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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인 1만 명 새중앙교회, 담임목사 사위 후임 내정
공고 한 주만에 투표…교회 "담임목사 투병 특수성 이해해 달라"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12.3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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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지역 최대 교회 중 하나인 새중앙교회. 교인 1만 명, 청년 1,200명에 이른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안양 새중앙교회가 박중식 담임목사 후임으로 사위 황덕영 목사를 내정하고 1월 1일 청빙 여부를 묻는 공동의회를 연다. 새중앙교회는 교인 수 1만 명, 청년만 1,200명에 이르는 안양 지역 최대 교회 중 하나다.

박중식 목사는 파킨슨병으로 20년 동안 투병 중이었다. 최근에는 공개 석상에 나서기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이에 새중앙교회 당회는 12월 중순 장로 42명 중 참석자 35명 만장일치로 황덕영 부목사를 후임자로 내정하고 25일 주일예배 시간에 공지했다. 1주일 후인 2017년 1월 1일 주일예배 때 황덕영 목사 청빙 여부를 묻는 공동의회 투표를 하겠다는 것이다.

1주일 사이 <뉴스앤조이>와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에 새중앙교회 교인들 제보가 잇따랐다. <뉴스앤조이>·개혁연대는 12월 30일 새중앙교회를 찾아 박중식 목사, 황덕영 목사, 양진석 장로, 나문성 행정목사를 만나 자세한 입장을 들었다.

파킨슨 극도 악화
"사역 계승, 황 목사가 적합"

새중앙교회는 이미 2013년 세습 의혹이 제기됐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는 2013년 7월 세습 의혹이 있는 대형 교회 25개를 선정했는데 그중 하나가 새중앙교회다. 교회는 당시 세반연에 "담임목사가 투병 중이나 59세로 후임자 논의는 시기상조다. 향후 은퇴할 때가 되면 적법한 절차와 방법으로 후임자를 청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년이 흘러 박중식 목사 건강이 극도로 악화됐다. 교회는 20년 투병으로 박 목사 몸에 약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 같다고 했다. 박 목사는 후임자 선임을 당회에 일임했고, 당회는 12월 18일 임시회를 열어 13시간 토론 끝에 황덕영 목사를 내정하기로 했다. 25일 공동의회 소집 공고 후 2017년 1월 1일 투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교회 관계자들은 원칙적으로 세습은 나쁜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양진석 서기장로(수석장로)는 "박 목사님 건강상 강단에 못 오르실 때 황 목사가 설교하면 (세습한다고) 오해받을까 봐 단에 세우지 않았다. 4부(1시)와 5부(3시) 예배 설교만 맡겼다"며 교회 나름대로 조심해 왔다고 했다. 양 장로는 "박중식 목사님은 33년간 전도와 선교에만 매진해 오신 분이다. 제자 훈련과 사명 학교, 선교사를 섬기는 사역들을 주력해 오셨는데 박 목사님께서 건강상 못 챙기시니 황덕영 목사가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개혁연대 공동대표 방인성 목사는 지금이라도 세습 결정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 방 목사는 "왜 교인들에게 세습한 교회에 다닌다는 멍에를 지우느냐. 세습이 나쁘다는 거 다 아시고, 박 목사님도 설교 때 세습 안 한다고 말씀하시지 않았는가. 이렇게 큰 교회에 청빙 과정이 없는 게 말이 되는가. 개인 회사도 아니고 최소 2~3년은 청빙 절차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교단에 좋은 목회자 많으니 후임자 청빙 시까지만 황 목사에게 임시적으로 맡길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양 장로는 "당회에서 새벽 1시까지 온갖 얘기 다했다. 방 목사님 말한 이상까지도 논의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영적 리더는 있어야 한다는 마음, 새중앙교회 사역이 중단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황덕영 목사를 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문성 행정목사는 "요즘 교인들 수준이 다 높다. 영적 판단력 있고, 맡기는 것이다. 우리는 교단 헌법과 절차, 시행세칙에 따라 진행했다"고 말했다. 새중앙교회가 속한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교단은 세습 관련 강제 규정이 없다. 공동의회도 1주 전에만 소집하면 된다.

박중식 목사는 건강 악화로 제대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모든 것을 당회에 일임해 번복하기 어렵다고 했으나, 방인성 목사가 재고를 촉구하자 고민하겠다고 대답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세습 나쁘지만…통과되면 하나님 뜻으로 알고 십자가 지겠다"

황덕영 목사는 자신 또한 세습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황 목사는 신학생 시절부터 '새벽이슬'에서 활동하며 세습 반대 운동을 해 온 사람이다. 그는 전도사 시절부터 새중앙교회에 오라는 장인의 요청이 있었지만 부담돼 거부하고 미루다가 10년 전 교회에 오게 되었다고 했다. 장인의 건강 악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어왔다고 했다.

황 목사는 "목사님이 아프셔서 교역자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으셨다. 부목사들 중 박중식 목사를 이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1주일에 1번도 못 만나고 결재도 못 받으니 사역이 연결되지 않았다. 그나마 나는 가족이고 옆에서 어려운 모습도 받아들일 수 있으니 그런 부분은 도울 수 있겠다는 마음에서 왔다. 미국에서 장인을 도우러 귀국할 때도 세습의 수순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황 목사는 미국에 있을 당시 ANC온누리교회 유진소 목사(호산나교회)도 "특수 상황이고 세습 바라보고 가는 것도 아니니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자신은 한 번도 후임에 대한 고민을 하거나 욕심을 내 본 적이 없고, 이번 공동의회도 통과되든 안 되든 별로 관심 없는 일이라고 했다.

"만약 공동의회에서 통과되면 세습인가 아닌가"를 묻는 방인성 목사의 질문에, 황 목사는 "세습이 맞다. 그러나, 되면 하나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겠다. (모든 비판을) 십자가로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박중식 목사는 건강이 악화돼 제대로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박 목사는 간략히 써 온 입장을 읽었다. 박 목사는 작은 소리로 "번거롭게 해서 죄송하다. 참 죄송하다. 제 몸이 몹시 힘들고 목회하기 어려워 당회에 일임했다. 저는 결과를 당회와 공동의회에 맡길 뿐이다. 참 죄송하다"고 말했다. 박 목사가 힘겹게 입을 열자 황덕영 목사와 양 장로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방인성 목사는 박중식 목사에게 마지막으로 공동의회 철회를 부탁했다. 박 목사는 당회에 일임한 사항이라고 말하면서도, 거듭된 부탁에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31일 정오 현재 아직 달라진 상황은 없다.

<뉴스앤조이>에 취재를 요청한 교인은 "박중식 목사님이 어려운 가운데 목회해 오신 건 존경한다. 그러나 세습은 다른 문제다. 공동의회 소집을 공고하면서 황덕영 목사님 약력이나 가족 관계도 소개하지 않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사위인지 모르고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인은 "중직에서 섬기던 교인 중 세습에 반발해 교회 떠나는 사람도 있다. 어차피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 못 하는 구조이지 않나. 나도 강남 대형 교회 있다가 상처받아 여기로 왔는데 교회를 또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인들은 담임목사 후임자 공고가 불과 1주일 전에 났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황 목사가 박중식 목사 사위인지 모르는 교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새중앙교회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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