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이영훈 대표회장은 교계 연합 기구 통합을 위해 정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과 올해 초 출범한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와의 통합을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66개 교단과 15개 단체로 구성된 한기총은 회원 수로 따지면 교계 연합 기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기하성 여의도 총회(이영훈 총회장)를 제외한 대부분은 군소 교단이다. 2011년 한기총 금권 선거 논란과 2013년 이단 해제 문제 등으로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을 탈퇴했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뛰쳐나간 주요 교단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정관 개정에 나섰다.

정관 개정안에 따르면, 1인 대표회장 체제는 더 이상 없다. 예장통합·합동·대신, 감리회, 기성·기침 등 9개 교단장을 상임회장으로 세우고, 이 중 3개 교단장을 공동대표회장으로 뽑는다.

교단에 소속한 교회 수로 나눠, 가군(7,000개 교회 이상)에서 2명을 뽑고, 나군(1,000~7,000개 교회)과 다군(1,000개 교회 이하)에서 1명을 뽑는다. 공동대표회장 임기는 1년이고, 1회 연임 가능하다. 다만 임기가 4년인 감리회 대표회장과 연임 제한이 없는 기하성 여의도 총회장의 경우 2회 이상 연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아직 복귀하지 않은 교단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는 이유가 있다. 한기총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결국에는 한교연뿐만 아니라 한교총과 통합하기 위한 수순이다. 이전에 탈퇴한 교단들에게 '돌아오라'고 말하는 것이다. 주요 교단이 (한기총을) 나가고 난 뒤, 군소 교단들이 판치며 문제가 커지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군소 교단들은 몇 가지 이유 등으로 정관 개정안을 반대한다. 정관 개정안대로라면 군소 교단에서 대표회장을 배출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 임원회 동의 없이 임원을 사회 법정에 고소·고발하는 단체, 개인은 고발 즉시 회원권을 상실한다는 개정안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

한기총 언론출판위원장 박승학 목사는 4월 3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한기총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질서유지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목사는 "2011년 한기총 파행 이후 주요 교단이 탈퇴하니까, 결격사유가 있는 교단을 심사도 하지 않고 가입시켰다. 특히 홍재철 전 대표회장은 이단으로 규정된 김풍일까지 받아 줬다. 건전한 한기총이 문란해졌는데, 이를 바로 잡아야 집 떠난 교단들이 돌아올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고소·고발을 제재하는 개정안이 상정된 이유도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홍재철 목사와 김풍일 목사 측이 이영훈 목사를 상대로 계속 소송을 걸었다. 한기총을 사유화하려는 구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일 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한기총은 4월 7일 임시총회에서 정관 개정안을 다룬다. 총대 2/3 동의를 얻으면 정관 개정안은 통과된다.

한기총 정관 개정 추진은 한교연, 한교총 통합과 맞닿아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한교총 출범식 모습.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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