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7일 이슬람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 대도시 공항 곳곳에서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반발은 거세졌다. 트럼프는 기독교 방송 CBN과 인터뷰에서 기독교인을 우선적으로 받겠다는 의향을 드러냈다. 그는 "난민 중에서도 박해받는 기독교인에게 미국 입국 우선권을 주겠다"고 말했다.

유명 목사이자 교계 리더들이 트럼프의 이 발언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종교 구분 없이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공개서한을 <워싱턴포스트>에 게시했다. 리디머장로교회 팀 켈러(Tim Keller) 목사 부부, , 윌로우크릭교회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 부부, 교계 여론조사 기관 라이프웨이리서치 에드 스테처(Ed Stetzer) 회장, 작가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 미국오픈도어선교회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회장을 포함해 1,79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을 바라보는 시각에 우려를 표했다. 예수님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에서 '이웃'은 기독교인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난민의 믿음이나 출신 국가에 상관없이, 박해와 폭력을 피해 도망 나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웃'에 해당한다고 했다.

"예수를 따르는 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끔찍한 박해와 학살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환영하는 동시에 연약한 무슬림 혹은 다른 믿음의 사람들, 아니면 믿음이 전혀 없는 사람들 또한 환영한다."

서명자들은 2,0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고통받는 자들의 이웃으로 살았던 기독교 역사를 되새기며 이제 와서 그 부르심을 외면할 수 없다고 했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그러했듯이 연민과 안전은 공존할 수 있다. 박해받고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매일이 소중하다. 지연되는 모든 순간에 그들의 희망은 파괴된다"고 썼다.

그동안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찬성을 표한 보수 기독교 인사들은 많았다. 빌리 그레이엄의 아들이자 구호단체 대표인 프랭클린 그레이엄(Franklin Graham), 리버티대학 제리 폴웰 2세(Jerry Falwell Jr.) 총장, 전 남침례회 회장 로니 플로이드(Ronnie Floyd) 목사 등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동안 정치적인 논쟁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던 이들도 다수 이번 공개서한에 이름을 올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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