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녹색당이 3월 20일, 핵발전소 4곳에서 발견된 격납고 철판 부식을 지적하며 조기 폐쇄를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3월 17일 한빛 1·2호기(전남 영광), 한울 1호기(경북 울진), 고리 3호기(부산 기장군)에서 격납고 철판 부식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격납고 철판은 핵발전소 내 방사능이 외부로 새지 않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6mm 두께로 만들어져야 하는 철판이지만, 조사 결과 한빛 1호기는 2.43mm, 고리 3호기는 1.98mm로 기준치에 미달했다. 한빛 2호기에만 135곳에서 부식이 발견됐고, 구멍이 뚫린 곳도 있었다.

녹색당은 "핵발전소 내부 철판 부식은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된 현상"으로, 안전에 문제없다는 원안위의 태도가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은 문제가 발견된 핵발전소를 조기 폐쇄하고, 격납 철판 외부가 녹슬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신고리 4호기(울산 울주군)도 정밀 검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지난 3월 17일, 제67회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격납 건물 라이너플레이트(CLP) 배면 부식 관련 중간 점검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중간 점검 결과, 한빛 1·2호기(전남 영광)와 한울 1호기(경북 울진), 고리 3호기(부산 기장군)의 격납 건물 안쪽 철판이 부식돼 기준치 이하로 얇아지거나 심지어 구멍이 뚫려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격납 건물 라이너플레이트는 건설 시 콘크리트 타설 거푸집 역할을 하고, 방사능이 외부로 새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밀성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건물 벽 맨 안쪽을 차지하는 이 철판 바로 밖에 두께 1.2m로 콘크리트가 타설돼 방어벽을 만든다. 문제는 부식 현상이 발생하면 철판 단면이나 중량이 감소해 건물 강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철판은 두께 6mm의 강판으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강판이 허용치 이상 부식했다. 조사 결과 강판 최소 요구 두께가 5.4mm인데, 한빛 1호기는 2.43mm, 고리 3호기는 1.98mm, 한빛 2호기는 0mm로 심지어 구멍이 뚫려 있었다. 부식 발견 부위는 한빛 2호기 135곳, 고리 3호기가 127곳, 한빛 1호기 50곳, 한울 1호기 7곳 순으로 광범위했다.

방사선 누출 방지 기능을 하는 설비에 허용치 이상의 부식이 발생하고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은 심각한 안전상의 위협을 초래한다. 원안위는 격납 건물 벽체를 건설할 때 묻은 물과 소금기 때문에 철판이 녹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안위는 안전에 문제가 없으며 내년 4월까지 전수조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이것은 너무나 안이한 판단이다.

핵발전소 내부 철판 부식은 세계적으로 처음 보고된 현상이라고 한다. 지난 3월 5일 한 언론사에서 신고리 4호기 격납 철판 외부가 녹슨 상태로 시공된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에 원안위에서 지적한 똑같은 부위가 겉면이 녹이 슬어 검붉게 변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신규 핵발전소를 건설할 때 이미 녹슨 철판으로 시공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신고리 4호기에서도 격납 건물 철판 부식은 되풀이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다는 핵발전소 내부 철판 부식'은 한수원의 부실시공과 안이한 인식에 있다.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도 한수원의 안전 불감증은 전혀 개선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노후 핵발전소이든 신규 핵발전소이든 국내 핵발전소의 안전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이다.

격납고 철판 상태는 정부가 핵발전소의 설계 수명을 판단할 때 검토하는 주요 지표로 안전과 관련한 철판 외부가 심하게 녹이 슨 상태이거나 부식된 상태로 계속 가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핵발전 안전에 '빨간 신호등'이 켜졌다. 녹색당은 정부가 부식이 확인된 핵발전소 4기의 조기 폐쇄를 검토하고, 신고리 4호기(울산 울주군)에 대해서도 공사를 중단하고 정밀 검사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7년 3월 20일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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