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신천지대책전국연합과 신천지피해가족연대가 3월 25일 이단 '구출 작전' 세미나를 열었다. 이영호 목사(아레오바고사람들, 사이비종교피해대책연맹 사무총장)가 강의했다. 이 목사는 이단들의 포섭 전략 및 가족이 이단에 빠졌을 때 요령 등을 설명했다.

세미나 열기는 뜨거웠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 참석한 사람도 있었다. 참가자 대부분은 가족이 이단에 빠진 경우였다. 이단 대처법을 배우려는 목사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이영호 목사의 말 한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 필기하고, 궁금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질문했다.

신천지대책전국연합과 신천지피해가족연대가 '구출 작전' 세미나를 열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이단 빠진 사람 3/4
교회 다닌 적 있어
궁금증 풀어 주는 이단

이영호 목사는 사람들이 이단에 빠지는 이유부터 설명했다. 이단에 몸담고 있는 사람 중 3/4은 교회에 다닌 경험이 있다. 사람마다 입회하는 이유가 다르지만 이 목사가 말한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성경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경우 △교회 구성원이나 목사에게 상처받은 경우 △가족과의 갈등으로 정서적으로 외로운 경우.

이단들은 어떤 궁금증이든 대답해 준다. 어떤 이단은 아담의 키가 몇인지, 하와의 머리카락 길이가 어디까지 오는지도 이야기한다. 일부는 자신이 그동안 궁금했던 것들을 모두 답해 준다는 점에 현혹되기도 한다. 이단의 포섭 전략 중 하나인 '사랑의 폭격'에 빠진 경우도 있다. 이단은 새로운 사람이 오면, 자주 연락하고 만나는 등 헌신적으로 대한다. 이 목사는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관심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헌신적으로 대해 주는 단체에 쉽게 마음을 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영호 목사는 이단들이 사람을 포섭하는 과정에서 쓰는 몇 가지 방식을 소개했다. 일단 이단은 절대 한 번에 모든 것을 알려 주지 않는다. 교리 공부도 단계별로 진행한다. 참가자가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그건 다음 스텝에서 공부해요"라며 꾸준히 성경 공부에 참석하게 한다. 교리를 배울 때는, 절대 처음 온 사람들끼리 묶지 않는다. 신입생과 이미 커뮤니티에 속해 있는 사람을 섞는다. 신입생은 자기보다 먼저 온 사람을 모범 삼아, 단체에 대한 의심을 풀고 점차 발을 담그게 된다.

포섭이 끝나면 이단에 입회하는데, 이때 일부 단체는 지금까지 사회에서 사용하던 이름이 아니라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다. 새 이름을 받는다는 것은, 지금까지 살았던 삶과의 단절하고 이단 단체의 소속감을 높여 주는 역할을 한다.

이영호 목사는 폭행, 폭언, 강한 설득 대신 스스로가 단체에 의문을 품도록 도우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폭언·폭행 절대 안 돼
스스로 의문 품도록
가족들 옆에서 도와야

가족이 이단에 빠졌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영호 목사는 '사랑의 폭격'에 빠진 사람에게 무작정 교리 논쟁을 하거나 나오라고 설득하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강압적으로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 목사는 "이단에서 빠져나오는 문제는 한 번에, 단기적으로 되는 게 아니다. 나머지 가족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단 가족 구성원이 이단에 간 사실을 알게 되면,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에서 다른 가족들부터 상담을 받으라고 했다.

이후 이단에 빠진 가족 구성원과 정서적 유대감을 쌓으라고 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어떤 사람은 가족과의 정서적 갈등이 입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영호 목사는 이런 경우, 분노와 미움을 푸는 게 급선무라고 했다. 엉켜 있는 감정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모 또는 자녀가 탈퇴만 강요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가족이 정서적 친밀감을 회복하면서, 이단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단체의 문제를 인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단에 빠졌어도 중간에 탈퇴하는 사람은 존재한다. 포섭 과정 중 사랑의 폭격이 끝나면 어느 순간 단체의 비리와 허점을 발견하는 때가 오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이때를 기다리면서, 당사자에게 단체의 실체를 고민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했다. 자녀가 신천지에 빠진 경우, 부모가 무조건 "거기는 이단이다"라고 말하기 보다 "OO교에서는 OOO을 구세주라고 하는데, 신천지에서 너네 교주도 그렇게 말하냐, 그럼 모두가 구세주냐", "너는 단체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드느냐, 교리 중 이해 가지 않는 건 없느냐" 등의 질문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영호 목사는 마지막으로 한국교회가 이단 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 갖고 대처해 주기를 당부했다. 그는 "담임목사가 1년에 2번 이단에 대해 설교하거나, 1년에 1번 이단 세미나를 열기만 해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굳이 전문가를 초빙하지 않아도, 교회 안에서 관심 있는 사람이 이단 특징을 함께 나눠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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