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의 제1교훈은 '신자가 되라'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새학기, 총신대학교(김영우 총장)는 다른 의미로 바쁘다. 소속 교단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김선규 총회장)과의 갈등으로 이사회는 번번이 파행을 겪고 있고,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 사퇴를 외치며 농성 천막까지 치기도 했다. 게다가 교계 이목이 집중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편목 과정과 관련해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총신대는 한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예장합동 소속이다 보니 신학교 중에서도 가장 크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제공하는 사립대학 회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총신대 연간 예산은 한 해 700억 원대로 교세 2위인 예장통합의 장신대(310억 원), 3위인 감리회의 감신대(200억 원)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바람 잘 날 없는 총신대의 속사정을 사안별로 정리해 봤다.

① 교단 vs. 총신

가장 큰 문제는 이사회가 제대로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른바 '총회 측'(예장합동 임원 중심)과 '총신 측'(김영우 총장 중심) 인사들이 지난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교단은, 총신대가 예장합동 직영 신학교인데도 김영우 총장을 비롯한 몇몇 법인(재단) 이사가 교단의 말을 듣지 않고 마음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총회에서 이사들을 사실상 해임할 수 있는 정관 개정을 지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교는 사립학교법을 근거로 교단 결의를 무력화했다.

총회와 총신이 갈등하고 있다 보니, 새로운 이사 선출도 쉽지 않았다. 신임 이사 선출은 정관상 교단이 관여하는 부분이 있는데, 교단이 추천하는 인사는 총신 이사들이 반대하고, 총신 이사들이 추천하는 사람은 교단 쪽에서 반대하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결국 이사 15명 임기가 다 되도록 새로운 이사를 뽑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학교 내부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상황. 정부가 개입하기 시작했다. 교육부는 작년 말, 계속 이사를 뽑지 못하면 임시이사(관선이사)를 파송하겠다고 경고했다. 총회 측과 총신 측 모두 관선이사 파송만큼은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은 최종 합의에도 실패했다. 교단의 상징 신학교가 정부 관리 체제에 들어가기 직전인데도 양측의 갈등으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사는 뽑지 못했지만 우려하던 관선이사는 파송되지 않았다. 교육부는 올해 2월 말, 2년 전 총신 측 이사들이 선임해 놓은 이사 4명 등 5명의 취임을 승인했다. 교육부의 결정에 총신 측은 빨리 남은 이사들을 선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총회 측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교육부가 승인한 이사들은 총신 측 인사들이 뽑아 놓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예장합동 총회 임원회는 교육부를 상대로 이사 승인 취소 가처분을 신청하기로 결의했다. 총회 관계자들은 총신이 교단 지도를 무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총신대 관계자는 "총회 지도를 따르라면서 사립학교법 등 관련 절차는 다 무시하라고 하면 되느냐. 그럴 거면 목회자 양성 기관이나 하면 되지 무슨 종합 대학이냐"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② 사랑의교회 vs. 총신

총신은 외부적으로 이미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총신대는 지난해 12월, 오정현 목사의 편목 입학을 무효 처분한 사실을 통보했고, 오 목사는 이 처분을 무효화해 달라고 법원에 청구했다. 소장에 "김영우 총장과 사랑의교회갱신위원회가 짜고 국내 3위 교회를 흔든다"고 적은 것이 <뉴스앤조이> 보도로 알려지면서 빈축을 샀다.

총신대 관계자들은 이 사달이 모두 사랑의교회 주연종 부목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한다. 주 목사는 <진실>(RHK)에서 "오정현 목사 학적부의 80% 이상이 사실과 달랐다"고 주장했다. 이에 총신 교수들이 오정현목사편목과정조사위원회를 만들어 학교 명예훼손에 대응하겠다며 강경하게 나선 것이다.

소송과 관련해, 총신대는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적 대응에 들어간 상태다. 총신대는 오정현 목사가 편목 과정 입학 당시 특혜를 입었다거나, 과정을 이수하면서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는지도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③ 학생 vs. 총장

총신대 학생들은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박무용 전 총회장은 김 총장을 배임증재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혐의는 뇌물 수수. 박 전 총회장은 당시 김 총장이 부총회장에 출마하게 해 달라며 2,000만 원을 건넸다고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들고일어났다. 학교 측에 해명을 촉구하고, 이런 비리에 연루된 것만으로도 물러나야 한다고 외쳤다. 김영우 총장은 해명을 미루다가 법의 판단을 받겠다며 버텼고, 퇴진을 촉구하는 학생들과 크고 작은 마찰을 빚었다. 해명하지 않고 떠나려는 김 총장을 태운 차가 학생 발을 밟는 일도 있었다.

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학교 건물에 농성 천막을 치는 등 지속적으로 김영우 총장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이 천막을 강제 철거하고 학생들 시위를 원천 봉쇄했다. 2월 3일 이사회 때, 학교는 이사회실로 통하는 통로를 막고 방화 셔터를 내리는 등 학생들 접근을 막으려 했다.

여기에서 묘한 관계가 설정된다. 김영우 총장 측 관계자는 "학생들이 사랑의교회로부터 지원받은 교수들에게 선동당해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부 교수가 오정현 목사를 지키기 위해 학생들을 추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김 총장 퇴진을 촉구하는 교수 중에는 사랑의교회에서 수차례 설교하고 대가를 두둑이 받은 교수가 있다.

그러나 비대위 한 학생은 김영우 총장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 총장이 학생들과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퇴진을 요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학생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것일 뿐, 특정 세력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항상 학우들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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