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현선 기자]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134일의 대장정, 민심을 평화적으로 보여 준 촛불 집회가 3월 11일 20차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광화문에는 65만 시민이 모였다. 누적 인원 1,600만 명이었다.

마지막 촛불 집회에는, 밀양·성주 주민, KTX 해고 승무원, 양심수 가족, 세월호 유가족 등의 발언이 있었다. 집회 후에는 박근혜 탄핵 인용 축하 폭죽을 터트리며 즐거워했다. 이후 도심, 청와대, 총리 공관으로 행진하며 "세금을 사용하는 청와대에서 당장 나와라!", "공범자도 처벌하라", "적폐 청산" 등의 구호를 외쳤다. 행진을 마치고 다시 광화문으로 모인 시민들은 여러 가수의 콘서트를 즐겼다.

박근혜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박근혜 처벌, 재벌의 뇌물 거래, 사드 배치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 적폐 청산을 위해 3월 25일과 4월 15일 다시 광장에서 모이자"라고 했다. 시민들은 "드디어 주말에 쉰다. 하지만 광장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민심은 천심입니다! 우리는 승리했습니다! 밀양에서는 송전탑과 핵발전소를, 12년째 옷을 홀딱 벗고 할매·할배들이 막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라고 그렇게 막고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후손들을 위해서 싸우고 있습니다. 여러분, 핵발전소 꼭 없어져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기 안 부족합니다! 한전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전기 모자란다고 경찰 3,000명을 (마을 지키는) 할매 할배 잡으려고 보냈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꿋꿋이 막고 있습니다. 우리 후손들에게 평화로운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섭니다!" -밀양 평밭마을 한옥순 할머니

"1년만 지나면 철도청은 정규직이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나라가 나에게 거짓말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거짓말은 저들이 했기 때문에 이 싸움에서 우리는 이길 것이다 생각했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34명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국가는 힘이 셌습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4,000일이 지났습니다. 저희에게는 빚이 생겼습니다. 1억 원을 철도공사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1심, 2심 법원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에서 패소했습니다. 승소로 받았던 월급을 모두 돌려줘야합니다. 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사랑하는 제 친구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KTX 해고 승무원 김승하 씨

15차 촛불 집회에서 '팔자시'로 참가자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준 박춘명 씨는 이번에 새로운 시를 발표해 참가자들의 환호를 받았다. 

비선실세 농단으로 큰집가게 생겼으니
누구원망 하지말고 팔자려니 다녀와라
사식특식 절대없다 편식말고 고루먹어
우리국민 현명하니 걱정말고 푹쉬어라
이번참에 바른나라 위기극복 잘할거다
선거한번 잘못하니 엄청고생 하잖아요
꼼꼼하고 따져보고 한표행사 바로해요
촛불국민 한목소리 헌재파면 응답왔다
춘삼월에 통했구나 오늘만을 기다렸다

"지난 넉 달동안 여러분이 박근혜 물러가라고 그렇게 외쳤습니다. 그 목소리를 언론이 대신해서 냈더라면 여러분들이 추운 겨울에 이 차가운 광장에 나와야하는 이유가 있었겠습니까? 마찬가집니다. 검찰이 똑바로 일을 해서 이재용, 박근혜 구속했다면 여러분이 이 차가운 광장에 나올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섭니다. 그런데 검찰과 언론은 과연 누구의 것입니까. 국민의 것입니다. 바로 여러분이 주인입니다. 우리 주인들이 그동안 역할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검찰총장과 공영방송 사장 인사권이 대통령에게 있었습니다. 검찰과 언론은 대통령 비위 맞추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인사권을 잘못 맡기는 바람에 검찰과 언론이 자기 주인을 알아 보지 못하고 엉뚱한 사람들의 충견 노릇을 했습니다. 국민들이 그들을 뽑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 하셨어요.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습니다. 국민의 것은 국민에게 돌려주십시오." - MBC 해직 기자 이용마 씨

"광화문의 별명은 무엇입니까. '모이자', '싸우자',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 아닙니까, 여러분!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광장을 지켜야 합니다. 어제 황교안이 우리더러 광장을 떠나라고 했습니다. 우리의 메세지는 이것입니다. 너나 총리 관저를 떠나라! 우리는 광장을 지킬 것이다! 맞습니까? 박근혜 구속과 황교안 퇴진을 위해 3월 25일 다시 이곳에 모입시다!

광장에서 우리는 거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광장에서만 거인이어야 하겠습니까. 대학과 작업장과 지역사회에서 우리 모두 거인이 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곳곳을 광화문으로 만듭시다! 광화문처럼 싸워 승리합시다!" -퇴진행동 김광일 집회기획팀장 

촛불 집회 자원봉사자들도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어제는 기쁜 날이었습니다. 우리는 회관에 모여 케이크를 자르며 만세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그 만세에 우리는 팔을 하나밖에 들 수 없었습니다. 사드가 온전히 물러가는 그날, 그때 소성리 주민들은 두 팔을 높이 들 것입니다. 

저는 1년 전만 해도 박근혜를 그다지 미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박근혜를 이렇게 미워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백여 명 남짓 사는 우리 마을에 경찰 1,500여 명이 들어와 우리를 노려봅니다. 우리 주민들이 밭에 일을 하러 가야 하는데 경찰이 막아서서 보내 주지 않습니다. 우리가 농사 지으러 갈 때 검문을 받아야 합니다. 신분증도 제시해야 한다고 합니다. 농사 지을 때 밥도 제대로 못 먹고 들판으로 뛰어 나가는데, 언제 신분증을 들고 가서 경찰에게 보여 줍니까. 그렇게 다녀야 한다는 게 정말 어처구니없습니다. 

우린 8개월 동안 사드를 반대하는 촛불을 들었습니다. 저는 군사도 무기도 모르는 시골 아낙입니다. 그렇지만 사드가 나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전세를 계약해도 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습니다. 그런데 사드를 조선 땅에 들여오는데 계약서도 안 썼대요. 아직까지 계약서를 본 사람도 없답니다. 그럼 원천 무효 아닌가요? 사드를 강행하는 국방장관도 탄핵해야 하겄죠! 국민 여러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정말 법대로 국방부에서 하고 있는지를 밝히십시오! 이 땅의 평화를 위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촛불을 끄지 맙시다! " -성주 소성리 임순분 부녀회장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학살한 정부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열망했고 행동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참사의 진상을 축소, 은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과 저희 가족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이 정부의 끝을 드디어 이뤄 냈습니다! 

어제 저희 가족들은 헌재 앞에서 기쁨과 또 허탈감과 분노를 겪었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것이 대통령 탄핵 사유에 들어가 있지 않다는 게 말이 됩니까. 권력에는 의무가 있습니다. 그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당연히 탄핵 사유인 것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실망도 포기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 행동할 것입니다. 앞으로도 진상 규명, 안전 사회 건설, 우리 대한민국이 더 행복하게 안전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할 것입니다. 민주주의 주권자 여러분, 함께 가십시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 -416가족협의회 2학년 1반 수진아빠 김종기 사무처장 

발언을 마친 세월호 가족들은 무대 뒷편으로 나와 박근혜 탄핵을 즐거워 하며 폭죽을 터뜨렸다.

청와대로 행진하는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

청와대 앞에 모인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은 "박근혜 방 빼라!", "박근혜를 구속하라!", "세월호를 인양하라!", "7시간 밝혀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퇴진행동 박진 사회자는 "셀카를 찍고 SNS에 '#박근혜방빼'라고 적어 올리자! 역사의 현장에 우리가 있었음을 기록하자!"고 했다. 세월호 가족들도 함께 사진을 찍었다. 

한 시민은 눈 앞에 풍경을 그림으로 그렸다. 

시민들은 '촛불 승리 콘서트'를 즐기기 위해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며 계속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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