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주요 교단이 이단으로 규정한 하나님의교회세계복음선교협회(하나님의교회·김주철 총회장)가 교회 예배당뿐만 아니라 은행·웨딩홀·멀티플렉스 건물도 사들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2월 2일, 경북 경주시 황성동 한 주택가에 하나님의교회 신자들이 모여들었다. 포항·경산·울진 등지에서 온 이들은 예배당 헌당을 기념했다. 헌당식이 열린 이곳은 작년까지만 해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 소속 A교회가 사용하던 예배당이다. 수억 원 빚을 안고 있던 A교회는 지난해 7월 하나님의교회에 16억 원에 예배당을 팔았다.

부산시청 뒤에 있던 멀티플렉스. 2년 전 하나님의교회가 매입했다. 다음 로드뷰 갈무리
경북 김천에 있는 하나님의교회 건물. 다음 로드뷰 갈무리

건물 사들여
1~2년 내부 공사 후
헌당식

하나님의교회는 교회에 접근해 예배당을 사들여 왔다. 이들은 예배당 내부 수리와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지역 신자들을 초대해 헌당식을 연다. 1월 30일부터 2월 2일까지, 영남 지역에서만 헌당식이 다섯 차례 열렸다.

경북 경주에서 하나님의교회 신자들이 모이던 날, 경북 김천 남산동 한 건물에서도 헌당식이 열렸다. 이곳은 지상 4층, 전체 면적 1,739㎡(527평)로 동네에서 눈에 띄게 큰 건물 중 하나다. 은행이 사용했던 건물이다. 하나님의교회는 2015년 7월, 약 20억 원을 주고 이 건물을 매입했다.

부산 연제구에서도 헌당식이 열렸다. 하나님의교회는 부산시청, 거제시장과 인접한 지하 3층 지상 8층 멀티플렉스를 통째로 매입했다. 대지 면적 4,123㎡에 전체 면적 6,980㎡ 규모다. 약 2년간의 내부 공사를 마친 하나님의교회는 1월 30일 헌당식을 열었다. 이날 신자 2,000여 명이 모였다고 밝혔다.

경남 지역에서도 헌당식을 열었다. 1월 31일 부산시 사하구의 한 웨딩홀 간판이 하나님의교회로 바뀌었다. 건물 세 동으로 이뤄진 이곳은 전체 면적이 7,237㎡(2,193평)에 달한다. 하나님의교회는 2015년 4월 매입했다.

김해시 내동에 있는 5층짜리 건물 지하에서도 헌당식을 했다.

하나님의교회는 교회, 멀티플렉스 건물 등을 사들여 왔다(사진 속 건물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뉴스앤조이 최유리

하나님의교회 관계자는 2월 7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교인 수가 증가하면서 예배당을 추가로 매입했다"고 말했다. 경기 파주·연천·포천, 강원 원주 지역에서도 헌당 행사를 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나님의교회가 이번에 헌당식을 연 건물 매입가를 모두 합치면 100억이 넘는다. 막대한 자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하나님의교회 관계자는 "전 세계에 2,500여 교회가 있고, 등록 교인만 200만 명이다. 특별히 하는 사업이 있는 건 아니고, 헌금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하나님의교회피해자가족모임(하피모) 김영한 대표는, 헌금이 많이 들어오게 되는 배경을 시한부 종말론에서 찾았다. 하나님의교회를 창립한 고 안상홍 씨는 자신의 저서 <신랑이 더디 오므로 다 졸며 잘새>에서 1988년, 2012년 종말이 온다고 주장했다. 이 말을 믿은 교인 상당수가 하나님의교회에 재산을 바쳤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시한부 종말론을 믿은 교인들이 재산을 바쳤다. 배우자와 이혼하고 분할받은 재산을 헌금하는 이도 있다. 이렇게 모은 돈을 건물 구입하는 데 쓰는 것이다. 세상이 멸망할 때 재난이 전 세계에 도래하지만, (하나님의교회) 예배당만큼은 안전하다고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에 하나님의교회 측은 하피모의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 관계자는 "하피포가 10년째 하는 얘기지만, 근거 없는 주장이다. 하피모는 자기들이 피해자라고 말하는데 10원 하나 낸 거 있는지 묻고 싶다. 개인의 종교 활동을 외부에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할 수 없다. 신자들 헌금은 강요가 아니라 믿음에서 나온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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