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교계 기독 단체들이 연합해 준비한 '종교개혁 500주년 연합 기도회' 첫 모임이 열렸다. 2월 27일 성산동 나눔교회(조영민 목사)에서 열린 기도회에는 목사, 교인, 기독 단체 활동가 등 100여 명이 모여 공동체와 나라, 소수자와 약자를 위해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한국교회가 500년 전 중세 가톨릭교회의 모습을 닮아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며, 나라와 교회를 새롭게 해 달라는 취지로 모였다. 이만열 교수(숙명여대 명예)와 김회권 교수(숭실대)가 메시지를 전하고, 기도 인도자와 함께 통성으로 기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만열 교수는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말한 E.H.카의 말을 인용했다. 과거의 일을 시대적 상황에 비추어 살펴보자는 뜻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이만열 교수는 '역사를 이렇게 기억하라'는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이만열 교수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대화"라는 E. H. 카의 말을 인용했다. 종교개혁 당시 현실을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에 비추어 이해하고 나아갈 바를 찾자는 취지였다.

이만열 교수는 한국교회에 만연한 성직자와 평신도 간 위계질서를 비판했다. 루터가 주장한 만인사제 정신을 회복하고, 모든 직업이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calling)임을 기억하며 살자고 했다. "의를 위해 핍박받는 자는 복이 있다"는 산상수훈 말씀도 되새기자고 했다. 이 교수는 "예수 믿으면 돈 잘 벌고 공부 잘하게 된다는 소위 '여의도 복음'이 한국교회를 오염시켰다"고 했다. 영국 땅 2/3를 차지할 정도로 권력과 부를 거머쥐었던 교황청에 저항하는 데서 종교개혁이 출발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김회권 교수(숭실대)는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에 급진적 메시지를 던지자고 했다. 김회권 교수는 "회개하라, 하나님나라가 가까이 왔느니라"는 마태복음 4장 17절 말씀을 인용하면서 급진적 메시지를 선포한 예수의 삶을 상기시켰다.

그는 회개하라는 말이 관념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단순히 '옳은 말'을 하는 것만으로는 권력자들이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예수는 나사렛과 가버나움의 시달리는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말에 힘이 있었다"면서 "하나님과의 동행을 확신하는 자만이 살아 있는 권력자에게 회개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했다.

메시지 이후 다함께 기도하는 순서가 있었다. 참석자들은 청년(김성우 IVF 동서울지방 대표간사), 교인(이명희 CBS 아나운서), 목사(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의 인도에 따라 통성으로 기도했다. 이들은 한국 사회 아픈 곳곳을 상기하며 구체적으로 기도했다. 무너지는 공동체와 청년을 위해, 사회에서 배제되고 소외된 여성, 가난한 자, 장애인, 소수자를 위해 기도했다. 교회 내에서 성직자와 평신도로 구분된 위계질서, 평신도 사이에서 나뉘어진 보이지 않는 계급을 타파해 달라고 함께 기도했다.

참석자들은 "오늘날 거룩한 본분을 상실하고 세상의 근심거리가 되어 버린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달라. 한국교회가 생명의 빛이 가득하며, 진리와 정의를 위해 헌신하며, 약한 자와 가난한 자의 친구가 되며, 만물을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하고 통일시키는 증언의 공동체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연합 기도회는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다음 기도회는 3월 27일 나눔교회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기도회와 함께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우리의 결단'이라는 이름으로 서명도 받고 있다. 예수와 종교 개혁자들이 보여 준 길을 따라가고, 사회와 교회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지키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누구나 서명할 수 있다.

100여 명의 참석자들은 공동체와 소외받고 배제되는 이웃, 나라와 교회를 위해 기도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