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현선 기자] 성소수자차별반대무지개행동과 성소수자가족구성원보장을위한네트워크는 2월 1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민주당이 말하는 '더불어'에는 성소수자는 없고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소속 목사들만 있는 것 아니냐"는 규탄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표심 계산에 함몰되어 소수자들의 인권을 배제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성소수자부모모임 나라 씨가 발언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현선

"문재인 후보에게 묻고 싶다. 차기 대선 주자로 표를 의식하며 머리 조아리는 행위가 부끄럽지 않은가! 만약 자녀가 아무 죄 없이 차별과 편견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아버지로서 어떻게 할 것인가. 인권은 우리 성소수자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것이다. 우리 자녀들은 귀한 선물이기에 그 무엇 때문에라도 차별해서는 안 된다. 하느님의 거룩한 말씀을 폭력의 도구로 쓰는 행위는 하느님을 모욕하는 비겁한 자들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힘 없는 사람과 함께 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은 어디 있는가. 하느님이 성소수자를 본다면 자비를 가지고 그들과 함께할 것이다. 어떤 대주교는, 게이와 레즈비언에게 사랑을 보여 주지 않는 모두는 신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했다. 동성애를 증오하는 것이 아니라 신을 증오하는 행위라고 했다. 모두가 귀한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양동규 정치위원장이 발언을 이어 갔다. 뉴스앤조이 현선

"모든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라는 것이 있다. 우리의 역사는 그런 편견과 차별로부터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의 인권 감수성 및 의식은 이 시대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석 달에 걸친 촛불 광장은 최순실 사태에 대한 것만이 아니다. 이 고통스러운 인권·노동 시스템에 지친 사람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이다. 천만 촛불의 함성은 잘못된 구조와 불평등을 우리 힘으로 고치겠다는 외침이었다. 문재인 후보는 그것을 엉뚱하게 가로채려고 하고 있다."

녹색당 김주온 공동운영위원장이 발언하는 모습. 뉴스앤조이 현선

"차별에 반대하는 정치인의 존재에 대한 찬반을 물어야 할 것이다. 문재인 후보가 만들겠다는 그 새로운 나라에 '소수자'를 위한 자리가 있는가. 소수자의 자리가 있는 만큼, 당신의 자리가 있을 것이다."

[성명] 성소수자 인권 배제하는 대통령 후보는 필요 없다.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재인을 규탄한다!

지난 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찾았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로서 우파 개신교의 표를 의식한 행보였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은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돼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으므로, 추가 입법으로 인한 불필요한 논란을 막아야 된다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공식 입장"이라 발언하며 차별 선동 세력 비위 맞추기에 나섰다. 심지어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요구한 목사들에게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그들을 안심시키기까지 했다. 차기 대선 후보들이 통합 운운하면서 교회를 찾아가 비위 맞추는 것이 언제부터 상례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문 전 대표의 태도는 2012년 대선 출마 당시 차별금지법 제정 약속을 뒤집는 것이기도 하다.

차별금지법은 유엔 등 국제 인권 규범은 물론 대한민국 헌법으로 보장된 평등권으로부터 당연히 도출되는 국민의 권리다. 누구든 부당한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예방하고, 차별을 당하는 상황에 있다면 신속하고 실질적으로 구제하여 궁극적으로 사회 모든 영역에서 평등을 추구하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렇기에 차별금지법은 단순히 성소수자만을 위한 법이 아니며, 그동안 어디 말할 곳 없이 차별적인 제도와 사회구조 아래 참고 견뎌 온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쥐어 주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주 시민들이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고 외쳤던 이유이기도 하다. 매서운 겨울 추위도 마다하며 광장에 나온 것은 단순히 박근혜 정권을 향한 분노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민들이 외친 '적폐 청산'은 국정 농단에 대한 처벌 너머 모두의 존엄을 보장하고 이 땅에 민주주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자는 엄중한 요구였다.

성소수자 역시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는 믿음으로 무지개 깃발을 들고 광장을 지켰다. 함께 촛불을 든 다른 시민들처럼 우리도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대한민국에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처벌하는 군형법 조항이 존재하고, 청소년 성소수자 두 명 중 한 명이 자살을 시도한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만으로 직장에서 쫓겨나는가 하면, 사랑하는 동성 애인이 가족으로 인정되지 못한 채 배제되고, HIV/AIDS 감염인이라는 이유로 진료 거부 당하기가 부지기수다. 성소수자에게 인권은 목숨이다. 

촛불을 밝힌 이들은 지난 세월 삼켜 온 울음을 모아 온 이들이다.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여성, 비정규직, 미혼모, 이혼 가정, 저학력인 사람, 가난한 사람, 질병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평등과 민주주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든 시민들의 촛불은 매주 거리 위에 근본적인 사회 변화를 외치며 모두의 인권과 존엄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는 거리 위의 민심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변화의 불길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기득 권력은 자리를 놓지 않으려 국민의 부름에 시간만 끌고 있다. 그사이 탄핵을 반대하는 수구 우익 세력들은 반성과 처벌은커녕 독재를 찬양하고 계엄까지 요구하며 인면수심으로 광장에 나와 시민을 위협한다. 그런 중에 문재인 전 대표는 합의를 명분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 없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는 민주주의와 존엄을 위한 사회 변화 의지를 배제한 채 때 이른 표심 장사에 국민의 기본권을 내다 버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변화의 함성을 거스르고 허울뿐인 통합의 완장을 차려는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비단 문재인 전 대표에게만 해당하는 사안이 아니다. 변화의 외침에 책임을 져야할 모든 정당과 정치인이라면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율의 저울 위에 올려놓아선 안 된다. 언제까지 성소수자 인권은 합의의 대상으로 머물러야 하는가. 아니, 합의를 위해 당신들은 무엇을 노력하고 있는가. 변화를 위한 설득과 충돌의 시도 조차 없는 합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구실로 전락할 뿐이다. 표심에 휘둘려 성소수자 인권을 보장하는 제도를 배제하는 것은 언제고 사회적 소수자를 배제할 수 있다는 입장 표명과도 같다. 이는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재벌에게 팔아먹고, 여성과 소수자의 삶을 혐오‧차별 선동 세력에게 내다 버린 지난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 민주당과 문재인은 성소수자들의 분노에 답하라. 표심 계산에 함몰되어 성소수자 인권을 배제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표를 규탄한다.

2017년 2월 16일

차별금지법 반대하는 문재인과 민주당을 규탄한다!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노동당 성정치위원회,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구퀴어문화축제, 대전 성소수자 인권모임 솔롱고스,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레주파, 무지개인권연대, 30대 이상 레즈비언 친목모임 그루터기,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사) 신나는센터, 언니네트워크, 이화 성소수자인권운동모임 변태소녀하늘을날다, 정의당 성소수자 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차별없는세상을위한기독인연대,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한국레즈비언상담소,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 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녹색당 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학성소수자모임연대 QUV, 정의당 성소수자인권위원회,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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