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작년 말 <뉴스앤조이>는 선교사 성폭력 사건을 연달아 보도했다. 11월 30일 탄자니아 최재선 선교사, 12월 29일 불가리아 이승재 선교사 사건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교사 모두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이성희 총회장) 총회 세계선교부(이정권 총무) 소속이었다.

최재선 선교사는 보도 이후 해임됐고, 이승재 선교사는 성추행 및 성희롱 의혹을 부인해 세계선교부가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11월 말 최재선 선교사 사건을 취재하면서, 예장통합 세계선교부에 어떻게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몇 차례 물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이정권 총무는 현지 선교회와의 협력을 해결책으로 제시할 뿐, 교단 차원의 방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 달 후, 불가리아 이승재 선교사 사건을 보도했다. 연달아 터진 예장통합 총회 파송 선교사의 성 문제. 선교사를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는 교단이 뭔가 명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았다. 기자는 이정권 총무에게 수차례 연락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뉴스앤조이>는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에 공문을 보내 이정권 총무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 총무는 1월 4일, <뉴스앤조이>의 질문에 따라 A4 용지 세 장 분량의 답변을 보내 왔다.

탄자니아 최재선 선교사, 불가리아 이승재 선교사는 모두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 소속이다. 세계선교부 이정권 총무는 선교사 성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선교사 교육 커리큘럼에
'성 문제 예방 및 성 윤리' 추가"

-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는 선교사를 파송할 때 어떤 절차를 거치는가. 인격(정신 건강 등)은 어떻게 확인하나.

지원자는 훈련과 인선 과정을 거쳐 선교지에 파송된다. 선교사로 지원할 때는 가족관계등록부, 건강진단서, 심리검사 결과서, 졸업·성적 증명서 등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정신 건강 문제는 (사)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산하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MCC)에서 7가지 심리검사를 받고 결과물을 제출하도록 돼 있다. 전문가가 상담이나 심리 치료가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는 치료 후 파송한다. 전문가가 '파송 불가'라는 의견을 써 내면 총회는 선교사로 선발하지 않는다.

- 파송받기 전 교육 커리큘럼에 성교육도 있나.

성교육만을 위한 과목이 따로 있지는 않다. 파송 전 △선교사의 정체성 △세계 선교의 운영 규정 △영성 관리 △리더십과 도덕성 △선교사와 가정 △자기 관리 등의 과목에서 성과 관련된 교육을 진행한다. 특히 '선교 현장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성 관련 내용 및 예방 교육을 한다.

- 선교사 파송 후 관리 시스템이 따로 있나.

현지 선교회의 분기별 보고와 각 선교사의 개인 보고를 통해 선교사의 상황을 듣는 것으로, 선교사를 관리·감독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 파송되어 있는 선교사 개개인 문제를 일일이 다 파악하고 감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는 현재 92개국, 776가정, 1,487명의 선교사를 파송했다. -기자 주) 앞으로는 선교사가 현지 선교회와 더 소통·협력하게 해, 보다 구체적으로 관리·감독하겠다.

- 선교사가 성범죄로 세계선교부에 고발되면 어떤 절차를 거치는가.

고발이 접수되면 세계선교부 인사분과위원회나 임원회 또는 실행위원회가 먼저 사건 내용을 파악한다. 필요한 경우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고발인과 피고발인의 주장을 확인한다. 범죄 혐의가 인정되면 징계를 결의해 총회 임원회에 보고한다. 총회 임원회가 승인하면 징계를 확정하고 해당 관련자와 기관에 공고힌다. 사임이나 해임으로 조치해야 할 경우, 본인이 동의하지 않으면 총회 기소위원회로 보내 재판국 결정을 따르게 된다.

최재선 선교사 같은 경우, 세계선교부 실행위원회가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선교사의 사역 이양과 선교지에 취할 조치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선교사들의 성범죄가 왜 일어난다고 생각하나.

많은 선교사가 한국을 떠나 외로운 외국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다음과 같이 예측할 수 있겠다. △가정 및 부부 관계의 문제 △문화 차이 및 성 문제 심각성의 인식 부재 △선교사 개인의 정신·심리적 문제. 이외에도 원인이 더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성폭력 전문가들은 교회 안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전문가와 상의하라고 조언한다. 섣부른 대응이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선교부는 문제가 발생하면 상의할 전문가가 있나.

전문가가 있다. 앞으로는 선교사뿐 아니라 세계선교부의 모든 직원에게도 성 관련 전문 교육을 시행해 이들이 총회 세계선교부에서 전문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양성할 계획이다.

- 최재선 선교사 성폭행 사건 피해자에게는 어떤 조치를 취했나.

세계선교부는 상대방 측이 누구인지 모른다. 그분이 만나고 싶어하는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라, 만나거나 연락하는 일은 없었다. 

- 사과문에서 훈련 및 파송뿐 아니라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 생각인가.

파송 선교사 교육 커리큘럼에 '성 문제 예방 및 성 윤리'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과목을 추가하겠다. 해외에서 진행하는 교육, 포럼, 전략 회의, 선교 대회 등에도 관련 과목을 넣어, 기존에 파송한 선교사들에게도 성 문제의 심각성과 경각심을 알릴 것이다.

- 파송 선교사에게 성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파송 기관들은 이를 언론에 드러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모습은 파송 기관이 목회자 성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문제가 드러났을 때 어떻게 처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나.

파송 선교사의 성 문제가 불거졌을 경우 파송 기관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선교사에게 심각한 성범죄 혐의가 있다면 (파송 기관은) 선교사를 치리하고 징계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혐의에 이견이 있다면 잘못된 판단을 받지 않도록 파송 선교사를 보호할 의무도 있다.

언론에서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다만 사실을 바로 알지 못하고 성급한 보도 혹은 편향된 보도를 할 경우, 당사자에게는 살인 행위가 될 수 있다. 또 교단과 교회, 선교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더 나아가 한국교회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만약 그 보도가 잘못 되었을 경우에는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을까.

성범죄가 발생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파악해 공정하게 처리하거나 보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뉴스앤조이>를 포함 다른 언론도 양쪽 사실을 듣고 공정하게 보도해, 건전한 개선과 건강한 교육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 이번 사건으로 피해자뿐 아니라 한국교회 구성원들도 크게 상심했다. 예장통합 세계 선교부 총무로서 한 말씀 부탁한다.

파송 선교사에게 이와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앞으로 재발 방지 및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예수전도단은 화요 모임도 중단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대책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박석건 대표에게 여러차례 답변을 요청했지만 듣지 못했다. 예수전도단 SNS 갈무리
예수전도단, 재발 방지책 있나

<뉴스앤조이>는 예장통합 총회 세계선교부뿐 아니라 예수전도단 박석건 대표에게도 인터뷰 요청서를 보냈다. 최재선 선교사는 예수전도단의 파송을 받았고 탄자니아YWAM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1월 5일 오전 공문을 보내 6일 오후까지 답변을 달라고 부탁했으나, 아직까지 답변은 오지 않았다.

예수전도단 박석건 대표는 사건 보도 전 <뉴스앤조이> 기자와의 통화에서, 최재선 선교사 사건은 "개인의 일탈 행위"이며 "최 선교사는 탄자니아YWAM 소속이기 때문에 한국 예수전도단에는 직접적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연락을 받지 않는 박 대표에게 장문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요구했으나 그는 답신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 선교사 사건이 보도되고 파장이 커지자, 예수전도단은 12월 5일 "파송 선교사를 잘 관리하고 지도하지 못한 단체의 책임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서울 화요 모임도 중단했다. 최 선교사 사건을 계기로 공동체와 예배를 점검하겠다는 이유였다.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하고 자숙하는 모습까지 보였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내용은 빠져 있다. <뉴스앤조이>는 이후에도 박석건 대표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는 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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