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인천 C교회가 A 목사 측의 예배당 강제 진입 후 첫 주일을 보냈다. 3월 31일 새벽, 예배당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해 1층 로비 친교홀을 점거한 A 목사 측 교인들은, 4월 2일 음향 시설을 설치하고 그곳에서 주일예배를 했다. C교회 교인들은 2층 본당에서 따로 예배를 열었다.

주일예배를 앞두고 충돌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인천서부경찰서는 이날 경찰 버스 1대 병력을 교회 인근에 배치했다. A 목사가 신변 보호를 목적으로 고용한 경비 용역 업체도 계속 교회 인근에 상주했다.

A 목사 측은 새벽 5시, 6시, 오전 9시, 11시, 오후 2시 예배까지 모든 예배를 진행했다. 로비와의 연결 통로는 현수막 등으로 가리고, 깨진 유리 출입문이 있는 테라스 쪽으로 출입했다. 오전 9시가 되자, A 목사 지지 교인 40여 명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준비 찬양, 통성 기도, 대표 기도, 성경 봉독을 했다.

A 목사는 예전 C교회에 시무할 때처럼, 목사 가운을 입고 보라색 스톨을 착용한 후 예배를 인도했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목사가 아니라 정말 미친 놈이다". A 목사를 쫓아냈던 교인들은 2층 본당으로 올라가면서 한마디씩 붙였다. 사건 이후 교회를 처음 온 교인들도, 그가 한쪽 구석에서 예배하는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차거나 분노했다.

기자는 A 목사 동생 윤 아무개 씨에게 왜 사회적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배당 창을 부수고 진입했느냐고 물었다. 그는 "A 목사가 교회 담임목사인데 새로운 목사를 데려온다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A 목사가 교회 대표자니 예배당을 다른 목사에게 빼앗길 수 없다는 것이다. 본당에 올라가서 예배할 수도 있고 목양실을 되찾겠다는 계획도 있으나 현재는 충돌을 피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A 목사가 교회 1층 친교홀에 임시 예배 장소를 만들고 설교하고 있다. A 목사는 이 사건 발생 전과 같은 예배 순서로 이날 주일예배를 했다. 가운과 스톨도 챙겨 왔다. 이쪽은 A 목사 측이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한 쪽이다. 현재는 로비와 분리돼 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A 목사 "예수, 종교 지도자 모함으로 죽어"
교인들엔 소수자 생활 이스라엘 백성 상기

이날 A 목사가 고른 설교 본문은 마가복음 14:1-2이었다. 유월절을 앞두고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죽이려 모의하는 장면이다. 그는 이 본문을 설명하며 "하나님이 계획하신 일은 인간이 막을 수 없다"는 취지로 설교했다. 예수가 돈과 권력을 좇은 종교 지도자들에게 모함받아 억울하게 죽었으나 결국 부활했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A 목사 설교를 요약한 것이다.

"'호산나'를 외치며 예수의 입성을 환영했던 사람들이, 그를 십자가 못 박으라고 소리치는 데 불과 사흘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사흘 만에 사람들 마음이 바뀔 수 있었을까요? 우리가 함께 읽은 본문을 보면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이 흉계를 가지고 예수를 어떻게 죽일까 의논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누가요? 대제사장과 서기관입니다. 대제사장은 제사장 중 우두머리입니다. 그 당시 공의회의 중요한 회원이었습니다. 대제사장은 유대 공동체의 지도자였습니다. 성전의 모든 일을 관리하고 치리하고 허가하는 역할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성전에서 돈을 벌고 장사하는 일을 누구로부터 허가받았을까요? 대제사장에게 허락받았습니다. 무엇을 받고? 돈을 받고. 그래서 마태복음에 '돈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상인을 성전에서 쫓아냈을 때 그 사람들보다 제사장이 예수를 더 싫어했습니다.

서기관들은 그 당시 율법을 해석하고 판단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다시 말하면 당시의 재판관입니다. 이들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 해석을 했습니다. 억울한 사람이 생기고, 힘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판결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외식하는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을 저주했습니다.

그런 서기관과 대제사장이 예수를 죽이려 했던 사람들의 실체라고 성경은 말합니다. 성경은 이들이 예수를 흉계로 또한 잔꾀로 죽이려 했다고 합니다. 무리를 선동해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한 것입니다. 무리를 충동질했다고 성경은 이야기하고, 거짓 증언자를 세워서 하지도 않은 일들에 대해 모함하는 일을 했다고 합니다. 성경은 그들의 증언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빌라도가 사형 선고를 내리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되어 있습니다.

결국 그들의 흉계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예수는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사람의 악한 의지, 흉계가 하나님의 선한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어떤 계획을 가지고 모함한다 하더라도 뜻하심을 막을 수 없음을 성경이 보여 줍니다.

이것이 예수님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결코 아니지요. 오늘 우리의 삶 가운데에도, 한 사람의 역사 가운데에도 그러한 일들은 계속되어지는 줄 믿습니다."

A 목사는 이밖에도 상가 건물을 전전하며 따로 예배하던 소수의 지지 교인에게 광야 생활, 바벨론 포로 생활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상기시켰다. 200만 명에 이르던 이스라엘 민족 중 4,600여 명, 즉 지극히 소수 인원만이 포로가 되었고, 모욕과 수치를 겪었으나 하나님이 이들을 주목하고 하나님의 땅으로 인도했다고 말했다. A 목사를 지지하는 교인들은 아멘으로 설교에 화답했다.

C교회 교인들은 중부연회 윤보환 감독 교회 앞에서 4월 1일부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이들은 윤 감독이 A 목사를 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보환 감독은, 이번 사태는 양측이 모두 자신 지시를 따르지 않아 촉발된 것이므로 양측을 다 제재하고 교단법으로 치리하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C교회 교인들, 감독 교회 앞 1인 시위
윤보환 감독 "양측 다 치리할 것"
용역 내주에도 배치…대치 장기화

C교회 교인들은 4월 1일부터 윤보환 감독이 시무하는 인천 논현동 영광교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교인들은 2일 주일예배 시간에도, 불법을 자행하고 용역을 고용한 목사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교회 앞에 서 있었다.

기자는 2일 오후, 영광교회를 찾아 윤보환 감독을 만났다. 윤 감독은 C교회 측과 A 목사 측이 모두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아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입장이었다. 양측에 교회 재판과 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아무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했는데, 교인들이 후임자를 청빙하고 A 목사가 이를 못 참아 교회에 진입한 것이라고 했다.

윤 감독은 "목사와 장로가 싸우는 바람에 일반 교인들이 상처받고 있다"고 했다. A 목사가 법적으로는 무죄라고 쳐도, 미혼의 여성 교인과 17시간 동안 사택에 단둘이 머무른 점 등은 도의적으로 사과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만일 A 목사가 사과하고 교회를 떠난다면 오히려 그가 사는 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교회를 떠나면 A 목사 명예는 자신이 회복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도 감신대 채플 때 실언했으나 나름대로 진정성을 가지고 사과하고 설교까지 내려놓았던 이야기도 꺼냈다. 자신이 먼저 교인들에게 자기의 말실수를 알리고, 사순절 기간 설교하지 않고 근신하겠다는 뜻을 알렸다고 했다. 그는 그 일을 계기로 한층 성숙하고 배웠다고 했다.

윤보환 감독은 A 목사에게 교회 퇴거를 요청했으나, A 목사가 "C교회 대표자 증명서를 발급해 주면 교회를 나가겠다"고 요구해 이를 거부했다고 했다. 윤 감독은 "조건을 달고 점거를 풀겠다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 C교회 측도 마찬가지다. 모든 조건 없이 교회 점거를 풀고, 후임 청빙 절차를 중단하면 조금 천천히 가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교리와장정에 의거해 법적 논란 없이 사건을 풀어 나가겠다"고 했다. 다만 양측의 이번 행동에 대해서는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강조했다.

대치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용역 업체 관계자는 "A 목사가 (자신을 지지하는) 교인들이 안심하고 예배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취지로 용역을 의뢰했다. 다음 주까지는 교회에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양측 대치가 계속되는 동안은 일정 병력이 상주할 계획이라고 했다.

A 목사 사건을 다루는 교회 재판과 사회 법 재판은 이번 주에도 계속된다. C교회 교인들은 이번 주 교단 관계자들을 만나 사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양측의 충돌에 대비해 교회 앞에 경찰 병력을 대기했다. 평소 C교회에는 순찰차 서너 대 정도가 왔지만, 이날은 전경 버스까지 동원됐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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