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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교회 내 여성 혐오' 아무 말 대잔치다
<뉴스앤조이> 설문 조사 결과
  • 최유리 (cker333@newsnjoy.or.kr)
  • 승인 2017.03.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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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교회 내 여성 혐오' 설문 조사 반응은 뜨거웠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자마자 쭉쭉 뻗어 나갔다. 3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간 353명이 설문에 응했다. 구성원 다수가 여성인 교회는 어떨까. 과연 여성이 마음 놓고 예배할 수 있는 공간일까.

문항은 간단했다. △교회나 기독교 단체에서 여성 혐오 경험 유무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사례의 종류 △여성 혐오 경험 후 대처법과 그 이유 △여성 혐오와 관련해 교회에 바라는 점.

응답자 353명 중 여성은 295명(83.6%), 남성이 54명(15.3%)이었다. 연령대는 20대가 245명(69.4%)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82명(23.2%)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전체 응답자 중 83.3%(294명)가 교회나 기독교 단체에서 여성 혐오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지만 사례를 알고 있는 경우도 10.5%(37명)였다. 여성 혐오를 경험한 적 없다고 답한 사람은 6.2%(22명)에 불과했다.

직접 경험했거나 알고 있는 교회 내 여성 혐오 사례는 △외모·복장·나이를 언급하는 문화(79.3%) △성 역할 고정 및 차별(67.4%) △여성 차별 설교(47%) △기타(11%) 순으로 나왔다(복수 응답 가능). 결과를 분석해 본 결과, 대다수가 교회에서 세 가지 모두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겪었던 상황을 적은 답변은 총 212개. A4 용지 18장 분량이었다.

항목을 네 가지로 나누어 답변 중 일부만 소개한다. 생전 본 적 없는 아무 말 대잔치로 깊은 빡침이 올라올 수 있으니 마음을 굳세게 먹어야 한다.

'여성의 외모나 복장, 나이를 언급하는 문화'가 교회 내 여성 혐오 사례 1위로 뽑혔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외모·복장·나이 언급하는 문화

"교회에서 직분자가 처신을 이야기하면서, 성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죄도 중하지만 여성들이 복장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어요."

"기독교 단체 첫 수련회에 가기 전, 단체 카톡방에 공지 사항이 올라왔어요. '자매들은 짧은 옷을 삼가 달라. 그것이 배려이고 지혜로움이다'라고 했어요."

"학교 선생님이, 여자가 교회에 짧은 치마를 입고 오면 그 여자로부터 어두운 기운이 흘러나와 교회를 어둡게 만든다고 설명했어요. 또 대학 다닐 때는 짧은 치마를 입었다고 선교 단체 리더들에게 하루에 3번 불려 가 혼나기도 했습니다."

"찬양팀에서 여자들은 치마를 입지 말라는 통보가 있었어요. 짧은 치마가 아니어도 치마는 무조건 안 된다고 했어요. 종아리 밑으로 내려가는 길이도 안 되느냐고 물으니, 무조건 안 된다는 식으로 말했어요. 남성이 시험 든다고요. 궁금한 게 있는 사람은 직접 이야기해 줄 테니 연락하라고 엄포 놓듯 말했어요. 그러나 당시 질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마치 떼를 쓰거나 순종하지 않는 사람, 신앙이 잘못된 사람처럼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여름이라 그냥 반팔에 약간 찢어진 스키니 진을 입고 (예배당에) 들어갔어요. 그런데 남자 집사님이 저더러 옷 좀 점잖게 입으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렇게 입으면 형제들이 어떻게 시험을 이기느냐면서, 성폭행은 그렇게 일어나는 거라고 얘기했죠."

"여자가 걸음걸이가 그게 뭐냐부터 시작해 여자는 크리스마스(여자 나이 25세를 일컫는 말 – 기자 주)가 지나기 전에 결혼해야 한다고 했어요. 여자가 35세를 넘기면 재혼 상대밖에 안 된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기도하고 있었더니 전도사가 와서 무슨 기도하냐고 물어봤어요. 그냥 인생이 너무 안 풀려서 힘들다고 했더니, 나이를 묻더라고요. 2X살이라고 했더니 '아 그럼 이제 슬슬 기도 빡시게 해야겠네! 슬슬 자궁 말라비틀어질 나이잖아'라고 하셔서 황당했던 기억이…."

"찬양팀 싱어였는데, 연습 시간에 찬양 인도하는 목사님이 저를 보며 글래머러스하다고 말했어요. 그 자리에 있던 팀원들이 저를 위아래로 쳐다보는데 매우 수치스러웠어요."

"남자 집사님이 저에게 엉덩이가 커서 애를 잘 낳겠다고 했어요."

"청년이 거의 1,000명 나오는 교회였어요. 목사는 자매들에게 예쁘게 꾸미고 다니라고 말했고, 전도사들은 연말에 장기자랑 대회를 열면, 심사평으로 참가자 외모를 품평해 상당히 기분이 나빴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살집이 있는 여성입니다. 자존감이 낮아서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으로 예쁜 옷을 입고 화장을 합니다. 교회에 예배 드리러 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날 한 집사님이 저에게 오셔서 'OO야, 여자는 날씬해야 해, 살 좀 빼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옷을 살 때도 가슴이 파인 옷을 입으면 주변에서 들릴 목소리가 두려워 가슴이 조금이라도 파인 옷은 사지 않고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OO는 빵빵해서 좋다'고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사역자도 있었고, '커피는 젊고 예쁜 OO가 좀 타 줘야지'라고 말하는 사역자도 있었습니다. 저도 사역자인데 이런 대접을 받는 게 참…."

"20살 새내기 여자 대학생이 학생부 선생으로 오자 '김 선생님은 우리 부서에서 화사한 꽃이다'라고 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20대 중반 여성은 화사하지 않다는 뉘앙스로 농담했습니다."

일주일간 353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성 역할 고정 및 차별

"여성은 행사할 때 음식 준비하느라 예배 못 드려요. 음식 분배하느라 정작 음식 못 먹어요."

"교회 주방에는 대부분 결혼한 여성들이 일해요. 가끔 일하는 남성도 있는데 그 남성들은 교회에서 센스 있는, 혹은 칭찬할 만한 남성으로 불립니다."

"여자 신학생입니다. 목회를 꿈꾼다고 했을 때 무시당했어요."

"청소년부 시절 전도사님이 나에게 여자는 신학교 가면 안 된다고 했어요."

"남성 장로나, 남성 전도사는 단상에 올라와도 되지만 여성 전도사는 안 된다고 했어요."

"교회에서 회장을 맡았는데, 집사님이 '어, 여기는 여자가 회장이네?'라고 말했습니다. 청소년부 임원 선출할 때, 어떤 사람이 여자가 청소년부 '회장' 하기에는 너무 약하니까 부회장 하자고 발언했습니다."

"전도사 면접 보러 가면 교회에서 '애는 누구한테 맡기고 사역하느냐'는 질문을 처음으로 받아요. 남편도 전도사지만 그런 질문은 받지 않아요. 남편 교회에서는 제가 육아에만 전념한다고 알고 있고요."

"기독교 여성 기관 면접 때 '커피 타야 하고 걸레질해야 하는데 괜찮냐'고 질문하더라고요. 실제로 근무할 때 이 모든 일은 여성이 했습니다."

"여성인 제가 선임 목사인데, 식사 시간에 후임 남성 목사는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권사님이 갖다 바치라고 명령하니 저는 후임 목사에게 식사를 가져다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목사가 자기 며느리 될 사람이 생긴다면 집에 재워서 새벽에 일어나는지 보겠다고 했어요. 어머니는 새벽에 일어나서 남편에게 밥 해 주고 기도해 줘야 하는 존재라나 뭐라나."

"여성들끼리 수련회에 가서 결혼 전 스킨십 범위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가장 나이 많으신 분이 '내가 아는 간사님이 그러셨는데, 형제들의 성욕은 어쩔 수가 없는 거라더라. 자매들 지켜 주려고 성욕 참는 것에 대해 너희들이 매우 감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성들이 성욕과 쾌락의 노예인가요? 같이 만들어 가는 관계인데 왜 여성들이 일방적으로 감사해야 하죠? 제 몸은 제가 지키는 거죠. 누가 보면 남성은 '섹스' 못 해서 죽은 귀신인 줄 알겠네요."

"사모(목사 아내)는 목사가 성관계를 원하면 들어줄 의무가 있다고 했어요. 목사가 다른 곳에 가서 딴짓하면 안 된다면서."

"여자가 먼저 대시해서 연애하고 결혼하는 건 성경에 반하는 일이라 깨지기 쉽다고 했어요. 여성 성기는 몸속으로 들어가 있는 형태이기에 여성에게 성욕이 있는 건, 원래 지어진 바와는 반하는 일이라고 했어요. 맞벌이도 성경에 반하는 일로, 여자는 남자가 밖에서 잘 일할 수 있도록 정신적, 가사적, 성적으로 도와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성들이 축구나 족구 등 경기하면 여성들이 당연히 또는 반강제적으로 간식을 싸서 응원 갔습니다."

△여성 차별 설교

"목사가 설교 도중, 여자는 남자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고 남자는 자신을 도와주는 여성을 사랑하게 된다고 말했어요. 불행히도 요즘 세상은 맞벌이하지 않고서는 먹고 살 수가 없어 여자들도 직장에 가서 일하는데, 직장에서 남성들을 돕다 보니 불륜이 많이 일어난다고 했어요."

"목사가 설교 중에 웃자는 의도로 '여자들이 화장 안 하면 교회 분위기가 칙칙하다'고 말했습니다. 교회에 강사로 왔던 목사 역시 '짧은 치마는 창녀가 입던 옷이라서 여성 교인들은 교회 올 때 그런 옷 입지 말라'고 설교했습니다."

"여성이 원죄의 이유이기에 잠잠해야 하고, 가르치는 직분을 맡으면 안 되고, 특히나 남자들을 가르치는 일은 못 하게 했어요."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라고 가르칩니다. 바로 그 전 구절에 '서로' 순종하라고 나와 있는데도 저녁 메뉴 정할 때 남편 말 따르라고 합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교에서 목회자가 이슬람을 예로 들며, 여자는 아이를 많이 낳아야 전도와 포교에 도움이 된다고 했습니다. 경력이 단절될 염려는 하나님이 알아서 도우실 문제이니 그저 믿고 아이 많이 낳으라고 했습니다. 이어 여자들이 소리 내어 아이를 많이 낳겠다고 서약하게 했습니다."

"장기려 박사님을 언급하면서, 그분은 평생을 수절했는데 북한에 남아 계신 아내는 재혼했다면서, 목사가 '이래서 여자는 믿을 게 못 돼요'라고 말했어요. 당시 북한 여성은 평생 수절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 뿐더러 개인의 선택인 재혼 여부를 두고 여자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목사 설교를 들으면서 어이가 없었어요."

여성 혐오가 담긴 설교들, 놀랍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기타

"부목사님이 저를 불러 페미니즘 공부하는 여자들은 맞고 산다고 했어요."

"여성이 교회 안에서 행사를 진행하면 무조건 반대하고 뭐라고 하십니다."

"사역을 함께 잘해야 한다는 이유로 직접적인 성추행을 했습니다. 거부하니 쑥스러워서 그러는 것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전도사에게 성폭행 피해 사실을 이야기했습니다. 중보 기도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려 '2차 가해'를 했습니다."

혼이 비정상이 될 것 같은 느낌이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께 박수를 드리고 싶다.

그렇다면 발언을 들은 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했을까. 설문 조사 결과, 혐오 표현한 당사자에게 직접 이의를 제기한 경우는 8.2%(27명)에 불과했다.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48.5%)이 아예 대응조차 하지 않았다. 나머지 37.5%(123명)은 공동체 구성원과 이를 두고 대화를 나눴다.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유로는 크게 다섯 가지 답변이 나왔다. △이야기해 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서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을까 봐 △목사가 한 말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아서 △무섭고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당시에는 페미니즘을 몰라서.

문제를 직접 제기한 경우는 △혐오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서 △불평등하다고 느껴서 △말을 해야 상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를 이유로 들었다.

여성들은 마음 놓고 신앙생활할 교회가 필요하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교회 내 여성들의 요구
"목사도 페미니즘 공부하라"

여성들이 '여성 혐오' 없는 교회를 다니기 위해서는 무엇이 개선돼야 할까. 교회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는 답변 210개가 달렸다. 일부를 소개한다.

"교회는 여전히 여성 혐오 문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익명 제보라든지 근절을 위해 노력하는 척이라도 해 줬으면 좋겠어요."

"여성 혐오가 해결되지 않으면 교회는 제대로 서기 어렵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하고, 여성 혐오 발언을 한 교회는 하나님이 차별하고 혐오할 것입니다."

"이것은 사소한 일이 아니에요. 혐오하지 않는 것은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일의 핵심입니다. 교회 안에서 비일비재한 여성 혐오를 인지해 주세요."

"교회, 특히 목사들이 페미니즘을 진지하게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일단 목회자들부터 자신의 발언과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여성 사역자가 더 늘어나고 그들의 권위가 세워지면 좋겠어요. 여성 사역자는 언제나 미취학부 담당일 뿐입니다. 사역지에서도 여성 사역자들을 보조자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목회자가 잘못된 문화에 대한 뚜렷한 인식이 필요합니다. 페미니즘을 주제로 목회자가 강연을 들으면 어떨까요. 목회자가 바른 소리를 들으면 회개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싶네요. 그들이 여전히 한남일거라는 두려움도 있고요."

"바라는 점은 없습니다. 그냥 제가 교회를 안 나가는 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에 바라는 것이 없어졌어요. 무언가 바뀌길 바라고, 이의를 제기할 생각도 들지 않아요. 이미 썩은 물이라는 생각만 들기 때문에 긍정적인 답변을 쓸 수가 없습니다."

여성 혐오는 교회 밖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사랑을 말하는 교회가 혐오를 일삼고 있다면, 누가 교회를 가려고 할까. "몰라서 그랬다"는 말은 더 이상 변명이 되지 못한다.

질문에 대한 응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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