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앞에 배가 보입니다. 제 딸 다윤이가 있습니다. 은화가 있습니다. 영인이가 있습니다. 현철이가 있습니다. 양승진·고창석 선생님이 있습니다. 권재근 님, 어린 혁규, 이영숙 님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시나요. 여러분이 믿는 하나님은 어디에 계세요.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저기 세월호 속에 아홉 명을 안고 계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기 세월호 속에 하나님이 사람 아홉 명을 안고 계시다고 믿습니다."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기독인들이 목포를 찾았다. 4월 8일 오후 3시께, 서울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온 기독교인 80여 명이 목포신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세월호가 보이는 펜스 앞 아스팔트 위에 자리를 깔고 기도회를 열었다.

기도회에는 미수습자 다윤이 엄마·아빠 박은미 씨와 허흥환 씨가 참석했다. 박은미 씨는 미수습자들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박은미 씨는 아직 2014년 4월 16일을 살고 있다고 했다. 진정한 인양은 미수습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지금 세월호가 보이고 다윤이가 저기에 있는데, 엄마라는 제가 기다리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너무 다윤이에게 미안합니다. 지금이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이 열 손가락으로 제 딸을 찾고 싶습니다.

그런데 그럴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여러분의 많은 기도와 관심으로, 세월호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정말 바라는 인양은 세월호가 뭍으로 올라와서 그곳에서 가족을 찾는 것입니다. 가족을 만나서 다윤이 한 번만이라도 안는 게 제 꿈입니다.

목포신항은 아직도 2014년 4월 16일이에요. 사람을 최우선으로 찾는 데 힘을 실어 주시고, 많은 기도를 부탁드려요. 여러분들이 정말 많이 기도해 주셔서, 1분 1초라도 빨리 미수습자 9명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허흥환 씨는 모든 미수습자가 돌아올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허흥환 씨는 많은 시민이 함께해 줘서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며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함께해 준 것 그 힘으로 버티고 있어요. 저희가 무슨 힘이 있겠어요. 부모니까 이 악물고 가는 거죠. 많은 교회와 단체들이 함께해 주고 같이 기다려 주시잖아요. 그 힘이 참 큰 거 같습니다.

지금 배가 올라왔지만 뭍으로 오는 과정도 쉽지 않네요. 그런데 얼마 남지 않은 거 같아요. 테스트가 잘 되면 바로 육지로 올라올 수 있어요. 바람, 무게 등의 조건만 잘 맞으면 돼요.

여러분들도 아무쪼록 한 명의 실종자도 나오지 않도록 기도해 주세요. 지금까지 함께해 주셨잖아요. 가족들 다 찾아서 돌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은미 씨와 허흥화 씨 발언이 끝나자, 기독인들은 미수습자를 위해 기도했다. "세월호의 육상 거치가 신속하고 안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9명의 미수습자가 가족들의 품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에서는 양희삼 목사(카타콤교회)가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양 목사는 "세월호 가족분들은 막으면 멈추고 때리면 맞고, 물리력으로 대항하지 않았습니다. 슬픔을 딛고 더 이상 이 나라에 슬픔이 없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아이들의 희생이 헛돼서는 안 된다며 나섰습니다. 악을 선으로 갚으셨습니다. 그분들의 노력, 희생 앞에 우리는 선으로 악을 갚으라는 하나님 말씀에 아멘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나라에 하나님의 공의가 이뤄지도록 우리들도 이들과 함께 싸우고 노력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박은미 씨와 허흥환 씨 말을 들은 기독인들은 눈물을 훔쳤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기독인들이 미수습자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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