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이 3월 13일 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1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박 소장은 25일 퇴임 전 마지막으로 참여한 심리에서 이렇게 밝혔다. 박 소장 의견대로 헌법재판소가 3월에 국회의 탄핵 결정을 인용한다면 4월에 차기 대통령 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2017년 12월로 예정돼 있던 19대 대통령 선거가 8달 앞당겨지는 셈이다.

2017년 대선을 준비하는 기독교인이 있다. 2017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대선행동·상임공동대표 박득훈·김경호·성명옥·남재영 목사)이다. 대선행동은 그동안 기득권에 편승한 한국 보수 기독교를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에큐메니컬·복음주의 진영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목사들이 개인 자격으로 참여했다. 과거 조직 단위로 단체를 꾸린 것과 조금 다른 행보다.

대선행동은 1월 25일 서울 종로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선행동이 앞으로 취할 행보를 설명했다. 박득훈 상임공동대표(새맘교회)는 탄핵 정국을 맞으며 대선행동의 활동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행동은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담은 의제를 발굴하고, 강연회·토론회 등을 개최해 성서적 민주 시민교육에 앞장설 예정이다. 그뿐 아니라 공정하게 선거할 수 있도록 감시 운동도 병행할 것이라 했다.

박득훈 상임공동대표(새맘교회)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기득권에 편승해 왔다고 지적했다. 사진 제공 2017정의평화기독교대선행동

강은숙 사무총장(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총무)은 공정 선거 감시 운동이 지역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봤다. 담임목사가 설교 시간에 특정 후보 및 정당을 지지하라고 주장하는 것을 문제 삼을 수 있다고 했다. 지금 같아서는 이런 사례를 접해도 개인이 나서서 목사의 법적 책임을 묻는 등 행동을 취하기 어려웠는데, 대선행동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방인성 공동대표(함께여는교회)는 촛불 민심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개인 구원에만 관심을 가졌지 사회구조 문제에는 눈을 감았다고 지적했다. 방인성 공동대표는 복음이 사회 모든 영역에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권력, 특히 기득권을 탐하거나 편승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득훈 상임공동대표는 한국교회가 기득권에 편승해 왔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약자와 공감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소수자나 타 종교인을 한 사람, 똑같은 시민으로 대하지 않고 배제하는 현실은 정의와 평화의 기독교가 아니라고 했다.

대선행동 관계자들은 "대선행동은 특정 정당,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방인성 공동대표는 지금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유력 후보들 주위에 이미 권력을 탐하는 자가 많이 들러붙는다고 했다. 촛불 민심을 왜곡해 권력을 탐하려는 시도를 배격하고 정의와 평화를 지향하는 후보가 당선될 수 있게 활동하는 것이 대선행동이 지향하는 바라고 했다.

대선행동은 1월 10일 발기인 대회를 열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그동안 기독인들은 우리가 세운 대통령의 잘못이나 그의 측근들의 비리나 적폐를 너무나 분명히 보았다. 반드시 왜곡된 과거를 청산하고 잘못된 질서를 바로잡아 하나님의 공의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대선행동은 2월 7일 저녁 7시 조에홀(한국기독교회관 2층)에서 창립 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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