기장) 등이 줄지어 들어왔다.

부활을 축하하는 찬양과 기도에 이어 김삼환 목사가 강단에 섰다. 김 목사는 "부활은 생명이고 능력이다. 세상 어떤 것도 예수님 생명의 부활을 이길 수 없다. 부활의 주님을 믿어야 대한민국도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예배에 참석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와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대선 후보를 소개하기도 했다. 문재인·안철수·심상정·유승민 대선 후보는 안산 합동 분향소에서 열린 3주기 기억식에 참석했다.

부활절 연합 예배 설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자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가 전했다. '절망에 처한 자와 동행하시는 예수님'(눅 24:13-17, 29-3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이 목사는, 절망은 누구나 겪는 것이고 하나님을 믿는 종들도 예외가 아니었다고 했다. 도중에 세월호를 짧게 언급했다.

이영훈 목사는 "세월호도 올라왔으니 절망에 머무르지 말자"고 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 목사는 "누구나 절망·실패·상처의 내리막길을 경험할 때가 있다.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세월호가 침몰하여 목숨을 잃은 수많은 학생들이 있다. 부모님들의 절망도 있다. 9명의 미수습자도 있다. 7명이 크리스천이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절망의 내리막길을 걸을 때가 주님을 만날 때라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우리의 끝은 주님의 시작이다. 우리가 절망으로 낙심할 때가 바로 주님의 은혜를 받을 때다.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과 동행하자"고 했다.

북한 이야기도 나왔다. 하나님이 함께하고 있기 때문에 전쟁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 했다. 이 목사는 "절대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전쟁이 일어난 날은 바로 북한이 망하는 날이다. 남북이 통일되는 날이다. 만군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예배 참석자들은 동시에 아멘을 외쳤다.

설교 말미 이 목사는 "이제 세월호도 올라왔다. 더 이상 슬픔, 절망 속에 머물러 있지 말라. 고난 중에 함께하신 예수님이 이제 부활 예수님으로 그들을 만나 주신다. 눈물의 기도가 헛되지 않게 하신다. 내일을 바라보고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자. 더 이상 내리막길 가지 말고, 성령 충만 받고 예수님 사랑의 증인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연합 예배는 부활한 예수를 찬양하고, 말씀으로 새로워지게 해 달라는 간구로 채워졌다. 부활절 연합 예배에 참가한 교단장이 발표한 부활절 메시지에도 '세월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나부터' 회개하며 세상의 어둠을 밝히는 빛의 사명을 감당하고, 썩어져 가는 세상을 살리는 소금이 될 것이다", "우리는 눈물 흘리는 이웃의 손을 잡고 하늘의 위로를 전하며 함께 기도할 것이다",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며 구원의 진리를 선포할 것이다"라는 구호성 문구만 있었다.

연합 예배는 62개 교단이 참여했다. 1만 명이 넘는 교인이 예배에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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