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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가족이 '하나님 계신가요' 묻는 동안 교회는…
무능했던 교회 모습 반성한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3.28 15:48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두 번째 시간, 이날은 세월호 참사 앞에 한국교회가 무엇을 했는지 돌아봤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복음주의 운동 단체들이 함께 준비한 연합 기도회 두 번째 시간이 3월 27일 서울 성산동 나눔교회(조영민 목사)에서 열렸다. 이번 기도회는 세월호 참사 앞에 무능하고 악했던 한국교회 민낯을 돌아보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이날 메시지는 방인성 목사(함께여는교회)와 세월호 유가족 박은희 전도사(예은 엄마)가 맡았다. 먼저 방인성 목사가 '세월호 참사,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려'라는 제목으로 메시지를 전했다.

방인성 목사는 2014년 9월,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유가족들과 함께 40일간 단식했다. 방 목사는 "이 경험으로 내게 참 열정이 있는지 되묻게 됐다. 우는 사람과 함께 울고 아파하는 사람과 함께 아파하는 공감의 능력이 있는가, 정말 내 가슴이 찢어지고 있는가를 되묻게 됐다"고 했다.

방 목사는 참사 때마다 대충 넘어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했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하늘의 역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세월호 참사를 기점으로 우는 사람과 함께 진정으로 우는, 주님께서 주신 마음을 회복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고 했다.

"304명의 외침, 절규를 가슴에 담고 참 마음으로 절규하며 기도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풀어야 할 자세입니다. 세월호 가족들의 억울한 피해 호소를 마음에 담고 진상 규명을 해 내기 위한 용기와 외침, 여러분의 행동, 우리가 땅에서 풀어야 할 것입니다. 참사를 풀지 않고는 우리 미래가 없습니다. 참사를 풀어야 치유와 회복이 있는 새 세상이 열립니다. 이 마음으로 정직하게 섭시다. 절규합시다. 진상 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치고 행동합시다."

"참사 후 가족 대부분은 '하나님 무엇을 하셨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나중에는 '하나님 계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무능력한 하나님을 향해 소리도 치고, 온몸으로 기도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박은희 전도사가 이어 메시지를 전했다. 메시지 제목은 '하나님이 오신다'였다.

"제가 과연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나 하는 두려운 마음이 듭니다. 여전히 저는 아직도 하나님과 씨름 중이고, 아직까지 하나님께 듣지 못한 답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끄럽지만 제가 이 자리에 온 것은, 지난 3년간 하나님과 어떤 씨름을 했는지, 여러분과 어떠한 기도를 하고 싶었는지 얘기하고 싶어서 왔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에는 몇 안 되는 가족들이 모여 앉아서 성경을 읽습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이 광풍을 만나 침몰하는 배에 탔던 얘기가 나옵니다. 그 배에 300명 정도가 타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고가 일어난 바다 깊이가 40미터라고 합니다. 가족들이 읽으면서 오열했습니다. 2000년 전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그때 광풍이 부는 그 해역에서도 300명 다 살았는데 왜 우리 아이만 죽었냐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사도행전을 다 읽고 출애굽기에 이어 이사야서를 1장부터 읽었습니다. 35장에 이르렀는데, 제목이 '위로하시는 하나님'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제목을 읽는 순간 모두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너무나 위로가 필요했던 그 순간에 그 말씀을 보고 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말씀 한 구절 한 구절이 지친 저희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 같았습니다.

이사야 35장 4절, '겁내는 자들에게 이르기를 굳세어라,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너희 하나님이 오사 보복하시며 갚아 주실 것이라 하나님이 오사 너희를 구하시리라 하라.' 가족들은 이 성경 구절을 울면서 몇 번을 읽었습니다. 다 같이 한목소리로 읽고 목사님들에게 부탁해서 또 읽고 또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씀이 정말 우리에게 주는 말씀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손에 힘이 풀리는 것 같았고 무릎이 떨리고 마음이 쪼그라들어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데, 하나님께서 약한 손을 강하게 하라 하시고 떨리는 무릎을 붙잡으라고 하시고, 근심 많은 저희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보아라 너희 하나님이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참사 후 가족 대부분은 '하나님 무엇을 하셨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나중에는 '하나님 계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무능력한 하나님 향해서 소리도 치고, 온몸으로 기도한 게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느 곳에서도 하나님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최소한, 저희들은 아니더라도, 배 안에 있던 아이들만이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셨으면, 그 참혹한 죽음을 막아 주셨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지금도 여전히 하나님과 씨름하고 있습니다."

박은희 전도사는 세월호 참사 앞에서 무능했고, 도리어 가족들을 공격하는 데 앞장선 한국교회 이야기를 꺼냈다. 가족들은 하나님이 있는지 묻고 있는데, 기독교인들은 '주여 삼창'을 외치며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고 했다.

"참사 초기에 기독인 유가족들은 '한국교회 큰일 났다. 무슨 일이 나도 나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회 부정부패가 드러났기 때문에, 그래서 한국교회가 부끄러워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역할 못했다고 자책하고, 대대적 회개 운동이 일어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들려오는 건 막말뿐이었습니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찬송가, 주여 삼창, 할렐루야 소리가 들렸습니다.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한국교회를 버릴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 앞에 놓여 있는 한국교회 부끄러운 모습들을 외면하지 말고 끌어안고 함께 기도해 주세요.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정말 등대처럼 빛을 비추기 시작하면 이어서 일어날 빛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들과 함께한 교인들도 있었다. 박은희 전도사는 창현 엄마 최순화 씨가 이야기한 "함께 울어 준 목회자들과 교인들을 볼 때마다 하나님을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가족들과 교인들은 서로의 모습 속에서 고통 중에 있는 하나님을 보고, 고통과 함께하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모습을 보여 주는 기독교인들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박 전도사가 메시지를 전할 때 곳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박종운 변호사(전 세월호특조위원)가 먼저 기도를 인도했다. 박 변호사는 거의 오열하다시피 기도문을 읽어 나갔다.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기도하자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어 세 명의 기도 인도자가 각각 주제를 들고 나와 기도했다. 첫 순서를 맡은 박종운 변호사는 대성통곡하며 기도를 인도했다. '한국교회가 고통받는 이웃을 위한 경청과 공감의 능력을 회복하도록', '세월호 참사가 정의롭게 해결되도록' 기도하자고 요청했다.

박기모 간사(죠이선교회), 김명윤 목사(현대교회)가 기도를 인도했다. 박기모 간사는 이 나라 청년들을 위해, 김명윤 목사는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과 이들을 가르칠 선교 단체를 위해,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이 수구 세력의 동의어가 되어 버린 것 같은 한국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했다.

이날 기도회 영상은 유튜브와 페이스북으로 생중계됐다. 페이스북 페이지(링크)에 접속하면 기도회 전체를 다시 볼 수 있다. 다음 기도회는 4월 24일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석자들이 함께 기도하고 있다. 박은희 전도사는 기도 내내 고개를 거의 들지 못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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