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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즈업이 청산할 것들
[기자수첩] 재정 운영 문제점 책임 묻고, 세상과 소통하는 기독 청소년 만들어야
  • 이은혜 기자 (eunlee@newsnjoy.or.kr)
  • 승인 2017.01.0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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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13년 전, 유명 CCM 사역자가 무대에서 사라졌다. 그의 아내가 불륜과 성도착 문제를 인터넷에 폭로한 뒤였다. 그와 함께 사역하던 찬양단은 하루아침에 해체됐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교회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단체였기에 많은 이가 충격에 빠졌다. "사역자로서 자격이 없음을 깨닫고 모든 공적인 사역을 내려놓겠다"고 공개 사죄한 사역자는, 그로부터 3년 뒤 복귀를 알렸다. 얼마 전 자서전도 출간했다. 그는 다시 전면에 등장했지만, 과거 해체됐던 찬양단은 자취를 감췄다.

라이즈업무브먼트(라이즈업·이종한 대표) 취재를 마치면서 그 사역자가 오버랩됐다. 지난 8월 3일 첫 기사가 보도된 후 라이즈업 전 대표 이동현 씨는 단체에서 물러났고 소속 노회에서도 면직됐다. 카리스마를 앞세워 단체를 이끌던 이동현 씨. 누가 그의 자리를 대신할지 확실하지 않았다.

얼마 뒤 제주지부에서 활동하던 이종한 목사가 만신창이가 된 라이즈업 대표를 맡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후원자도, 학생도 대거 라이즈업을 떠난 상태였다. 단체는 외형적으로 크게 작아졌다.

어떻게 보면 단체를 해체하는 게 더 쉬울 법한 상황이었다. 이제 라이즈업은 새로운 대표 체제에서 회계감사를 받았고 권고 사항을 이행하려 노력하고 있다. 과거 재정 운용은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대로 엉망이었다. 여러 제보자가 주장했듯이 명문화된 지출 규정은 없었다. 다른 사역자에 비해 이동현 씨가 터무니없이 많은 돈을 받아 가는 구조였다.

라이즈업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모든 것을 주무르던 이동현 전 대표. 라이즈업은 이제 수평적 구조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회계감사 결과를 보도하기 전, 이종한 목사와 두 차례 만났다. 그는 강력한 수습 의지를 드러냈다. 기존에 라이즈업이 취하던 '보여 주기' 집회 방식은 지양하고 수익 사업을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단체에 남은 청소년을 다독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이종한 목사는 "어른의 잘못 때문에 청소년들이 왜 피해를 입어야 하는가. 책임지는 어른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했다.

재정 환수
사역 방향 재설정

라이즈업이 대표 한 사람의 잘못으로 무너져 버린 청소년 선교 단체로만 기억되지 않으려면 꼭 청산해야 할 일이 있다. 우선 재정 부분에서 감사기관의 지적 사항을 명확하게 정리하고 넘어가야 한다.

이동현 씨는 라이즈업 대표로 있으면서 자기 마음대로 수십 억대 재정을 주물렀다. 단체가 쓰는 통장만 17개였다. 이 통장에서 저 통장으로, 또 다른 통장으로 돈이 오갔다. 현금으로 쓴 돈도 많고 사용처가 확인되지 않은 돈도 적지 않았다.

회계 법인은 소명자료가 없는 항목은 환수하라고 권고했다. 몇 년 지난 일이라 환수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소송으로 가더라도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뿐 아니라 지도자 활동비 등 사역비 지출 규정을 만들고, 지출 소명자료를 명확하게 구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전 대표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었던 구조도 지금의 라이즈업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사회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의사 결정 과정을 이행하는 기구는 아니었다. 대표 혼자 모든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이동현 전 대표는 피라미드 꼭대기에서 독불장군식으로 사역을 전개했다. 함께하던 간사, 대학생 사역자들은 이동현 전 대표 말에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라이즈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세상 일'과 '사역'을 구분했다. 교회 다니는 부모조차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았다. 뉴스앤조이 구권효

라이즈업에 몸담았던 청소년들은 단체에 헌신적이었다. 주일 아침 교회에 갔다가, 저녁에는 라이즈업 신앙 훈련에 참석했다. 주중에는 학교 내 기도 모임을 만들어 전도에 열중했다. 학업, 가족보다 라이즈업 사역에 더 열심이었다. 학창 시절을 라이즈업에서 보낸 제보자들은 라이즈업 안에만 너무 매몰돼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자녀를 라이즈업에 보낸 부모들도 라이즈업이 청소년을 단체 일에만 치중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사역인 '라이즈업 코리아' 대회는 청소년을 더 옭아맸다. 하루를 위해 두세 달 동안 라이즈업 구성원 전원이 매달렸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은 밥도 굶어 가며 전국 교회에 홍보를 다녔다. 청소년들은 친구를 데려오기 위해 애썼다. 빵빵한 음향 장비 속에서 큰 소리로 노래하고 뛰는 찬양 집회, 화려한 연예인이 나와 간증하고 찬양하는 집회를 위해 수억 원이 들어갔다.

세상과 소통하는 신앙인이 아닌 세상과 단절된 신앙인을 양산하던 라이즈업. 과거 모습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사역 방향에도 변화를 줘야 한다. 세상과 격리된 채 라이즈업이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는 신앙인 대신, 사회 변화에 민감한, 사회와 융화하는 그리스도인을 키우는 청소년 선교 단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리더의 잘못으로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다른 단체와 달랐으면 싶다. 라이즈업은 수습 과정을 잘 거쳐 다시 청소년 선교 단체 '라이즈업무브먼트'로 남으면 좋겠다. 그것이 그동안 라이즈업에 헌신했던 청소년들을 위해 어른들이 보여 줄 수 있는 최소한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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