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은혜 기자] 2017년 미국에서는 커밍아웃한 여성 동성애자가 자신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진행한다. 드라마·영화 속 동성 커플의 등장도 그리 놀랍지 않은 일이 됐다. 성소수자 언급이 자연스러운 미국에서, 종교적 신념을 내세워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행동은 규탄 대상이다. 심한 경우 사회 법의 제재까지 받고 있다.

킴 버렐은 가스펠 가수면서 목사다. 버렐은 "변태적인 동성애의 영이 많은 남성과 여성을 속이고 있다"고 한 설교가 공개돼 비난을 사고 있다. 킴 버렐 홈페이지 갈무리

지금 미국에서는 동성애자들을 '변태적'이라고 한 목사에게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킴 버렐(Kim Burrell)은 가스펠 가수이자 텍사스주 휴스턴에 있는 사랑과자유펠로우십교회 목사다. 버렐은 1990년 활동을 시작해 가스펠 앨범 6개를 발표했고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 프랭크 오션(Frank Ocean) 등 유명 가수 앨범에도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최근에는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와 함께 영화 '히든 피겨스' OST에 참여해 각종 방송에 등장하던 중이었다.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부른 'I See a Victory'로 승승장구하던 버렐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설교 도중 동성애자 비하 발언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날짜 미상의 이 동영상에서 버렐은 "변태적인 동성애의 영, 망상과 혼란을 주는 영이 많은 남성과 여성을 속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함께 영화 홍보를 다니던 퍼렐 윌리엄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그 어떤 종류의 혐오 발언도 규탄한다"고 올렸다. 영화 '히든 피겨스'에 출연한 배우 자넬 모네이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기독교인이 하나님 혹은 예수의 조수처럼 행동하는 것, 성경을 채찍처럼 휘두르는 것, 성경에 언급한 죄를 고르는 것을 멈출 때에 나는 즐거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킴 버렐은 1월 첫 주 퍼렐 윌리엄스와 함께 엘런쇼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엘런쇼는 할리우드에서 커밍아웃한 여성 동성애자 중 한 명인 엘런 디제너러스(Ellen DeGeneres)가 진행하는 토크쇼다. 사람들은 성소수자인 엘런이 킴 버렐을 자신의 쇼에 초대할지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며칠간 침묵하던 엘런은 "버렐을 나의 쇼에 초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패럴 윌리엄스만 무대에 나와 "버렐은 굉장한 가수지만 2017년에 혐오 발언이 자리할 곳은 없다"고 말했다.

버렐은 쏟아지는 비난에, 악의적으로 편집한 동영상을 '적들'이 올린 것이라 주장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성소수자 모두가 지옥에 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LGBT'라는 단어를 언급하지 않았고 '죄'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당신들을 사랑하는 것처럼 나도 당신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하나님은 당신과 내 안에 있는 죄는 싫어하신다. 이는 하나님의 속성에 반대하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차기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보수 기독교계에서 반동성애 발언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가 동성 결혼 제도를 바꿀 의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보수 기독교인들은 여전히 트럼프가 성소수자 문제를 10년 전으로 되돌려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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