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3년 전 4월 15일 아침을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무대에서 재현한다. 참사가 없었더라면 매일 반복할 아침이지만, 이제 다시는 그럴 수 없게 된 일상이다. 공연은 4월 11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열린다. 

416합창단이 연기·노래하는 음악극 '그리움, 별이 되다'에는 찬우네·유정네·재희네·정수네 등 가상의 네 가정이 등장한다. 극작·연출을 맡은 김수형 작가는 "수학여행 당일 아침, 네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습으로 극이 시작된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유가족들이 잃어버린 소중한 풍경이기도 하다. 이들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월 27일 늦은 밤, 416합창단이 4월 11일 세월호는 기억하는 그리스도인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자, 이번에는 대본 놓고 앞으로 나오세요."
"아…. 아직 못 외웠는데."
"음악회 날짜가 얼마 안 남았어요. 익숙해져야 합니다."

3월 27일 늦은 밤, 안산 합동 분향소 기독교예배실. 416합창단은 곧 있을 음악회 연습으로 분주했다. 엄마와 아빠들이 자꾸 대사를 까먹자 김수현 작가 표정이 어두워졌다. 한 엄마가 '양말'을 '팬티'로 잘못 말하자,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자지러졌다. 웃음은 금세 울음으로 바뀌기도 했다. 엄마와 아빠들이 자녀들을 생각하며 한마디씩 말하는 장면이다. 어색한 분위기로 중단됐던 연습은 잠깐 숨을 돌리고 나서야 재개됐다.

삼일교회에서 열리는 '고난주간 세월호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 음악회'에는 416합창단을 비롯해, 홍순관·송정미·이길승·어노인팅·최용석 등 CCM 가수들이 무대에 선다.

416합창단 단장 창현 엄마 최순화 씨는 "세월호 참사 2주기 때부터 단독 공연을 구상하고 있었다. 지난해 가을 세월호 인양 작업이 진행되면서 잠시 접었는데, 3주기가 가까워 오면서 다시 음악극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여러 기독교 음악 사역을 하는 분들과 함께 음악회를 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제안한 사람은 김종희 대표(목회멘토링사역원)다. 그는 올해 초, 416합창단 음악극을 기획하고 있는 김재욱 감독에게, 세월호 관련 활동을 해 온 CCM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아 세월호 참사 3주기와 부활절을 준비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김재욱 감독은 흔쾌히 승낙했다. 이후 416합창단 단독 음악극은 그리스도인 음악회로 판이 커졌다.

음악회 총괄은 황병구 본부장(한빛누리)이 맡게 됐다. 황 본부장은 그동안 세월호를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사람들이 음악회에 함께하게 됐다고 했다. "기독교 음악 사역을 하는 분들 중에는 세월호와 관련된 콘텐츠를 공연이나 사역 현장에서 나눠 준 분들이 쭉 있었다. 그런 분들이 함께 모였다. 3주기를 맞아 세월호를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마음을 한자리에서 나누는 자리가 될 것 같다."

연습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엄마, 아빠들이 자녀들에게 메시지를 전할 때는 모두가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음악회는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말씀하신 가상칠언을 하나씩 묵상하며 진행된다. 김재욱 감독은 "고난주간을 맞이해 가상칠언 콘셉트로 음악회를 구성했다. 공연하는 분들도 각자 주제 성구에 맞는 곡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황병구 본부장은 "각 성구가 오늘날 우리에게 적용되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음악회 중간에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어머니를 소개하며 '보라 네 어머니라' 하는 부분이 나온다. 마치 떠나간 아이들이 남아 있는 우리들에게 유가족들을 부탁하는 것 같다. 마지막 말씀은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이다. 아이들의 영혼을 하나님에게 부탁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종희 대표는 이번 음악회가 부활절을 맞이해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예수님이 무덤에서 3일 만에 부활한 것처럼, 부활주일을 앞두고 세월호가 3년 만에 올라왔다. 이번 음악회에서 강조점을 두는 것은 '새롭게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다. 부활 신앙을 갖는다는 것은 과거를 회상하고 눈물만 흘리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겠다', '세월호 가족들과 함께하겠다'는 다짐이 있었으면 좋겠다."

최순화 씨는 "곧 있으면 고난주간과 부활절이다. 교계에서는 부활절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열릴 텐데, 기독교인들이 세월호 참사를 함께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3년 전 세월호 참사는 고난주간에 일어났다. 이제 세월호 참사는 고난주간, 부활절과 따로 기억될 수 없을 것 같다. 부활절과 세월호 참사 주기를 보내며 교회가 진정으로 변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음악회는 목회멘토링사역원, 문화행동바람, 삼일교회, 416합창단이 주관하고 있다. 이들은 참가비를 따로 받지 않는다. 대신 후원을 받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는 데 들어간 비용 3,000만 원을 채우고 나면, 나머지는 세월호 가족들이 만드는 416재단에 기부할 계획이다.

*후원 계좌: 국민은행 406237-01-005927 (예금주 : 목회멘토링사역원) / 국민은행 343601-04-110780 (예금주 : (재) 한빛누리 목회멘토링사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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