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동산의 싱싱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바탕으로 한 근친상간으로 인류를 번영시킬 수 있었을까. 사신 출처 위키미디어공용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창세기를 문자적으로 보면, 하나님이 직접 만든 인류는 단 두 명이다. 아담과 하와는 아들만 낳는다. 그렇다면 도대체 인류는 어떻게 번성한 걸까. 근친상간을 한 것일까. 실제로 구약에는 근친상간을 연상하게 하는 구절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3월 28일 총신대학교에서 열린 '동성애 대책 세미나'에서 한 학생이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이날은 총신대 동아리 '카도쉬'가 이상원 교수(총신대 신대원)를 불러 '퀴어 신학,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듣는 시간이었다. 주제와는 거리가 있는 질문이었지만, 이에 대한 이 교수의 대답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상원 교수는 학생에게 "초창기 인류는 굉장히 건강했기 때문에 근친상간을 해도 문제가 없었다. 에덴동산에서 나는 퀄리티 높은 먹거리들을 먹었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이 내용은 당일 밤 페이스북 페이지 '크리스천 대나무숲'에 올라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질문자는 이상원 교수의 답변이 신학적·성경적으로 옳은 해석이냐고 물었다. 문제가 있다면 총회(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에 문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그러자 자신을 총신대학교 카도쉬 동아리 회장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이 교수의 답변 전문을 올리고 각자 신학적 판단을 해 보라고 했다. 이 학생이 올린 이상원 교수의 답변은 이렇다.

"처음 창조되었을 때 아담과 하와…우리가 초창기를 잘 모르거든요? 기록에 없어서. 성경에 보면 아담과 하와, 다음에 낳은 아들이 누구냐면 가인과 아벨이잖아요?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첫째 아들 가인을 낳고 둘째 아벨을 낳았다, 그렇게 생각하잖아요? 그게 아니란 말이에요. 가인이 아벨을 죽이고 유리하려고 했을 때 뭐라고 그래요? '나를 만나는 사람이 나를 죽일까 두려워하나이다.' 무슨 말이냐면 그 당시에 벌써 많은 인류가 퍼져 있었다는 거죠. 그리고 아담과 하와가 굉장히 많은 사람을 낳았어요.

그리고 아담과 하와는 우리하고 같으면서도 다른 사람이에요. 아담과 하와는 에덴동산에서 몇 년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2~3일 만에 쫓겨났을 리는 없어요. 그런 바보 같은 하나님 아니죠. 그 엄청난 동산을 만들고 2~3일 운영하다가 문 닫아 버리면, 그렇게 운영하면 다 망하지. 아담과 하와도 에덴에서 만 년을 살았는지 2만 년을 살았는지 천 년을 살았는지 모르거든요? 그렇지만 상당히 오래 살았을 거예요.

에덴동산에서 나는 사과하고 우리가 먹는 사과하고 같을까요? 퀄리티가 다른 거예요. 여러분 지금 시금치 먹죠? 20년 전 시금치하고 지금 시금치하고 같을까요? 아니에요. 20년 전 시금치가 담고 있는 칼슘이라든지 철분이라든지 마그네슘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섭취하려면 지금은 시금치를 몇 단을 먹어야 되냐면 20단을 먹어야 돼요. 인분을 안 주고 퇴비를 안 주고 화학비료만 하니까. 다 같은 게 아니에요. 에덴동산에서의 먹거리는 우리 축으로 말하면 다 보약 수준이에요.

그거를 만 년 동안이나 먹고 세상에 나왔어요. 그러면 우리하고는 건강이 차원이 다른 거예요. 그래서 에덴동산을 쫓겨나서도 천 년을 살았잖아요. 신라 천 년 혼자 다 살았어. 아담과 하와는 굉장히 몸이 건강했기 때문에 그런 건강한 몸에서 굉장히 자녀들이 많이 나왔고 그리고 그런 몸에서 초창기에 낳은 자녀들은 근친을 해도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타락으로 몸이 많이 망가져 버렸기 때문에 근친(상간)을 절대 하면 안 돼. 우리하고 똑같이 생각하면 안 돼요."

<뉴스앤조이>는 이상원 교수에게 발언의 진의를 좀 더 자세히 물었다. 그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아담과 하와 창조는 역사적 사실로 본다. 그것이 표준적인 성경 해석이다. 창조 이야기를 서사로 보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하나님이 직접 창조한 인류가 단 두 명이기 때문에, 인류 초기 근친상간은 필연적이었다는 주장이다.

단,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의 건강한 과실을 먹었기 때문에 근친상간이 가능했다는 주장은 하나의 추정일 뿐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당시 상황이 정확히 어떠하다고 확언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상원 교수의 발언은 그의 주장처럼 표준적인 성경 해석일까. 한 개혁주의 구약학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담과 하와를 만들었다는 건 하나의 내러티브로 이해해야지, 문자적으로 두 명이 근친상간의 방법으로 후손들을 늘려 갔다는 건 개혁주의 신학 관점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약학자는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 두 명만을 만들었다는 해석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읽는 사람들이 오랫동안 주장해 왔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일정 기간 근친상간은 필연적이 된다. '표준적인 성경 해석'이라고 주장하지만, 학계에서 통용되는 창세기 해석은 아니다. 종교적 해석"이라고 말했다.

에덴동산의 과일들이 영양분이 많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증할 수 없는 주장이다. 성경을 문자적으로 해석하고 거기에 끼워 맞추려다 보니 그런 이야기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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