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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유용 의혹 목사 "내가 교회에 끼친 유익 100억"
남해읍교회, 은퇴 예우금 6억 놓고 분란…"기본 예우인데, 억울해 죽을 지경"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7.01.26 17:31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경상남도 남해 한 교회에서 은퇴하는 목사 예우를 놓고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당사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소속 남해읍교회에서 20년간 시무하고 70세 은퇴하는 정동호 목사. 정 목사는 자신의 공헌도를 감안해 은퇴 예우금 6억과 원로목사 추대를 요구했으나, 일부 교인이 반발하고 있다.

정동호 목사는 지난해 은퇴를 준비하며 교회에 예우안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자신의 시무 기간과 본봉, 공헌도를 고려해 A안(10억), B안(8억), C안(6억)을 제시했다.

우여곡절 끝에 C안이 채택됐지만 반발하는 교인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평소 정동호 목사의 행실과 이력을 고려했을 때 그 정도 액수의 예우금을 줄 수 없다고 했다. 이미 교회 돈으로 연금도 적립해 줬고, 1년 예산이 7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시골 교회에서 은퇴 예우비를 그렇게 많이 책정할 수는 없다는 이유였다.

교회는 담임목사 20년 사역으로 교회에 100억 원대 유익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예우를 안 하고 버티지 말고 빨리 원로목사로 추대하고 6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담임목사 재직 시
100억 유익 끼쳐
"경영 성과로 따지면 
공로 헤아릴 수 없어"

교인들은 2016년 10월께 우연히 예배당에서 '원로목사'라는 제목의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인쇄 과정에서 복사기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건에 따르면, 담임목사가 교회에 끼친 경제적 유익이 정리돼 있다. 12개 항목은 다음과 같다.

△교회 건축: 2억 4,000만 원으로 현 시가 70억 △어린이집 회생: 10년 * 2억 = 20억 유익 △구 교회 찾음: 8억(3년 재판 승소) △도로포장: 군으로부터 8억 지원 △세금 면제: 설 사장 주택 구입: 차액 2억 6,000만 원에 해당하는 세금 면제 △건축 헌금 및 일천번제 헌금: 1억 △2015년 헌금 및 가운: 2,000만 원 정도 △부임 시 교회 재정 2억 원을 연 10억으로 성장시킴(5배) △노회 회관 건축 20억 △충성교회 건축 1억 5,000만 원 기부 채납 △남해읍교회 105년사 출간 △예장통합 진주남노회 50년사 발간

교회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남해읍교회 답변서'라는 문서에도 유사한 내용이 나온다. 9쪽짜리 문서 중 이 부분에는 밑줄이 그어져 있다.

"정동호 목사는 2억 4,000만 원으로 현 시가 70억의 남해읍교회를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동호 목사 개인이 건축 헌금 및 3,000번제로 총 1억 원을 하게 됩니다. 또 군(郡)으로부터 교회 주변 도로를 확충하는 데 8억 원의 지원을 끌어냅니다. (중략) 기타 등등 약 100억에 해당하는 유익을 사역 가운데 남겼습니다. 경영 성과로 따지면 그 공로를 이루 헤아릴 수도 없습니다."

정 목사 예우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이 중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한 교인은 "정 목사는 전형적인 오너(owner) 마인드였는데 교회 시가를 따지는 데서부터 황당해서 말이 안 나온다"고 했다.

다른 교인은 "헌금이나 성가대 가운 구입한 것은 왜 담임목사 사역에 포함하는가. 가운 50벌 했는데 무슨 2,000만 원이 들었다는 건지 모르겠다. 노회 회관 건축이나 군부대 교회(충성교회), 노회사 발간은 엄연하게 따지면 남해읍교회를 위해 한 사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정동호 목사는 이미 3억 원짜리 적금 통장을 교회로부터 넘겨받은 상태다. 예우금 절반을 수령한 셈이다. 교회 관계자는 월 1,300만 원씩 붓는 2년 짜리 적금 통장을 만들었고 만기 적금 3억 원을 찾아 담임목사에게 지급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곧바로 1,300만 원 짜리 2년 만기 3억 원 통장을 또 하나 만들었다. 이 적금은 2016년 10월 다 찼다. 교인들은 정 목사가 이 통장도 주기 전까지는 안 나가겠다고 버티는 것이라고 했다.

정동호 목사와 부목사는 1월 21일 남해를 찾은 기자의 취재를 거부했다. A4 3장짜리 질문을 보낸 후 입장을 들을 수 있었다. 정동호 목사는 "억울함을 제발 풀어 달라"며 자신이 돈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돈 못 주는 진짜 이유 
'재정 유용 의혹'
교인들, 회계장부 열람 신청

정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사실 우리도 정동호 목사 요구를 들어주고 빨리 떠나보내고 싶다. 우리가 뭐 좋다고 붙잡고 있나"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남은 교회 재정을 내줄 수 없는 이유는, 평소 정 목사가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관리하지 않고 쌈짓돈 쓰듯 사용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남해읍교회는 회계를 일반 회계, 선교 회계, 특별 회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교인들은 일반 회계만 알 수 있고, 선교 회계와 특별 회계 사용 내역은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 목사가 자녀 대학 졸업 이후에도 교육비를 타 간다는 의혹, 다른 목사가 교회에 방문했을 때 수백만 원씩 선교비 명목으로 당회 결의 없이 내준다는 의혹 등이 있지만 일반 회계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정동호 목사는 예장통합 진주남노회에서 건축위원장과 미자립교회위원장을 맡으며 일부 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이 있다. 이 금액은 7,000만 원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된다. 정 목사가 변제액 일부를 교회 통장에서 지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런 의혹을 종합해 교인들은 지난해 10월, 교회 회계장부 감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정 목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교인들은 12월, 법원에 '회계장부 열람·등사 가처분'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올해 1월, 교회의 2012년~2016년 회계장부를 공개하라고 결정했다. 노회 돈을 개인 돈으로 변제했다는 정동호 목사 주장이 객관적이지 않다고 했다. 돈의 출처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장부를 열어 면밀히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우금 3억 원 선지급도 제직회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인들은 회계장부를 넘겨받아 모두 복사하고 외부 회계법인 전문가에게 감사를 의뢰한 상태다. 교인들은 출처 확인이 필요한 지출 내역이 현재까지만 2억 원 이상 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예우금 6억 "적정하다 생각"
"3억 안 받겠다 해도 거부,
억울해 암 걸릴 지경"

기자는 1월 21일, 직접 남해읍교회를 찾았다. 교회 내분과 정동호 목사의 재정 유용 의혹 등에 교회가 어떤 입장인지 자세히 들으려 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정 아무개 부목사는 "기사를 편파적으로 쓸 것 같은 우려가 있다. 정동호 목사님께 우호적으로 기사를 쓸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며 정 목사에게 안내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정동호 목사도 "나중에 얘기하자. 상황이 다 해결되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말하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회계를 맡은 교회 장로 세 명도 마찬가지였다. 한 장로는 만나자는 제안에 한참 뜸을 들이더니 "멀리 나와 있어 만나기가 어렵다"며 전화를 끊었다.

<뉴스앤조이>는 23일, 질의서를 교회 팩스와 등기로 보냈다. 이틀 뒤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정동호 목사는 기자와 40분간 통화하면서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할복자살하고 싶다", "내 말이 1%라도 거짓말이면 무슨 벌이라도 받겠다고 하나님께 맹세한다", "누구 하나 도와주지 않는다. 진실을 보도해 달라", "3억 원 받으려다가 암 걸리게 생겼다"는 말을 반복했다.

정동호 목사는 6억 원대 예우는 적정하다고 주장했다.

"과한 게 아니다. 기본적으로 사택 집 한 칸 마련해 준다는 취지 아닌가. 다른 괜찮은 교회들은 목사에게 본봉 사례비의 100%, 80%, 60% 중 선택해서 지급한다. 85세까지 혹은 90세까지 나눠서 계산하면 액수가 나오지 않겠나. 교회가 10억이 아니라 6억 예우한다고 했을 때도 나는 두말 안 했다. 진주에 있는 한 교회도 5억 원, 고성에 있는 한 교회도 5억 원 예우했다. 사이즈가 우리 교회만 한 곳이다."

정동호 목사는 교회를 떠나면서 추호의 미련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10원 하나도 더 가져가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타고 다니던 차까지 모든 걸 다 놓고 떠나겠다고 말했다.

정동호 목사는 반대 교인들에게 3억 원과 원로목사 대우를 포기하고 그냥 떠나겠다는 합의안도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반대 교인들은 회계장부 감사 후에 예우를 하든 책임을 묻든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합의를 거부했다. 정동호 목사는 "원로목사 되어야 천국 가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렇게 내려놓는다고 해도 교인들이 합의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정동호 목사는 12월 31일부로 은퇴한 상태지만 예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교회에 계속 남아 있다. 최근까지도 주일 설교를 했다. 정 목사 측 교인들은 반대파 교인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빨리 정 목사를 보내 드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교회 부목사가 작성한 문건 중 일부다.

"담임목사님은 하나님이 이 교회 성도들을 위해 세우신 '영적 아버지'였습니다. 정말 담임목사님을 조금이라도 '영적 아버지'로 생각했다면 이렇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담임목사님에 대한 배은망덕일뿐 아니라, 담임목사님을 세워서 일하게 하신 '하나님에 대한 배은망덕한 모습'인 것입니다."

그러나 정동호 목사 예우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지난해 11월, 재정 비위를 감추고 교회에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정동호 목사를 노회에 고소했다. 교인들은 재정 유용 의혹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퇴직금 지급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다음 기사에서는 정동호 목사의 1억 원대 노회 자금 횡령 의혹을 자세히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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