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뉴스앤조이> 2017년 2/4분기 연재 필진 중 한 명은, 용산해방촌나눔의집 원장이자 길찾는교회 담당사제·공동기획자 자캐오 신부다. 자캐오 신부는 4~6월 총 6개의 기고를 통해 <뉴스앤조이>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다양한 형태와 맥락의 가난에 대해 정직하게 질문하며, 가난과 불평등의 현장에서 고통받는 사람들과 동행하고 연대하는 일." 그는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역을 이렇게 정리했다. 3월 27일, 용산해방촌나눔의집이 운영하는 열린 공간 '해방촌이야기'에서 자캐오 신부를 만났다. 그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칼럼을 통해 들려줄 이야기가 무엇인지 물었다.

자캐오 신부를 만났다. 뉴스앤조이 현선

- 용산해방촌나눔의집에서는 무슨 일을 하고 있나.

다양한 형태의 가난과 불평등 문제에 대해 질문하고, 기독교적 신앙으로 그들과 동행하며 연대하는 일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푸드 뱅크(식품을 기탁 받아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사업 – 기자 주) 같은 먹거리 사업이나, 지역 자활 센터를 위탁받아 차상위 계층인 참여 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 등록·미등록 이주민들의 생활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방촌에 부정적인 양상의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도심에 중산층 이상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올라가는 현상 – 기자 주) 문제가 있어 나름대로 주민 조직 사업으로 공동 대응을 계획하고 있다. 가난 문제에 있어 주거 운동은 중요하다. 주거 문제가 들썩이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사람은 가난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수도권에 나눔의집은 9군데 있다. 특별히 용산해방촌나눔의집은 이주민 지원 사업으로 시작된 곳이다. 일요일 성찬 예배를 하는데, 보통 18~19명의 이주민과 4~5명의 한국인이 같이 예배한다.

- 길찾는교회는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

사실 우리가 하는 것은 별것 없다. 'around one table'이라고 성공회에서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우리식으로는 '한 밥상에 둘러앉아', '한 식탁에 둘러앉아' 정도 의미가 되겠다. 그리스도께서 한 식탁으로 초대한 사람들을 우리가 쫓아내거나 모른 척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길찾는교회를 시작했다.

우리는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나 '우리들의 하느님'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하느님이 낯선 존재의 얼굴이나 그들의 삶에 있는 이야기로 다가오시는 것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시대와 교회의 가장 낯선 존재는 성소수자다. 우리는 이런 이웃의 미소와 삶을 통해 신의 미소와 자취를 만난다. 우리는 자꾸만 같은 범주 안에 있는 사람을 이웃이라 생각하는데, 예수가 말하는 이웃은 그 너머에 있다.

성소수자를 비롯해 차별받고 배제되는 이웃들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 그것이 길찾는교회의 가장 큰 지향점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하게 질문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답을 알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며 질문하는 것이다. 그런 정직한 질문과 낯선 존재를 통해 그리스도와 만나 동행하는 소박한 꿈을 가지고 있다.

- 이번에 연재할 칼럼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다룰 생각인가.

교회는 기본적으로 그 시대의 다양한 형태와 맥락 속에 있는 가난과 불평등에 대해 계속 질문해야 한다. 짐 월리스가 "성서에서 가난과 불평등을 다룬 부분을 빼면 성서가 너덜너덜해진다"고 말했을 만큼 이 주제는 중요하다. 이것과, 지금 바로 여기에서의 하느님나라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다.

이 두 가지 축을 가지고 성서를 어떻게 볼 것인지, 기독교인은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성서를 역사적이면서 은유적이고 문학적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서가 교회에 의해 쓰이고 정리된 책이라는 사실을 다루고 이웃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 다룰 것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서와 구원, 해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온건한 성공회 신학자 마커스 보그나 기독교 사회주의 전통에 있는 케네스 리치 신부의 이야기 등을 참고해 풀어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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