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3월 10일.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이 모인 안국역 3번 출구 앞에서 살기(殺氣)가 느껴졌다.

탄기국 소속 여성은 보도블록을 깬 파편을 경찰에게 던졌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파면 결정에 반대하는 탄기국은 헌법재판소로 행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곧 경찰 차벽과 맞닥뜨렸다. 경찰은 이들을 저지하기 위해 방패를 들었다. 한 여성은 길 위에 있는 보도블록을 뜯어 바닥에 내리쳤다. 보도블록이 깨지자, 그중 하나를 집어 버스 위에 있는 경찰에게 던졌다. 다른 남성 역시 경찰에게 던질 나뭇가지와 돌을 가져다 다른 사람들에게 건넸다.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말자는 사람도 있었지만, 이들의 분노를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돌 던지는 행위를 말리는 사람에게 오히려 화를 내며 "이럴 거면 옆으로 가"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경찰 때문에 사람 두 명이 죽었다. 차 쪽으로 가면 피가 흥건하게 고여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사고는 오후 12시경 일어났다. 7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경찰버스를 끌어내기 위해, 경찰차를 흔들다 버스 위에 설치된 스피커가 머리 위로 떨어져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기국은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 여성은 폴리스 라인에 대항하며 거리에서 드러누웠고, 경찰은 캡사이신을 쏘았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경찰과 충돌하는 모습은 현장 곳곳에서 나타났다. 경찰이 폴리스 라인을 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한 여성은 "이게 무슨 민주주의냐"며 드러누웠고, 다른 노인들도 경찰에게 삿대질하며 해체하라고 소리쳤다. 고성은 몸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 한 남성은 밧줄로 경찰 한 명을 잡아끌었다. 경찰이 무리에서 이탈하자, 사람들이 경찰을 발로 밟았다. 경찰은 캡사이신을 쏘며 대항했다. 삼엄한 분위기는 30분 넘게 이어졌다.

물리적 충돌이 덜한 뒤편. 사람들이 새누리당(가칭) 입당 원서를 적고 있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일촉즉발인 앞쪽과 달리 뒤쪽은 물리적 충돌이 없었다. 군복을 입은 탄기국 관계자는 무대에 올라 사람들에게 "새누리당(가칭) 입당 원서를 쓰자"고 권유했다.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언급하며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를 적으라고 했다. 몇 사람이 돌아다니며 새누리당 입당 원서를 뿌렸다. 길 위에 있는 사람들은 나눠 주는 종이를 받아 입당 원서를 써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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