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왔으니 집에 가자 / 엄마 손 꼭 잡고 집에 가자 / 얼마나 추웠니 그곳에서 / 엄마가 왔으니 집에 가자 / 하늘의 친구들도 모두 데려와도 좋단다 / 모두들 기다린다 / 엄마가 왔으니 집에 가자." - '집에 가자' 中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세월호 미수습자를 위한 프로젝트 앨범 '집에 가자'. 앨범을 발매한 뮤지션 김목인, 시와, 황푸하가 4월 7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소극장 무대에 섰다. 세 뮤지션은 앨범에 실린 노래 3곡 '봄맞이', '집에 가자', '두렵지 않아'와 각자 자신의 노래를 3곡씩 불렀다.

소규모 공연장에는 관객 60여 명이 빼곡히 앉았다. 주로 프로젝트 텀블벅에 참여한 젊은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관객들은 저마다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있었다. 광장에서 세월호 가족을 도와 온 신학생, 기독교인도 보였다. 어둑어둑한 공연장, 세 뮤지션의 담담하고 차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프로젝트를 제안한 황푸하 씨는 "마법같은 기적을 믿지 않지만, 미수습자를 향한 마음이 모이고 함께 노래한다면 결국 기적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부르며 세월호 미수습자에게 마음을 둔다면 미수습자 아홉 명이 곧 집에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연에 참석한 관객들은 뮤지션들에게 박수로 화답했다. 곡 '두렵지 않아'를 부를 때는 "그 어떤 기적도 찾지 않을 거야. 널 향한 마음들 함께할 테니까"라는 가사를 따라 하며 함께했다.

뮤지션 황푸하, 시와, 김목인 씨가 세월호 미수습자를 위한 공연 '집에 가자'를 진행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세월호 인양 끝나지 않아
가족의 마음으로 기도"
"미수습자 가족에게 인양은
9명 수습해 안아 보는 것"

공연 중간중간 이야기 손님도 나왔다. 황푸하 씨와 함께 팽목항에 갔던 전이루 목사가 나와 참사 이후 미수습자 가족들 상황을 설명했다. 전 목사는 방금 목포에서 올라와 얼굴이 좋지 않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4년 4월 16일 이후 7개월간 모두가 떠난 진도체육관에 아홉 가족이 남아 있었다. 수색 작업 100여 일 만에 마지막 수습자 황지현 양이 나왔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제 우리 가족도 나오겠다'는 생각에 들떴다. 그때 정부는 갖가지 이유를 대면서 수색을 마칠 것을 종용했다. 수색 종료에 동의하면 바로 인양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미수습자 가족은 그때부터 인양 발표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다윤이네는 서울에서 피케팅을 시작했고, 은화네는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현재 상황을 알렸다. 기적적으로 7개월 만에 인양 발표가 났지만 업체 선정, 리프팅빔을 집어넣는 과정을 포함해 모두 1년 7개월이 걸렸다. 가족들은 침착했다. 팽목항에서 만난 은화 어머니가 '3년을 기다렸는데 며칠 못 기다리겠냐. 침착하게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세월호 인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육상 거치 작업, 방역, 미수습자의 수색이 남아 있다. 여러분도 은화 어머니 부탁처럼 침착하게 세월호가 온전히 인양되고 9명의 미수습자들이 하루빨리 온전하게 돌아오도록 가족의 마음으로 기도해 주기를 부탁드린다."

전이루 목사가 2014년 4월 16일 후 미수습자 가족들의 상황을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공연에는 미수습자 다윤 양 언니 허서윤 씨도 참석했다. 관객들은 서윤 씨가 나올 때 박수로 응원했다. "단원고등학교 2학년 2반 허다윤 언니"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수학여행을 떠났고 무사히 돌아올 줄 알았는데 그 길이 마지막이 되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나고, 하나둘씩 수습이 되어 아이들이 올라올 때마다 남겨진 가족들은 우리가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했다. 남은 가족들의 기다림은 3년이 되었다. 동생과 가족이 너무 보고 싶은데, 세월호 배가 눈앞에 있는데 아직 안아 보지 못했다.

미수습자 가족에게 인양은 아홉 명을 수습해서 안아 보는 것이다. 세월호는 아이들을 떠나 보낸 증거물이기 전에, 내 동생이 있는 곳이다. 인양의 최우선은 미수습자를 수습하는 것이다. 배가 뭍으로 올라올 때까지 미수습자 가족 곁에서 함께 아파하고 부모님 마음으로 울어 준 국민께 감사하다. 아홉 명의 미수습자가 단 한 명도 빠짐없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다윤 양 언니 서윤 씨는 말을 잇지 못했다. 사진 제공 박현준

김목인 X 시와 X 황푸하가 발표한 앨범은 네이버뮤직·벅스·멜론·지니·엠넷·소리바다 등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들을 수 있다. 공연은 끝났지만 세 뮤지션은 4월 17일 신학생시국연석회의와 함께 목포신항에 내려간다. 앞당겨진 인양 일정으로 콘서트에 참석하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러 간다. 신학생시국연석회의가 준비한 예배 후 세 사람이 특별 공연을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