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평택대학교 조기흥 명예총장(85)이 여성 직원 A를 20년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데 이어, 여성 교수들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평택대 교수들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여성 교수 두 명은 조 명예총장에게 성추행·성희롱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직접 진술서를 작성해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 교수들은 조기흥 명예총장이 A를 무고와 명예훼손 등으로 맞고소했다는 소식을 듣고 진술서를 작성했다. 자신들이 겪은 피해와 함께, 여러 정황을 종합할 때 조 명예총장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A의 주장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라 믿는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대 관계자는 "학교 내 조기흥 명예총장의 영향력 때문에, 진술서를 쓴 교수들은 신원이 드러날까 매우 걱정하고 있다. 실제 진술서를 작성한 교수를 찾으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평택대학교 교수들은 조기흥 명예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평택대학교 여성교수회 등은 27일 오전 명예총장실 앞을 찾아 침묵 시위를 벌였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교수들 "명예 실추한 명예총장 퇴진"

평택대 교수들은 조기흥 명예총장이 학교 위상을 추락시키고 많은 사람에게 추가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여성교수회 교수 3명을 포함한 평택대 교수 5명은 2월 27일, 임시이사회가 열린 명예총장실 앞에서 '대학 명예 실추 명예총장 퇴진', '여직원 성추행 명예총장 퇴진'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벌였다.

한 여성 교수는 기자와의 대화에서 "조기흥 명예총장은 기본적으로 여성을 인격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죄의식이 없다고 보면 된다. 딸 같다고, 귀엽다고 아무데서나 성희롱을 일삼는다"고 말했다. 그는 조 명예총장 근처에서 이런 상황을 목격한 사람이 부지기수라며,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피해자 진술은 사실일 것이라고 했다.

시위하는 교수들은 대부분 정년을 앞두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는 퇴임할 때가 가까워 비교적 편한 마음으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아직 10년 이상 근무해야 하는 교수들은 가족과 자녀들을 생각해, 피해 사실도 공개하지 못하고 퇴진 촉구도 못 한다"고 했다.

기자는 조기흥 명예총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오전 10시 30분부터 약 3시간 동안 이사회가 열리는 명예총장실 앞에서 기다렸으나, 끝내 그를 만날 수 없었다. 회의는 이사장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원로) 등 상당수가 불참한 가운데 개회 정족수만 채워 열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총장을 비롯한 이사들은 회의 시작 이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점심 식사도 도시락을 반입해 내부에서 해결했다.

기자가 법인사무국 직원에게 조기흥 명예총장 인터뷰를 요청하자, 직원은 난색을 표했다. 그는 "오늘 연 임시이사회에서 조 명예총장 성폭행 피소 문제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교수 신규 임용과 승진 등 인사 문제만을 위해 모인 것이고, 다른 안건은 없다"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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