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의 부조상이 서 있는 임성중학교 ⓒ뉴스앤조이 이승균

베뢰아 귀신론으로 한국교계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63)의 부조상이 서 있는 임성중학교(충남 예산군 오가면 역탑리 463-18, 교장:강전수). 이 학교는 김기동 목사가 이단으로 규정된 것과는 관계없이 훌륭한 졸업생으로 인정해 97년 김 목사의 생일인 6월 25일 기해 그의 부조상을 세웠다.

비록 이단으로 불리지만 수 만명의 신도를 이끄는 성직자인 김기동 목사는 이 부조상에 신학박사이며 석좌교수라는 최정상의 학력을 새겨 넣었다. 그러나 김기동 목사의 자랑스런 직함 뒤에는 숱한 의혹이 자리잡고 있다.

임성중학교측에 따르면 김기동 목사는 1959년 3월 3일 22살의 나이에 이 학교를 1회로 졸업했다. 그러나 학교측 주장과는 달리 김기동 목사의 임성중학교 졸업 사실은 '불가사의'할 만큼 의혹 투성이다.

우선 임성중학교측이 김 목사의 졸업 근거로 제시한 생활기록부 사본은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돼 있으며, 매우 부실하게 작성됐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평생 동안 학생의 학적 사실을 증명하는 생활기록부는 거의 영구적으로 엄격하게 보존 관리되고, 처음 기록당시부터 담임 교사의 책임 아래 신중하게 취급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다.

▲김 목사의 생활기록부는 기재사항이 틀렸을 경우 담임 교사의 도장을 찍는 기본적인
작성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그러나 이 생활기록부는 학생의 가장 중요한 이름마저 처음엔 틀리게 기재했다가 대충 시커멓게 지우고 다시 쓴 것은 물론, 본적도 잘 못 쓴 후 두 줄을 긋고 다시 쓴 흔적을 보이고 있다.

이름의 경우 처음 '金箕東' 중 가운데 글자를 '基'로 썼다가 다시 '箕'라고 고쳤지만 대충 흘려썼기 때문에 '箕'로 봐야 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릴 만큼 성의 없이 기록돼 있다. 특히 김 목사의 생활기록부는 기재사항이 틀렸을 경우 담임 교사의 도장을 찍는 기본적인 작성 원칙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  

바로 본적 기재란에 충청남도 예산군이라고 처음 쓴 후 예산군에 두 줄을 긋고 논산군으로 고쳤지만, 이 부분에 도장을 찍은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름을 고친 부분에 도장을 찍은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이름이 틀렸을 경우엔 아예 다시 작성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지만 틀린 부분을 시커멓게 지우고 다시 써넣었어도 일단 도장을 찍었기 때문에 조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본적 기재란의 틀린 부분에 도장을 찍지 않은 사실은 어떤 변명을 해도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목사의 생활기록부에 나타난 의혹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생활기록부에는 김 목사가 단기 4289년(서기 1956년) 3월 1일 예산 국민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김 목사가 졸업한 것으로 돼 있는 예산 초등학교(충청남도 예산군 예산읍 예산리 107-1, 교장:박양수)는 '김기동'이란 인물이 졸업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교장 명의로 발급했다.

도대체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중학교를 입학해 졸업까지 할 수 있었을까. 임성중학교 이정호 교감(55)은 이런 '불가사의'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궁색하게 답하고 있다. 이 교감은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사람이 중학교를 졸업할 수는 없지만 김기동 목사의 생활기록부가 학교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그를 졸업생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임성중학교측은 부실한 것은 물론 허위사실까지 기재된 생활기록부를 근거로 김기동 목사를 졸업생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훌륭한 졸업생으로 추켜세워 학교 내에 부조상까지 만들어 놓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임성중학교가 믿고 있는 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문제점은 위에서 언급한 것 외에 또 있다. 가족관계 기재란에 보호자가 어머니로 돼 있고 동생이 2명 있다고 돼 있지만 실제 그에겐 위로 형제가 더 있다. 가족관계도 사실과 틀리게 기록돼 있다.

▲특별능력 등 여러 항목 중 오직 혈액형과 질병란에만 각각 'A'와 한문 無를 약자로
써 넣었다. ⓒ뉴스앤조이

특히 신체발달상황 기재란에는 생활기록부 작성 원칙에 어긋나는 매우 중대한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이 부분은 초등학교부터 중학교 1-3년까지 △신체균형 △신체충실지수 △체능급수 △혈액형 △질병 △특별능력 등 여러 항목 중 오직 혈액형과 질병란에만 각각 'A'와 한문 無를 약자로 써 넣었다.  

'A'와 '無의 한문약자'는 초등학교부터 중3까지 모두 똑 같은 필체로 기재돼 있어, 누가 봐도 한 사람이 단번에 썼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각 학년 담임이 직접 작성하는 생활기록부는 입학할 때부터 졸업 때까지 담임이 같지 않다면 분명 필체가 달라야 하지만, 이 생활기록부는 전체적으로 한 사람이 작성한 흔적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출석상황에서도 역시 의혹은 발견된다. 김 목사의 출석상황은 오직 3학년 때만 240일 수업일수 중에 1번만 질병으로 결석한 외에는 239일을 모두 출석한 것으로 돼 있다. 반면 1학년과 2학년의 출석상황은 비워져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임성중학교 이정호 교감은 "임성중학교가 1964년 설립 당시 인근 공립학교를 통합했는데, 아마 김 목사가 이 공립학교에서 편입했기 때문일 것이다"고 밝히고 있다. 76년에 부임한 이 교감은 학교 설립 당시를 자세히 알지 못한다고 덧붙이면서도 생활기록부에 나타난 모순을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이 교감은 설명은 생활기록부의 △행동발달상황 △교과학습발달상황 기재란에서 모순에 부딪치고 만다. 즉 이 교감의 말을 100% 사실로 인정한다면 출석 외의 나머지 기재사항도 3학년 때 외는 모두 공란으로 처리돼야 이치에 맞지만, 이 생활기록부는 이런 기준조차 무시하고 있다.  

우선 학생의 인품을 평가하는 항목인 행동발달상황의 경우, 국민학교부터 중학교 1-3학년 전 과정 모두 기재 돼 있고, 교과학습발달상황도 실제 중학교 전과정을 다닌 것처럼 상세하게 등급이 매겨져 있다. 가령 자주성은 국민학교부터 중3때까지 모두 가장 우수한 '가'를 받았고, 인내성은 국민학교부터 중2까지는 '나', 중3때만 '가'로 채점됐다.

수·우·미·양·가로 채점되는 교과학습발달상황 역시 국어 수학 과학 외국어 등 전 교과목에 걸쳐 빼놓지 않고 일정 점수를 받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만약 김 목사가 중 3때 이 학교에 편입했다면 1-2학년 당시의 점수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받게 된 것일까.

김기동 목사의 학력에 대한 의혹은 임성중학교 생활기록부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김 목사가 졸업했다는 명지대학교 학적부에서 또 다른 허위사실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명지대 학적부에 기록된 김 목사의 출신 고등학교는 세광고등학교(충북 청주시 흥덕구 미평동 349번지, 교장:오연진).

그러나 세광고 졸업생 명부에서 '김기동'이라는 이름은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성락교회 탈퇴자들의 모임인 성락교회바로세우기협의회(회장:김은정)는 학교 학적 담당자로부터 '김기동 목사의 졸업사실을 찾아 볼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컴퓨터 조회결과 졸업생 명단에서 김기동이란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것.

그렇다면 명지대 학적부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작성된 것일까. 세광고 졸업장 없이도 명지대에 정식으로 입학이 가능했던 것일까. 이 학적부에는 김 목사가 1966년 국문과에 입학해 1970년 2월 졸업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그리고 김 목사의 졸업증명서 역시 같은 내용이다.

▲예산초등학교 교장 명의로 발급된 확인서.
한편 명지대 학적부에 출신고가 세광고로 나타나기 전까지 김기동 목사는 예산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바 있다. 과거 성락교회측이 공개한 김기동 목사의 이력에는1945년부터 1957년까지 성환국민학교에 입학해 예산농업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또 김기동 목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자료를 수집, 그의 이단성을 증명한바 있는 원세호 목사(보광교회)도 그가 1959년 3월 예산농고를 졸업했다고 밝히고 있고, 전 성락교회 교인들도 예산농고 졸업을 기정 사실로 알고 있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없어진 예산농고 학적부를 관리하고 있는 공주대학교(총장:오제직)는 지난 9월 3일 김 목사가 예산농고에 입학이나 졸업한 사실이 없다는 확인서를 발급했다. 결국 김 목사가 세광고는 물론 예산농고도 졸업하지 않았다는 다소 믿기 어려운 사실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임성중학교에 서 있는 김 목사의 부조상 취지문에는 그가 신학박사·목회학 박사·석좌교수라고 써 있다. 또 이정호 교감은 "석좌교수의 위치까지 오른 졸업생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교육적 성취감을 불어줄 목적으로 부조상을 세웠다"고 말하고 있다.

귀신을 쫓아내는 신통한(?) 능력을 발휘하며, 수 만명의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김기동 목사. 그러나 신통한 능력보다 정직과 신뢰를 더욱 귀한 모토로 삼아야할 한 성직자의 진정한 학력의 실체는 귀신도 모를 만큼 오리무중 속에 묻혀 있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