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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환 목사의 '머슴 목회'와 세습
'교회 세습 NO' 외쳐야 할 때…명성교회 합병 세습이 잘못된 이유
  • 방인성 (ispang@hanmail.net)
  • 승인 2017.03.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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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가 설교나 발언에서 자신을 '머슴'이라고 표현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 목사는 '종'일 뿐이라는 말이다. 명성교회 교인들도 교회 성장의 비결을 '머슴 목회의 힘'이라고 말한다. 머슴이 주인 행세를 하면 큰일 날 일이다. 그런데 머슴 목사가 교회를 합병하여 아들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물려주는 세습을 결정했다.

3월 19일 명성교회와 새노래명성교회의 합병과 아들 김하나 목사 세습을 위한 공동의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개혁연대 식구들과 달려갔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오는 김삼환 목사를 만나, 그의 손을 잡고 세습 철회를 간절히 부탁했다. 옆에 있던 지킴이(?)들이 나를 물리치려 했지만 그는 오히려 내 손을 잡고 다른 사람들을 나무라며 호소를 들었다.

나는 김삼환 목사에게 세습으로 목회를 마무리하는 것은 한국교회를 또 한 번 추락시키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호소했다. 아들 목사가 똑똑하다는 소문이 있는데, 자립해 스스로 목회하도록 하는 것이 아버지로서 할 일이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저녁에 있을 공동의회에서 세습을 철회하는 결단을 해 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나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곧 만나도록 연락하겠습니다"라는 말을 남기고 5분여 만에 떠났다. 그의 말에 진정성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나는 그가 기도 많이 하는 목사이니 혹 철회하는 결단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머슴 목사가 주인의 음성을 하늘로부터 듣고 무릎을 꿇고 참회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피켓을 들고 일인 시위를 하며 교인들을 향해 외쳤다. "세습은 우상숭배입니다", "세습은 주인이신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아프게 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목사의 사유물이 아닙니다", "목사에게 맹종하지 마십시오", "반대표를 던져 교회 세습을 막아 내 주십시오".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렇지만 밤 10시가 다 되어 합병 세습 안건이 공동의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한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양평 집으로 향했다.

교회 세습은 한국 사회에서 교회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중대한 문제이며 신앙적으로도 우상숭배다. 목회(교회) 세습 밑에 감춰진 부패의 뿌리는 무엇인가. 세습은 탐욕에 눈이 어두워진 기복신앙, 목회자 맹종, 재정 불투명성, 도덕 불감증, 외형 성장을 부흥과 축복으로 보는 신학의 빈곤 등의 집합인 것이다. 성경에 "재물과 하나님을 겸하여 섬길 수 없다"라고 했는데도 각종 세습을 받아들인다면 맘몬 우상을 섬기는 것이다.

혹자는 구약 제사장들이 혈연적 대를 이었으니 목회 세습은 정당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성경을 크게 오해한 것이다. 구약의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하나님의 백성은 혈연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구약의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앙과 언약으로 이루어진 공동체다(수 7:11-12; 삼하 7:11-16). 교회 안정을 위해 아들에게 물려주는 것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는 행위다. 구약에서 다윗 왕가도 대를 어어 갔지만 분열과 심판의 대상이었다(왕상 14:15).

신약성경에서는 교회의 주인이 예수 그리스도이며 성도는 그의 몸을 이루고 있다고 분명하게 가르치고 있다(엡 1:22-23). 사회적으로도 세습은 비도덕적이며 정의로운 법이 아니다. 모두가 평등하고 자유로운 존재로 각기 맡은 소명을 감당할 때 함께 사는 평화의 사회가 된다. 교회가 오히려 우리 사회에 일고 있는 금수저, 흙수저 논란에 한몫하는 것은 옳지 않다. 종교의 사명을 잃어버린 것이다.

'교회 세습'이 잘못됐다는 공감대가 있는데도 교회들이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습을 시도하고 있다. 교인들이 세습에 반대하거나, 교단법상 세습이 불가한 경우 담임목사 임지를 맞바꾸는 '교차 세습'을 하기도 한다. 인근 교회 목회자를 담임목사로 세웠다가 바꿔치기하는 '징검다리 세습'이나 그 외 '지교회 세습', 아버지 목사 교회와 아들 목사 교회를 통합하는 '합병 세습'도 있다.

이번 명성교회 합병 세습에 2,000명 가까운 성도가 반대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명성교회가 절차상 하자가 없다거나 70% 이상 찬성했다는 논리로 세습을 강행한다면 사회적으로나 하나님 앞에서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아들 김하나 목사가 고민하고 있고 합병 세습을 반대하고 있다니 천만다행이다.

탄핵 정국에서 보여 준 국민의 힘을 보고 교회는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의 한국교회 상황에서는 교인들이 잘못된 목회자를 탄핵해야 한다. 교인이 깨어나야 교회 개혁을 이룰 수 있고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다시 사랑과 존경을 받을 수 있다. 부·권력·명예에 사로잡힌 목회자와 부패의 길로 가는 일부 교회 때문에 한국교회는 큰 상처를 입고 있다. 우리 모두가 "교회 세습 NO!"라고 외치며 깨어 있어야 하겠다.

방인성 / 함께여는교회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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