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데나리온은 신약시대 때 노동자가 받는 하루 품삯입니다. 저희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재정난이 있는 청년들에게 한 데나리온을 빌려주고 싶습니다. 여행을 떠나고 싶거나 무언가를 배우고 싶은 청년들에게 생활비를 주고 싶습니다. 그런 의미를 담아 데나리온뱅크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데나리온뱅크는 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청년에게 소액 대출을 해 줄 목적으로 만든 자조 금융기관이다. 갑작스럽게 생활비가 필요한 청년, 돈이 없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청년을 돕기 위해 지난해 6월 구성했다. 서울시로부터 기금도 지원받았다.

본격적으로 출범하기 전, 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2월 4일 데나리온뱅크 발기인 대회를 열었다. 한국기독청년협의회 남기평 총무가 참가자들에게 데나리온뱅크를 설명했다. 자조 금융에 관심 있는 청년이 2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자조 금융 '데나리온뱅크' 발기인 대회가 열렸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담보 없이 자율 이자
상환율 낮지 않아
재무 교육도 실시

데나리온뱅크의 모토는 '한 사람을 외면하지 않는 경제 문화'다. 돈이 곧 힘이 되는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이 없어 낙담하는 청년들 숨통을 틔어 주고자 시작했다. 이들은 기존 금융권이 추구하는 것과 달리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 대출받는 사람의 신용 정보나 상환 가능성보다 이 사람에게 얼마나 데나리온뱅크의 대출이 필요한지를 우선순위로 삼는다. 모든 대출은 무담보로 진행된다. 대출하려는 청년은 데나리온뱅크 활동가들에게 재무 상담을 받아야 한다. 상담 과정을 거쳐 대상자를 선발한다.

대출금 상환 기간도 기존 금융권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 본인이 낼 수 있을 때 자유롭게 내면 된다. 누군가는 상환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담보·무보증으로 돈을 빌려주는 청년연대은행토닥의 상환율만 봐도 89%를 넘는다. 남기평 총무는 다른 사람들 우려만큼 상환율이 낮은 편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대출 이후에는 청년들에게 재무 교육을 실시한다. 소액 대출이지만 청년이 직접 재정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자조 금융에 관심 있는 청년들이 모였다. 데나리온뱅크는 3월 창립 총회 이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데나리온뱅크는 다른 자조 금융기관과 달리, 조합원이 아닌 청년에게도 대출해 준다. 굳이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된다. 다만 조합원이 아닌 사람에게는 생활비 목적으로 최대 50만 원을 빌려준다. 조합원에게는 어떤 목적이든 관계없이 필요할 때 최대 50만 원을 빌려준다.

대출금 마련은 어떻게 할 생각일까. 50만 원을 20명에게 빌려주더라도 1,000만 원이 필요하다. 데나리온뱅크는 조합원을 모집하고 후원을 받을 계획이다. 조합원은 최소 월 1만 원을 낸다. 출자금 5,000원과 조합비 5,000원이다. 조합원이 원하면 더 많은 출자금을 낼 수 있다. 이는 대출을 위한 금액으로만 쓰인다. 탈퇴 시 돌려받을 수 있다. 조합비는 데나리온뱅크 운영을 위한 금액으로 사용된다. 후원 회원도 모집한다. 교회나 개인이 데나리온뱅크 취지에 동의하면 매달 2만 원 이상 후원할 수 있다.

데나리온뱅크는 3월 18일 창립 총회를 연다. 창립 총회를 시작으로 조합원 모집 등 자조 금융 활동을 펼쳐 갈 예정이다. 데나리온뱅크에 관심 있는 사람은 발기인과 총회준비위원회에 함께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이충희 간사(010-2938-0433)에게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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