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려 끝끝내 목숨을 건 단식 고공 농성을 시작한 동지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동양시멘트 김경래, 세종호텔 고진수, 아사히비정규직지회 오수일, 콜텍지회 이인근, 아이텍알씨디코리아 김혜진, 그리고 현대자동차울산비정규직지회 장재영 동지의 몸과 마음을 지켜 주시고, 노동법 전면 개정을 통해 노동이 존중받고, 비정규직 차별 없는 세상이 되어 그들이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있게 주님의 정의가 이뤄지게 하옵소서" -전국금속노동조합 김명희 재정국장

[뉴스앤조이-현선 기자] 노동자들이 또다시 목숨을 건 투쟁을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시국 농성을 시작한 노동자 6명이 4월 14일 오후 광화문네거리 11층 높이 옥상 광고탑에 올랐다. 

노동자·민중생존권쟁취를위한투쟁사업장공동투쟁위원회(투쟁사업장공동투쟁위)는 "노동 악법을 끝내고 노동자의 요구를 투쟁으로 쟁취하기 위해 고공 단식 농성에 나선다. 박근혜는 파면됐지만 노동자들의 삶의 외침은 외면당해 왔다. 정리해고 철폐, 비정규직 철폐,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한다"고 단식 농성 취지를 밝혔다.

이 소식을 듣고 새민족교회는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고공 단식 농성 노동자와 함께하는 성금요 예배를 드렸다. 향린교회 사회부, 동양시멘트 개신교 대책위, 신학생과 시민들이 참석했다.

삼표시멘트 기독대책위 고난함께 박단 간사는 "위험하고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일이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에 광고탑을 오를 수밖에 없던 노동자들에게서 예루살렘에 올랐던 예수님 모습을 본다"고 발언했다.  

새민족교회 황남덕 목사는 "이 땅의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그 소리 가운데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의 고통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과 연대하는 것은 함께 정의를 세우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광고탑 아래에 출동한 경찰과 충돌이 있었다. 예배 도중 경찰은 현수막 설치를 방해했다. 물과 담요 6개를 단식 농성 중인 노동자에게 전달하고자 했으나 경찰은 물만 전달하라고 했다. 교인들과 시민들은 이 추운 날씨에 담요 없이 어떻게 버티냐고 항의했다.

민주노총 한상진 조직국장은 "오늘 성금요일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그게 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기독교가 이렇게만 해준다면 '개독'이라는 말을 듣지 않을 텐데"라며 연대한 교회와 기독 단체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진. 뉴스앤조이 현선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