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장애인을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윤보환 감독이 6일 감신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윤보환 감독은 이날 사과하면서 '정상인', '장애우'와 같은 표현을 쓰기도 했지만, 앞으로 이런 용어까지 실수하지 않도록 교육받겠다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감리교신학대학교(이환진 총장직무대행) 개강 영성 채플에서 "몸 팔고 술 파는 사람은 안 될 거 아니냐"는 등 여성·장애인 비하 설교로 물의를 빚은 윤보환 감독(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이 3월 6일, 감신대를 찾아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윤보환 감독은 이날 오전 11시, 감신대 국제회의실에서 학생들과 주요 보직 교수가 모인 가운데 "여성과 장애우를 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으나 설교 중에 해서는 안 될 단어와 비유들이 들어갔으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평소 21세기는 하나님께서 여성을 쓰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중부연회 여교역자회가 활성화되는 데 최선을 다하여 도왔다"면서 문제의 발언은 본심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한 "나는 척추결핵을 통해서 척추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다. 그런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놓지 않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실을 처음 알리는 것이라고도 했다.

윤 감독은 "변명의 여지없이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한다.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사순절 기간에 강단에 서지 않을 것이고, 약속된 일정을 포함해 모든 설교를 하지 않고 금식하며 자숙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부연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재발 방지를 위한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목회자 연수 과정에도 포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감독 스스로 먼저 교육받을 것이라고도 했다.

기자는 사과문을 다 읽은 윤보환 감독에게 "조용기 목사 같은 성령의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발언은 어떤 뜻이었는지 물었다. 윤 감독은 "조용기 목사 예는 적절치 못한 것 같아 미안하다. 그 사람의 사상이나 신학을 본받자는 게 아니고, 감신에서 민족을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이 나오면 좋겠다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학생들은 이환진 총장직무대행과 질의응답을 했다. 학교는 재발 방지 교육을 하고 및 채플 설교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 매뉴얼을 제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더 근본적이고 체계적인 후속 대책을 학교에 요구했다. 한 학생은 "평소에는 그런 발언을 하는 목사도 학교에 와서만 안 하면 된다는 것이냐. 평소에 강사 선정을 더욱 꼼꼼하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채플 강사로 여성 목회자들을 더 세워 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학생들에게 사과의 뜻을 표하고, 향후 재발 방지책을 세우는 과정에서 학생들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감신대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학생들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며, "강사 선정은 학생경건처와 학생경건위원회 주관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경건처가 잘못했다고 보지는 말아 달라. 어쨌든 학교의 임시 대표로서 모두에게 미안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계획을 세우는 과정이기에 구체적인 플랜을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학생들은 학교의 플랜에 학생들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간담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환진 총장직무대행은 조만간 학생과 교수들이 모이는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했다. 감신대는 윤 감독의 사과문을 대자보로 제작해 학내 전 구성원이 볼 수 있도록 게시할 예정이다.

다음은 윤보환 감독의 사과문 전문.

사과의 글

저는 지난 28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개강 영성 집회를 인도하였습니다. 미래를 책임지는 학생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저는 행복했습니다. 예배실을 가득 채운 학생들을 보면서 감리교회의 희망을 보았으며, 이 마음을 전달하려는 설교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표현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입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합니다. 제 마음에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장애우를 비하하려는 뜻은 전혀 없었으나 설교 중에 해서는 안 될 단어와 비유들이 들어갔으며 이는 매우 잘못된 것으로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저는 설교할 때마다 수시로 21세기는 하나님께서 여성을 쓰신다고 강조하고 있으며, 중부연회 여교역자회가 활성화 되는데 최선을 다하여 도왔고, 지금도 여성 목회자들의 사역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회 행정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가슴에 담아 두었던 고백을 한다면, 저는 척추결핵을 통해서 척추 장애를 가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그런 이유로 장애인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놓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시작한 장애인 시설과 양로원 시설 등 9곳을 16년 동안 후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년 달리다굼 찬양제를 통하여 함께 공연하며, 성도들과 제가 장애우들과 함께 어울려 하나 되어 춤추는 날이며 교회 창립 주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변명의 여지없이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하여 깊은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사죄합니다. 매일 매 순간 저의 부족함을 자책하고, 깊이 반성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하여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습니다. 연회 연수 과정에 관련 과목을 건의하여 개설되도록 힘쓰고, 저부터 교육받을 것이며, 지속적인 인식 개선을 위하여 연회 안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사순절 기간 동안 강단에 서지 않을 것이며, 일체의 설교도 하지 않겠습니다. 약속된 설교라 할지라도 양해를 구하여 다른 설교자를 세울 것이며, 이 기간 동안 금식 기도하며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저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자숙의 기회로 삼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저의 부족함을 용서해 주시고,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라는 말씀과 같이 너그러운 사랑의 마음으로 저의 허물을 덮어 주시고 기도해 주시길 간곡히 바랍니다.

2017.3.6.
윤보환 드림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