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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교회 세습 철회해야 vs. 편법도 법이다
4년 전 '세습방지법' 상정한 노회장들에게 묻다
  • 이용필 기자 (feel2@newsnjoy.or.kr)
  • 승인 2017.03.2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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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은 2013년 총회에서 세습방지법을 결의했다. 총회는 명성교회에서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은 2013년 9월 98회 총회에서 '목회 대물림 방지법'(세습방지법)을 제정했다. 교단 안팎으로 교회 세습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여론은 그대로 관철됐다. 세습방지법은 총대원 84%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제정됐다.

당시 총회에 세습방지법 헌의안을 상정한 노회는 평양노회·서울노회·대전노회·순천노회·경기노회·대구동남노회·경서노회 7곳이다. 예장통합은 1년 뒤 '부모가 담임목사·장로로 있는 교회에 그의 자녀 또는 자녀의 배우자는 연속해서 동일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세습방지법 시행 세칙을 제정하고 법으로 명문화했다.

세습방지법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합병 세습 절차를 밟고 있는 명성교회(김삼환 원로목사)에서 통과됐다. 명성교회는 3월 12일 공동의회에서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 및 김하나 목사 위임 청빙안을 통과시켰다. 두 교회가 속한 동남노회는 4월 25일 정기노회를 앞두고 있다. 만약 김하나 목사마저 합병에 찬성한다면, 노회는 세습방지법을 근거로 이를 막아야 한다. 

그러나 명성교회의 '합병 세습'을 두고 교단 내부에 여러 의견이 있다. 아들이 담임목사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세습방지법에 저촉된다는 사람도 있고, 두 교회를 합병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법망을 피해 갔다는 의견도 있다. <뉴스앤조이>는 약 4년 전 세습방지법 헌의안을 상정한 당시 노회장들에게 명성교회 합병 세습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전화로 물었다.

"교회, 모범적인 기관 돼야
세습 바람직하지 않아
김삼환 목사, 내려놔야"

전 대전노회장 김기 목사는 합병 세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교단이 세습방지법을 제정했는데도 편법을 동원해 세습을 강행하려는 명성교회를 비판했다. 김 목사는 "교회는 법을 잘 지키는 모범적인 기관이 돼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으로도 덕망을 쌓을 수 있다. 비록 합병(세습)에 대한 법이 없어 규제할 수 없지만, 명성교회 세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고, 유쾌하지도 않다"고 말했다.

교단 리더십을 문제 삼는 의견도 나왔다. 전 대구동남노회장 박희종 목사는 교단 리더십이 부재하다 보니 명성교회가 편법을 동원해 세습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하나님의 교회를 개인 재산으로 생각하니까 편법을 동원해 아들에게 물려주려는 게 아닌가. 교단이 막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김삼환 목사가 내려놓고 비판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계 지도자가 지도자 노릇을 못 하니까 한국교회 리더십도 무너지는 것이다. 바람직한 것은, 김삼환 목사가 자기 것을 내려놓는 것이다. 후배 목사 몇몇이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편지도 썼는데, 반응이 없다. 오히려 찍힌 것 같다"고 말했다.

명성교회 청빙위원회는 김삼환 목사 아들 김하나 목사를 청빙한 이유로 '교회 안정', '사역 지속성' 등을 들었다. 김하나 목사가 와야 교회 분란이 일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사역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 경서노회장 곽금배 목사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믿고 깨끗이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 목사는 "전임(김삼환 목사)이 아무리 잘하고 유능했어도, 하나님을 믿고 사라져 줄 줄 아는 그런 정신이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세습은) 장단이 있겠지만,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행동일 수 있다. 힘 있는 일부 세력이 좌우지하는 권력형 교회가 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예장통합은 세습방지법을 제정했지만, 교회 합병 등 변칙 세습에 관한 법은 따로 만들지 않았다. 사진은 2015년 100회 총회 현장. 뉴스앤조이 이용필

"교회 혼란 바람직하지 않아
세습한다고 돌 던질 수 없어
결정 안 됐으니 지켜봐야"

세습을 반대하는 의견만 있는 건 아니다. "편법도 법이다"며 옹호하는 의견과 아직 세습이 완료되지 않았으니 일단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있다.

전 서울노회장 정달영 장로는 "편법도 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장로는 "편법은 가능하면 쓰지 않는 게 좋지만, (편법은) 일종의 법이다. 합병 세습을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는 어렵다. 교회에 혼란이 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교회 평화를 위해서 (세습을) 한다면 돌을 던질 수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 장로는 30년간 교단 정치에 관여하며 여러 일들을 겪었다고 했다. 특히 영락교회가 흔들린 걸 본 적 있다며, 교단을 상징하는 명성교회마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장로는 "아직 결정된 건 없으니 지켜봐야 한다. 다만 명성교회 합병 건은 대국적인 차원에서 생각해 보는 게 좋지 않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명성교회 합병은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 경기노회장 권영삼 목사는 "명성교회 건은 일단 법적인 문제는 피해 갔다. 도덕적으로는 몰라도 교단법에 저촉되는 건 없다. 그러나 아직 결정된 게 없으니 지켜봐야 한다. 여론도 안 좋잖으니 철회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아들(김하나 목사)이 (합병을 위한 공동의회를) 안 한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 무작정 공격하면 한국교회 목회자들만 욕먹게 된다"고 말했다.

세습방지법을 상정해 놓고도 명성교회 합병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 목사들도 있다. 전 순천노회장 류보은 목사는 "세습을 해도 좋고, 법대로 해도 좋다"고 짧게 말했다. 전 평양노회장 정대경 목사는 "목이 안 좋아서 말을 못 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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