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주요 교단장들은 한국교회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이슬람을 꼽았다. 입으로는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이슬람교인을 혐오하고 위험 세력으로 묘사하는 이야기보따리도 함께 풀어놓는다. '이슬람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단 사람들이 쏟아 내는 타끼야 교리, IS, 할랄 식품 음모론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 말이다.

이슬람 사회를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할까. 2016년 끝자락에 출간된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세창출판사)는 한국교회에서 볼 수 있는 천편일률적 이슬람 정보서와 조금 다르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이집트·요르단 등지에서 10년 넘게 이슬람 전문 저널리스트 겸 선교사로 활동한 김동문 목사가 썼다. 김동문 목사는 인터넷에 떠도는 '이슬람 괴담'이 어디서 왔는지 진위 여부를 가리는 일도 하고 있다.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 / 김동문 지음 / 세창미디어 펴냄 / 292쪽 / 2만 원. 뉴스앤조이 이은혜

김동문 목사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이슬람을 향한 고정된 시선을 지적한다. 테러 사건이 터지면 '이슬람 전문가'가 나와서 쉽게 그 이유를 재단한다. 김 목사는 한국에 들어와 살고 있는 이슬람권 이주자를 대하는 고착화된 한국 사람들 태도도 안타까워한다. 그는 "이슬람 세계, 오해 넘어 이해로 가는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는 중동 지역 이슬람을 소개한다.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 '이슬람을 알고 싶다'에서는 일상에서 만난 낯선 무슬림을 김동문 목사 시각으로 소개한다.

1부 1장 "커피를 기다리며 '타팟달'(먼저 하세요)"에서는 허락 혹은 금지된 음식을 소개하고 중동의 인간관계를 짚는다. 김동문 목사가 살면서 겪은 정보를 바탕으로 이슬람 사회에 대한 객관적 묘사를 추구한다. 아랍 문화권 남성의 이름을 작명하는 법부터 식사 문화까지, 얼핏 들어 알고 있었던 내용을 한 번 더 자세히 짚고 넘어갈 수 있다.

2장 "야자수 길을 걸으며 '라우 싸마흐트'(실례합니다만)"에서는 아랍어를 설명한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는 기본적인 사실부터, 아랍어에도 영어를 섞어 쓰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 이집트에서 쓰는 구어체를 다른 아랍권 나라에서 이해하기 힘들어한다는 사실까지. 사소하지만 객관적인 정보를 알기 쉬운 말로 설명한다.

3장 "문을 두드리며 '앗쌀라무 알라이쿰'(당신에게 신의 평화가 있기를)"에서는 중동의 문화를 소개한다. 이슬람 여성이 두른 다양한 히잡 형태와 그 안에서도 다양한 패션이 존재한다는 점, 남성들 사이에서 머리와 수염 모양은 여성보다 빠르게 유행을 탄다고 말한다. 4장 "사막을 바라보며 '알라히 칼릭'(하나님이 지켜 주시기를)"에서는 중동의 사계절을 묘사하고 있다.

우리는 주로 언론 보도를 통해 이슬람을 접한다. 김동문 목사는 이 책 2부 '이슬람을 오해하다'에서 한국 언론의 이슬람 보도 행태를 지적한다. 종교 이슈에만 주목하는 차별성 없는 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설명한다.

"무슬림을 대하는 한국 언론의 시각은 다분히 종교적이다. 이른바 '무슬림이니 이렇다, 저렇다'는 식이다.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사는 우리의 이웃이라는 인정이 일상에서 잘 주어지지 않는다. 또한 한국 언론의 무슬림 바라보기는 교과서적이다. 무슨 일이 터지면 으레 등장하는 분석과 해석은 1,400년 전 이슬람으로 돌아가 뿌리가 어떠하며 그래서 지금 이런 일이 생겼다는 식이다. 꾸란(코란)에 이렇게 나와 있다거나 순니(수니)와 시아(쉬아)의 갈등 때문이라는 것이다." (191쪽)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객관적인 정보 기술을 추구한다. 김 목사는 다양한 수치를 곁들이고 언론 보도를 다각도로 분석해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를 최대한 객관화하려고 노력했다.

김동문 목사는 그동안 왜곡된 정보를 기반으로 퍼져 나가는 한국교회 내 '이슬람 혐오'에 대응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 왔다. <우리가 모르는 이슬람 사회>는 기초적인 이슬람 문화와 사람들을 알아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뉴스앤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