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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박물관 사태, 결국 활동가 사직으로 일단락
2013년에도 한홍구 교수와 마찰로 활동가 집단 사직
  • 구권효 기자 (mastaqu@newsnjoy.or.kr)
  • 승인 2017.03.23 18:33

평화박물관 사태는 2016년 5월 세간에 알려졌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구권효 기자]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평박·김정헌 이사장) 사태가 결국 활동가들의 사직으로 일단락됐다.

평박 사태는 지난해 5월, 석미화 전 사무처장과 최성준 전 총무활동가가 이사 한홍구 교수(성공회대)의 독단적 운영 및 단체 사유화를 지적하는 글을 올리며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홍구 교수와 당시 이사장 이해동 목사는, 문제 제기하는 활동가들이 업무 태만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받아쳤다.

이사회는 5월 중순, 석미화 전 처장과 최 전 활동가에게 사무처를 폐쇄하고 한홍구 교수가 근무하는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지시했다. 석 전 처장과 최 전 활동가는 이사회 지시가 부당하다며 반헌법 사무실로 출근하는 것을 거부했다. 이후 이사회는 석 전 처장과 최 전 활동가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하고 급여를 지급하지 않았다.

석미화 전 처장과 최성준 전 활동가는 수차례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하고 1인 시위와 서명운동을 벌이며 이사회와 그 안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홍구 교수를 규탄했다. 전 평박 활동가들과 인권 단체 활동가들이 이들을 지지하며 1인 시위 등에 동참했다. 그러나 이사회와 한홍구 교수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해를 넘길 때까지 수개월간 아무 연락이 없었던 평박 이사회는 올해 3월 13일, 석미화 전 사무처장에게 '징계위원회 개최 및 소명 자료 제출 통지'라는 이름의 메일을 보냈다. 새로 취임한 김정헌 이사장 명의로 보낸 통지에는 석 전 처장 징계 사유가 다음과 같이 나와 있다.

가. 장기 무단결근(2016. 5. 16.부터 현재까지) 
나. 업무 지시 불이행 및 업무방해, 조직에 대한 명예 실추
- 2016. 3. 28. 이후의 업무 지시에도, 이사장의 재가 없이 서울시에 공모 사업 포기 신청
- 2016. 4. 18. 보직 해임 후에도 평화박물관 사무처장이라고 참칭
- 2016. 5. 9.부터 변경된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출근 명령의 불이행 및 기존 사무실 불법 점유
- 평화박물관 페이스북 계정의 독점 사용
- 평화박물관 새 이메일 계정을 무단으로 개설해 회원에게 전자메일 무단 발송
- 평화박물관 홈페이지에 무단 게시글 게재
-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행사장에서 피켓 시위로 행사 및 사업 방해
- 2016. 7. 25.부터 9. 8.까지 비방하는 내용의 피켓 들고 1인 시위
- 2016. 8. 17. 위원회가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의 서명 캠페인
- 법인이 비민주적이고 독선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의 다수 언론 인터뷰로 조직의 명예 실추

김정헌 이사장은 석 전 처장에게 소명 자료가 있다면 3월 23일 오후 6시까지 제출하라며, 24일 오후 6시 30분에 징계위원회를 열 것이라고 했다.

석미화 전 처장과 최성준 전 활동가는 더 이상 규탄 운동을 벌이는 게 의미가 없다고 보고, 3월 15일 사직서를 보냈다. 두 활동가는 사직서에 △평화박물관의 비민주적인 운영 △한홍구 교수의 평화박물관 운영에 대한 독단과 사유화 △한홍구 교수의 부당 해고와 노동 탄압 등 근로기준법 위반에 대한 개선 의지 결여 때문에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명시했다.

두 활동가는 다음 날 김정헌 이사장에게 입장문을 보냈다. 이들은 "한홍구 교수의 비상식적 단체 운영과 아집·독선으로 촉발된 평화박물관 사태가 이렇게 폭력적으로 정리될 수밖에 없는가 절망을 느낍니다. 평박 활동가들은 한홍구 교수의 부당한 단체 운영과 해고, 인사 전횡에 대해 이사회를 통해 소명을 거듭했습니다. 이사회 파행과 한 교수 주도의 사무처에 대한 비상식적이고 일방적인 탄압은, 과연 징계 대상이 누가 되어야 하는가 반문하게 합니다"고 적었다.

또 "평화박물관은 정관상 징계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규정에도 없는 징계 절차를 밟는 것은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활동가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사후적으로 근로기준법을 회피, 호도하려는 목적을 갖고 진행하는 절차로 의심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성찰과 반성은커녕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이용해 근거 없이 징계 절차를 만들어 활동가를 징계하겠다는 발상이 놀랍기만 합니다. 더 이상 '평화'를 참칭하지 않길 바라며, 진심으로 평화적 노력을 하시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작년 7월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 사업 기자회견 때, 피켓 시위하는 활동가들을 외면하고 지나치는 한홍구 교수. 뉴스앤조이 구권효

두 활동가는 결국 사직했지만, 이들이 고소한 사건은 현재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작년 7월 5일, 한홍구 교수와 이해동 목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노동청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현재 '기소 의견'으로 송치되어 검찰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평박은 2013년 말에도 활동가 집단 사직 사건을 겪었다. 사건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당시 상임이사였던 한홍구 교수가 한 활동가에게 사직을 권고했고, 다른 활동가들이 부당하다며 맞섰기 때문이었다. 활동가들은 사직서에 "저희가 겪어 온 일을 계기로 '조직 내 민주주의'와 '시민단체의 사유화'에 대해 시민사회에서 공론화하는 장이 열리기를 바라며, 평화박물관을 포함해 시민사회 단체 어디에서도 저희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한홍구 교수는 이번에도 <뉴스앤조이> 연락을 받지 않았다. 전화를 받지 않은 한 교수는 기자에게 "소송 중인 상대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한홍구 교수는 지난해 9월, <뉴스앤조이> 대표와 기자를 상대로 정정 보도와 손해배상 7,000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현재 변론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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