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이영훈 대표회장)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정서영 대표회장)이 9일 나란히 "선고 결과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한기총은 "결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승복하는 것이 법치주의의 근간이다. 만일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분열과 극심한 혼란은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된다"고 했다.

한기총은 자신이 속한 진영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원망하거나 탓하지 말고, 사회적 거룩함을 이루어 대한민국을 하나로 만들어 가자고 했다.

한교연도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과 종교인, 시민사회 모두는 헌재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국민 모두를 진심으로 달래고 설득하고 자중 자제토록 함으로써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한교연은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압박은 법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 폭거"라면서 불법적인 단체 행동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한기총·한교연 성명서 전문.

헌법재판소는 오는 10일(금)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에 대한 선고를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탄핵 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후, 90여 일만에 헌정사상 두 번째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대한민국은 '기각 혹은 각하'와 '인용'이라는 단 두 가지의 선택지를 놓고 엄청난 갈등과 대립으로 극명하게 나뉘었다. 대통령 탄핵 심판이라는 중대한 사건이기에 정치적으로 격변의 과정을 겪을 수밖에 없었겠지만, 국민마저 정치 판도에 따라 양분화된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과정 중에 일어난 여러 양상들은 의견이나 주장을 표현한 수단일 뿐 결론이 아니다. 그러나 10일에는 8인 재판관 체제에서 탄핵 심판은 종결된다. 결론은 분명 하나로 내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어떻게 결정이 되든지 간에 그 결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승복해야만 한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기본이요, 근간이다. 만일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제2, 제3의 분열과 극심한 혼란은 필연적으로 다가오게 된다. 어떠한 결론이 내려지더라도 승복하고 양분된 국민이 아닌 하나로 화합된 국민으로서 내일의 대한민국을 열어 나가야 한다.

8인의 재판관이 대한민국의 운명을 결정짓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자신 혹은 자신이 속한 진영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원망하거나 탓하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것이다. 재판관은 법관으로서의 소신과 책무에 따라 판결하는 것뿐이고, 내일의 대한민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힘을 합쳐 만들어 가야 할 우리의 삶이요 터전인 것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결론으로 가는 과정에는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 할지라도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보다 나은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사회적 거룩함을 이루고 하나 되는 성숙한 국민이 되기를 기대한다. 탄핵 심판이 끝이 아닌 미래를 여는 시작이 되고, 정치, 이념, 지역, 세대 등의 갈등을 봉합하고 국민 대통합을 이루는 단초가 될 때 우리 앞에는 희망의 대한민국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017년 3월 9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

헌재의 대통령 탄핵 선고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기일이 10일로 확정됐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지, 기각 또는 각하할지 아무도 모르지만 어떤 판결을 내리든 그것을 번복시키거나 뒤집을 수 없다. 선고가 어떻게 내려지든 헌재의 결정은 그 자체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 그것이 법치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여야 정치인들과 종교인, 시민사회 모두는 헌재 결정에 무조건 승복해야 한다. 본인이 승복할 뿐 아니라 촛불과 태극기로 양분된 지지자들과 국민 모두를 진심으로 달래고 설득하고 자중 자제토록 함으로써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성숙시키는데 앞장서야 한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싸고 우리나라는 해방 이후 최악의 극단적 분열과 갈등이 초래되고 있다. 내일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어느 한 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더 큰 국난의 위기를 몰고 오게 될 것이다.

또한 헌재 선고를 앞두고 헌재와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는 비이성적이고 폭력적인 압박은 법치를 부정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 폭거나 다름없다.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비이성적 선동과 집단적인 폭력은 피와 눈물의 희생으로 쌓아올린 이 땅의 민주주의를 허무는 행위이다. 따라서 그 어떤 불법적인 단체 행동도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결과에 관계없이 대한민국과 국민 모두의 불행이고 아픔이다. 이로 인해 매 주말마다 서울 한복판에서 촛불과 태극기로 나뉘어 민심을 표출해 온 것은 민주국가에서 의사표현의 자유이며, 애국심의 발로라 평가될 것이다. 다만 그것은 헌재 판결 전까지 만이다.

내일 이후 우리 모두는 국가적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이 땅의 분열과 갈등을 치유함으로써 더욱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와 온 성도들은 사순절 기간에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고 묵상하면서 우리 사회의 화합과 통합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2017. 3. 9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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