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서울디지텍고등학교 곽일천 교장이 "대통령 탄핵은 객관적 증거 없이,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정치적인 판단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었다.

곽일천 교장은 2월 7일 서울디지텍고 종업식에서 약 1시간 동안 "탄핵은 정당성이 없다", "태블릿 PC 소유자도 누구인지 따져 봐야 한다", "블랙리스트는 좌파 정권이 작성한 화이트리스트가 정권이 바뀌면서 특혜를 주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다" 등의 주장을 펼쳤다. 일부 학생은 교장이 극우 진영의 주장만 대변하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영상을 통해 사건이 알려지고 일간지에서도 기사화하자, 곽일천 교장은 13일 학교 홈페이지에 해명 글을 올렸다. 곽 교장은 "어느 편이나 누구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는 것이 아닌, 한 사회과학자로서 학생들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장으로서 학생들이 어느 한쪽에 치우친 생각에 머물러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꼈다). 이를 균형 잡도록 해 주는 교육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토론회 당시 학생들의 매우 강한 반대 의견도 경청했다면서, 개학 후 학생들과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서울디지텍고는 기독교 사학으로, 설립 목적에 "대한민국의 교육 이념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고등보통교육 및 공업에 관한 전문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사장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소속 현직 목사가 맡고 있다.

곽일천 교장은 평소에도 보수·극우 진영의 주장을 대변하고 옹호해, 수차례 구설에 오른 전력이 있다. 2014년에는 친일·독재를 미화했다는 평가를 받은 '교학사' 역사 교과서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채택해 주목을 받았다.

2016년 2월에는 서울시교육청이 일괄 편성한 <친일인명사전> 구입 예산을 거부해 뉴스에 실렸다. 당시 곽일천 교장은 "특별히 이 책을 비치해야 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며 서울시교육청에 예산 30만 원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탄핵 정국이 되자, 그는 서울디지텍고 홈페이지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글을 수차례 게재했다. 사건이 알려진 후, 현재 학교 자유게시판에는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곽 교장을 치켜세우는 글을 올리고 있다.

곽 교장은 설립자 이채선 여사의 장남으로, 경원대학교 교수를 지내다 2010년 학교장으로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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