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000일이 지났다. 세월호 가족과 국민의 요구는 여전히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머물러 있다. 국회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세월호특조위 청문회를 거쳤지만 의혹은 하나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하지 않으면 국민이 직접 한다.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이번에는 시민들이 나섰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4·16세월호참사국민조사위원회(국민조사위)를 창립하고, 지난 1월 7일 세월호 참사 1,000일 추모 집회 때 광화문광장에서 출범식을 열었다.

출범식에 참가한 김혜진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진실을 밝히겠다는 마음으로 새로운 민간 기구를 출범했다. 정부가 국민조사위 권한을 인정하지 않아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지만, 우리는 집단 지성의 힘으로 진실을 밝혀 낼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세월호특조위 잇는다

국민조사위는 2기 특조위가 구성될 때까지 진상 규명 활동을 이어 갈 방침이다. 지난 9월 30일 강제해산 된 세월호특조위의 자료를 정리하고 분석한다. 그 외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조사·연구 △선체 인양을 위한 정보 수집 및 정리 △세월호 참사 진실과 교훈 알리기 등을 중심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국민조사위 공동대표단에는 김서중 상임공동의장(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김중배 고문(4·16연대), 노세극 상임대표(416안산시민연대), 박성영 위원(4·16연대 광화문위원회), 박재동 화백, 장완익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명선 운영위원장(416가족협의회), 정강자 대표(참여연대), 조창익 위원장(전국교직원노동조합), 안병욱 전 위원장(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이성미 지부장(정토회 통일특위 서울제주지부), 황진 이사장(한국YMCA전국연맹) 등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조사위에는 각계 시민 전문가가 '시민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4·16가족협의회를 비롯해 학계·법조계·문화예술계·노동계 등에서 170여 명이 시민위원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국민조사위 연대 단체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국민조사위 조사·연구 사업과 홍보 사업을 후원한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새로운 특별법,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강력한 특조위가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뉴스앤조이 현선

또, 국민조사위는 조사연구단을 두어 조사·연구 사업과 공론화 사업을 진행한다. 국민조사위가 의결하거나 위임한 조사·연구 활동을 수행한다. 그 결과는 출판·교육·토론·홍보 등으로 국민에게 알린다.

조사연구단에는 박영대 상임연구원(4·16연대진상규명국민조사위원회), 박용덕 조사관(세월호특조위), 유경근 집행위원장(4·16가족협의회), 이정일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이태호 상임운영위원(4·16연대), 장훈 진상규명분과장(4·16가족협의회), 정진아 변호사(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광석 조사관(세월호특조위), 한두균 프로그래머가 참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시민 300여 명이 시민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국민조사위는 시민연구원으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계속해서 모집하고 있다. 박영대 국민조사위 상임연구원은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주말 출범식을 연 이후 수백 명의 지원자들이 몰려들었다. 중학생부터 60대 어르신까지 전국 곳곳에서 지원했다. 지금도 동참하겠다는 연락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조만간 이들과 모여 역할을 분담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박영대 상임연구원은 "이번 달 안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에 법률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적정성과 헌법 침해 여부에 대한 내용이다"고 밝혔다.

국민조사위는 세월호 3주기를 앞두고 소책자 <세월호 참사, 확인된 사실과 의혹>, 이슈 리포트 <세월호 참사 진실을 은폐하고 방해한 사람들>을 제작할 계획이다.

보수 단체, 특별법 제정 극렬 반대
"반기독교적, 자유민주주의 파괴"

정치권에서도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진상 규명을 위한 새로운 특별법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11명이 내놓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다.

이 법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해 새로운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데 골자를 두고 있다. 특별조사위원회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세월호 참사 원인 규명 △참사 구조 구난 작업 조사 △세월호 선체 인양 과정 감독 △육상 거치된 세월호 선체 정밀 조사 등을 수행한다.정치권에서도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히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19일에는 진상 규명을 위한 새로운 특별법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 등 11명이 내놓은 '사회적 참사의 진상 규명 및 안전 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이다.

특별법에 따르면 특별조사위원회는 직권으로 사건을 조사할 수 있다. 자료 제출 명령, 청문회, 동행 명령, 고발, 수사 요청, 감사원 감사 요구도 가능하다. 필요하면 언제든지 국회에 특별검사 도입도 요구할 수 있다.

국회 입법 예고 시스템 홈페이지에는 특별법을 반대하는 보수 단체 회원들 댓글이 5만여 건 게시됐다. 국회 입법 예고 시스템 홈페이지 갈무리

보수 단체와 보수 개신교인들은 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박사모 홈페이지, 보수 개신교인 단체 카톡방에는 "활동비 받아 가며 데모 활동한다", "종북 간첩이 찬성으로 방향 몰이 중이다", "반기독교적이고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한다"며 법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게시물이 나돌았다. 실제로 국회 입법 예고 홈페이지에는 법안에 반대하는 댓글 5만여 건이 게시됐다.

국회는 지난달 이 법안을 신속 처리 대상(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했다. 국민조사위도 법안 제정에 여론을 모아 강력한 세월호특조위 구성에 힘 쏟을 계획이다. 장훈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장은 "세월호특조위가 없어졌다고 해서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끝난 게 아니다. 새로운 특별법,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강력한 특조위가 만들어질 때까지 우리는 전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박영대 국민조사위 상임연구원은 "세월호 참사 이후 한국 역사가 변하고 있다. 그 변화는 세월호 유가족들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 왔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진상 규명하는 것은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것,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 한국사회에서 연대를 회복하는 것, 다른 참사 진상 규명에도 도움을 주는 것, 우리 사회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국민조사위에 많은 참여와 관심을 쏟아 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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