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이 3월 22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세월호 인양을 앞두고 팽목항에 머무는 미수습자 가족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가족들은 3월 22일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인양에 부모의 마음으로 함께해 달라고"며 간곡히 부탁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9명(조은화, 허다윤, 남윤철, 박영인, 고창석, 양승진,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은 지금도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어제 인양 작업한다는 연락을 기다리며 애간장 녹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사고 당일 가슴 아파했던 많은 국민 여러분의 마음이 지금 현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가족들은 "바다가 잠잠하길,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세월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모든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11시 예정된 대국민 호소문 발표를 오전 9시로 앞당긴 뒤 곧바로 해수부가 제공한 배편을 이용해 사고 해역으로 떠났다.

다음은 호소문 전문.

팽목항 미수습자 가족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호소문

2014년 4월16일, 전원 구조라는 말을 듣고 아이들과 가족들을 데리고 올라가야지 하는 마음으로 진도 팽목항을 찾아온 가족들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운 현실 앞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날 4월 16일을 햇수로는 4년, 만 3년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숫자로는 1,072일.

누가 어디 있는지 아는데 못 찾고 있는 가족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요.

상상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은화, 다윤, 현철, 영인,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권재근·혁규, 이영숙 님을 먼저 찾아간 295명처럼 가족 품에 보내 주십사 하는 마음으로 이 앞에 섰습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어제 팽목항 앞바다가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인양 작업한다는 연락을 기다리며 애간장이 녹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습니다.

인양 작업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바닷속에서 목포 신항으로 올라오고 가족을 찾을 때 인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고 당일 '어떻게 이런 일이' 하며 망연자실하셨던 많은 국민 여러분, 엄마, 아빠의 마음으로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던 그 마음이 지금 현장에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바다가 잠잠하길, 작업자들의 안전과 공정이 순조롭게 이루어져서 세월호 인양이 꼭 성공할 수 있도록 계신 자리에서 현장으로 모든 기도와 간절함을 보내 주시면 세월호 인양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내 가족이 세월호 속에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아프고 끔찍하시겠지만, 세월호 인양은 미수습자 수습과 진실을 밝히는 증거물이며, 생존자가 아픔 없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세월호 인양을 위해서 기도해 주세요.
미수습자 9명은 최우선으로 찾는 데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저희도 가족을 찾아서 집에 가고 싶습니다.
차가운 바다 속에서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얼마나 돌아오고 싶을까요?
그 바다 속에서 마지막에 불렀을 이름이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의 이름일 겁니다.
엄마라서 절대 사랑하는 가족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두 번 다시 세월호 같은 아픔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지 않도록 잘 마무리되고 사람의 생명이 최우선되는 세상이길 원합니다.

그동안 저희와 같이 울어 주시고 안아 주시고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 
지금도 전국에서 미수습자 수습과 세월호를 아파하시는 많은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부모의 마음으로 세월호를 인양해 주세요.
역사와 자라나는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도록 부디 함께해 주세요!

2017년 3월 22일 
팽목항에서 미수습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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