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강동석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는 10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박근혜 파면 결정에 대해 입장을 발표했다. 교회협은 입장문에서, 대통령 박근혜의 탄핵 심판 인용을 '사필귀정'으로 평가하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아갈 실마리를 얻게 되었습니다"라고 밝혔다.

교회협은 광장 촛불의 평화의 힘이 '탄핵 심판 인용'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공공연한 폭력을 조장하며 압박을 가해 오는 악의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시민의 뜻과 법리에 충실한" 결정을 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갈등을 조장해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면 "역사 앞에 잠잠해야" 한다고 했다. "특별히 신앙을 빌미로 극렬한 사회적 대립을 불러왔던 일부 기독인들의 행보는 심히 염려스럽습니다"며, 이들에게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정부에는 "조기에 치러질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입장문 전문.

탄핵 심판 인용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의 입장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어라.
사랑의 열매를 거두리라."
(호세아 10:11)

사필귀정(事必歸正)

헌법재판소가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인용했습니다. 믿을 수 없었던 국정 농단의 실체가 드러난 후 90여 일 만에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아갈 실마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힘겹게 '모든 일은 반드시 옳은 방향으로 돌아가리라'는 사필귀정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습니다.

그간 우리는 탄식과 분노, 좌절과 절망을 이겨 내며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하여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우리는 작은 희망을 붙잡았고 이제 새로운 대한민국의 시작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광장의 촛불은 대립과 갈등을 만들어 내며 도도한 역사의 물줄기를 돌리려 했던 세력들에 맞서 끝까지 평화의 행진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힘겹게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질 위기 앞에서 우리 시민은 평화의 힘을 보여 주었고 그것은 반드시 정의를 이루어 내리라는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불의 앞에 타협하지 않고, 위기 앞에 좌절하지 않으며 평화의 촛불을 들었던 모든 시민들께 존경의 뜻을 표합니다. 더불어 공공연한 폭력을 조장하며 압박을 가해 오는 악의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시민의 뜻과 법리에 충실한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시간이 시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불의의 세력들은 다시금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 호시탐탐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국민주권 시대'라는 새로운 가치를 실현해 내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는 조기에 치러질 대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하시기 바랍니다. 정치권은 시민들의 성숙한 의식이 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정치로 거듭나시기를 바랍니다. 사법부는 터럭 하나도 놓치지 않고 이 사태를 초래한 이들의 죄를 가려내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내려야 합니다.

혹시라도 사회적 갈등을 조장함으로 정치적 이익을 취하려는 모든 세력들은 역사 앞에 잠잠해야 합니다. 특별히 신앙을 빌미로 극렬한 사회적 대립을 불러왔던 일부 기독인들의 행보는 심히 염려스럽습니다. 자제를 당부합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묵은 땅을 갈아엎고 정의를 심으라."(호세아 10:11)는 하나님의 명령을 다시 한 번 무겁게 되새기고자 합니다. 약자를 위하여 세상에 오시고 그들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따라야 하는 교회의 길을 제대로 걸어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적폐로 가득한 묵은 땅을 갈아엎고 국민주권 국가라는 새 터전을 세우려는 믿음으로 서겠습니다.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대한민국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2017년 3월 10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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