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10월 말,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는 당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수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유례없는 국정 농단 사태에 국민의 분노가 치솟을 때, 이럴 때일수록 주님을 바라봐야 한다며 영성 일기를 쓰라고 권했기 때문이다.

유기성 목사가 페이스북에 쓴 첫 글에는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유 목사 말처럼 기도하며 하나님을 바라보겠다는 사람도 있었으나, 많은 사람이 촛불 집회에 나간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런 시국에 영성 일기 타령이냐", "거리에 나간 사람들은 기도 안 하는 줄 아느냐" 같은 댓글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유 목사는 페이스북에 꾸준히 영성 일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유기성 목사의 설교가 기사화했을 때 사람들 분노는 기름을 끼얹은 것처럼 확산됐다. 12월 20일 <기독교포털뉴스>는 "분노의 영이 나라를 사로잡고 있다"라는 유기성 목사의 11월 4일 설교를 소개했다. <기독교포털뉴스>는 유 목사가 광화문에 나간 사람들을 모두 분노의 영에 사로잡힌 것처럼 말했다고 비판했다.

유기성 목사에게 이번 비판은 흔한 경험이 아니었을 것이다. 유 목사가 담임하는 선한목자교회 전신은 2003년 200억 원대 대형 건축으로 아수라장이 된 '믿음의 집'(전임 전가화 목사)이다. 유 목사는 풍비박산 직전에 놓인 교회 갈등을 봉합하고 꾸준히 성장·선교하는 대형 교회로 변화시켰다. 교단 내·외부로부터 비교적 건강한 목회를 한다고 평가받아 왔다.

<뉴스앤조이>는 12월 28일 선한목자교회에서 유기성 목사를 만났다. '영성 일기', '분노의 영' 논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회 철학은 무엇인지 물었다. 2시간여의 대화를 재구성했다.

유기성 목사가 촛불 집회 때 쓴 글로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촛불 집회를 나가지 말라는 뜻은 아니었다며, 나가는 사람이나 안 나가는 사람이나 존중하고 함께 기도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말한 것이라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촛불 집회, 국민의 의사 표현 수단…비판적으로 보지 않아"

- 댓글들은 다 읽나. 읽다 보면 반박하거나 해명하고 싶은 부분도 있을 텐데.

다 읽는다. 물론 주변에서는 보지 말라고도 한다. 댓글 중엔 건강하지 않고 좋지 않은 글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아야 하고, 좋은 피드백 받자고 쓰기 시작한 거 아니니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부족함을 메꿔 주는 글도 있다. 생각이 짧거나 표현력이 짧다는 점을 일깨워 주면 감사하다. 아니다 싶은 댓글은 그냥 툴툴 턴다.

몇 번은 그런 비판에 대한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 주님이 기뻐하지 않으시는 거 같다. 페이스북에 쓰는 칼럼 자체가 내 이야기 하는 거 아니고, 주님 주시는 마음 전달하는 공간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다. 개인 변명하는 하는 건 하나님 뜻이 아닌 거 같다. 글을 안 쓰든지 주님 주시는 마음만 써야 하지 않겠나. 애초에 '영성 일기'는 주님과의 인격적 만남을 위해, 주님이 함께하고 있다는 사실에 관해 교인들에게 확신 주고 도전 주기 위해 쓰기 시작한 것이다.

- 처음 쓴 글로 촛불 집회를 부정적으로 바라본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런 의견이 많아 따로 대통령에 관한 개인적인 의견을 페이스북에 썼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나 또한 심각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문제, 밝혀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촛불 집회를 부정적으로 보는 게 아니다. 다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촛불 집회와 기도가 대립되는 개념으로 표현되니까, 그런 식으로 몰고 가는 구조가 난감하긴 하더라.

어떤 사람은 로마서 13장을 독재 정권 합리화를 위한 도구처럼 쓴다. 또 어떤 사람은 그 구절로 정부와 교회 사이의 지혜를 얻기도 한다. 그런데 로마서 13장은 일반적인 상황의 원리다. 기본적으로 정부의 질서유지 기능 같은 긍정적 면에 교회가 찬성하는 원리다.

촛불 들어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지금은 왕정이 아니고 민주화 시대다. 국민이 가지고 있는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걸 반성경적이라고 하면 안 된다. 하지만 한편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촛불로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촛불 집회 가고 안 가고는 선택의 문제인 것 같다. 광화문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 '아니다 나는 안 가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본인이 선택하는 것이다. 그런데 기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하나님 이 나라를 지켜 달라. 분명하게 처리되게 해 달라'는 기도는 필수다.

오히려 나는 이번 일을 겪으면서 기독교인 사이에서 기도가 멸시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기도한다고 하면 현실 정치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성경에 나오는 기도의 강력함, 하나님께서 역사한다는 믿음이 현저히 떨어져 보이기도 한다.

기독교인 사이에서 기도한다고 하는 말이 입발림이 됐다. 뭐만 하면 상투적으로 "기도하겠다"고 한다. 실제로 전혀 안 하면서도 기도한다고 입발림하는 것이다.

'분노의 영', 교인들 간 이념 대립 두고 한 말

- 얼마 전 "분노의 영이 나라를 사로잡고 있다"는 내용의 설교가 보도됐다. 무슨 뜻이었나.

대통령 때문에 교인들끼리 울분이 차서 싸운다. 그래서 나온 표현이 '분노의 영'이다. 분노의 영이 차면 나중에 잃는 것이 있다. 조심해야 한다. (언론에서 보도한) 설교의 서두에는 촛불 집회 나가는 것에 관해 부정적으로 보거나 거부감을 가지면 안 된다고 했다. 대신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가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결국 촛불 들지 말자는 얘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그건 아니다. 이번 촛불 집회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나. 그것이 하나님의 응답이라고 본다. 의사 표현을 명확하게 하되 위험하지 않게 진행된 것, 중요한 응답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에 대해 미워하고 판단하는 감정은 굉장히 조심해야 할 감정이다.

- 광화문에 나온 시민들, 기독교인들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배신감에서 비롯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것 아니겠나.

화가 나는 것 자체를 잘못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분노를 틈타 우리 마음을 사로잡는 영을 조심하자는 얘기다. 주님도 해가 질 때까지 분을 품지 말라고 하셨다. 화나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어떻게 풀어 가야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분노대로 발산하면 더 큰 어려움이 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 하나님께서 촛불이라는 방식으로 역사하셨을 수 있지 않을까.

100% 동의한다. 촛불 집회 100~200만 명 모여서 지금 우리나라 탄핵안 가결되고, 특검 수사 중이고, 헌법재판소에서 심리하고 있다. 긍정적으로 본다. 촛불 집회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면 안 된다. 나도 교인들에게, 시민으로서 정치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방법이 그것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해 왔다.

유기성 목사는 보수 교회의 기본 성향이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사고에 기반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한국 사회는 촛불을 계기로 국민들이 들고일어나도 나라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웠다고 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보수 교회 기본 성향은 '국가 안정'

- 한국 사회는 박근혜 정부를 옹호하는 마지막 세력이 한국교회라고 생각하는 측면이 강하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의 기본 성향은 어떻게든지 정부 자체가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자는 것이다. 북한 문제도 있으니 개혁과 변화는 정부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본 성향이 보수적이다.

최순실 사태를 겪었을 때 교회 지도자들의 첫 반응은 그런 성향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안타깝다. 목회자들이 시대를 빨리 보고 처신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는 홍정길 목사님이 잘 처신했다. 박 대통령의 존중할 부분은 존중하되, 책임질 부분은 지고 내려오라는 것이다.

여론조사 보면 알지 않나.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정서가 대부분인데, 교계 지도자들이 국민 정서를 제대로 읽어 내지 못하는 건 그동안 계속 한쪽으로만 생각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흔들리면 나라가 어려워지지 않겠느냐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한다기보다 국가 차원에서 생각한 것이다.

- 일부에서 구국 기도회 형식으로 박 대통령 옹호 집회를 열어 논란이 있기도 하다. 보수 교회가 기도와 사회적 참여를 구분해 왔다. 때문에 "예수를 바라보자, 기도하자"라고 하면 곧 촛불 나가지 말고, 특정 집단을 옹호한다는 뉘앙스로 비치지 않겠는가.

우리나라는 자기와 다른 진영에 대해 공격적·비판적이다. '촛불' 그러면 보수에서는 거부감을 드러내고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진보 쪽에서는 "나라를 위해 기도하자, 구국 기도회 하자"고 하면 예민하게 반응한다. 사실 촛불도 구국의 한 방식이지 않나. 촛불을 종북으로 매도하면 곤란한 것처럼, 구국 기도회 참석한다고 친정부 성향이라고 단정하는 건 어렵지 않겠나.

기도하겠다는 사람 말릴 이유 없고, 촛불 집회 나간다는 사람 말릴 이유 없다. 민주주의는 소수의 의견도 인정해 주는 게 아니겠나. 분노의 영에 사로잡히면 진영 논리에 빠지게 된다. 나와 안 맞으면 나쁜 놈으로 매도하는 거다. 결국 대통령 문제로 시작해서 우리들끼리 싸운다.

기도의 진정성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많이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나도 한편으로 구국 기도회를 연다는 소리 들었을 때 '왜 또 저런 거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현실적으로 구국 기도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으니 한번쯤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촛불 자체를 기도라고 표현하는 것, 부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실제 기도와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 주님이 원하시는 명확한 골방 기도가 있어야 한다. 촛불 정신을 기도로 살려 내면 양쪽 진영을 훨씬 더 잘 아우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많은 사람이 구체적으로 무슨 기도를 해야 하는지 묻는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할 사람들이다. 정부 도와주자는 기도회, 반대로 탄핵 이뤄 내자고 하는 기도회는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기도는 우리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듣는 거다. 거기서부터 하나 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마음속 성향이 갈린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하나 되게 하신다고 분명히 믿는다. 기도하면서 서로 기도 내용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 목적을 가지고 기도하기보다 기도하면서 주님에게 받은 마음을 나눠야 한다.

운동권과 기도파 분류, 성경적이지 않아

- '사회참여'와 '기도', 양립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 논란은 내가 신학교 다닐 때부터 있었다. 기도냐 데모냐를 놓고 신학교 안에서는 노선이 갈라지곤 했다. 나는 기도파로 분류됐다. 스스로 한 게 아니라 운동권에서 그렇게 봤다. 그들은 "기도만 하면 되느냐. 유치장도 가야 한다"고 했다. 운동권 출신 중 지금도 가까이 지내는 친구들이 있지만, 진실하게 기도하는 사람인가에 관해서는 아쉬움이 좀 있다. 물론 운동권 중에도 영적으로 깊은 친구들이 있었다.

다만, 내가 신학교 다닐때만 해도 그렇게 극단으로 나뉘지 않았다. 분류는 됐지만 내적으로 통했다. 서로 적대감 갖거나 그러지 않았다. 나도 유치장 가 봤고 그 세계를 경험했다. 청파교회 김기석 목사가 나와 동기이고 막역한 사이다. 성향이 다르고 관심사도 달랐다. 하지만 양쪽 다 한국교회 전체에 필요하다 싶다.

소위 '기도파'와 '현실 참여파'는 하나님 주신 소명에 따라 나눠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하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둘을 극단적으로 나누는 건 미혹인 거 같다. 기도파 부르는 사람 중에도, 그 삶을 보면 한국교회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많다. 저럴 거면 왜 기도한다고 하고 스스로 복음주의라고 얘기하는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반면 운동권이라고 하는 사람 중 개인 경건이 깊은 분들 많다. 그러니 둘을 나누는 건 별 의미없다. 성경적인 분류도 아니고, 미혹 같다.

나무가 나쁘니 열매가 안 나온다

- 기독교인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너무 개인 영성에 치중되는 것 아닌가.

한국교회는 성공 지향적, 외적인 것만을 추구한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것은 주님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뭘 해야 하는가. 우리 스스로 예수님과 온전히 연합되어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먼저 자기를 개혁하는 것이다. 우리 교회에도 6년 동안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교인들이 개인 영성을 쌓다 보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 돌보는 식으로 열매가 먼저 나타난다. 큰 교회가 작은 교회와 어떻게 연합할 수 있는지에도 관심을 가진다.

한국교회는 개인 영성이 완전히 무너져 있다. 주일에 교회 오고 봉사하고, 조금 더 하면 30분 QT하는 수준이다. 그래서는 사회적 영성이 나올 수 없다. 신약성경 서신서에서도, 먼저 주님과의 관계를 세우고 그 후 어떤 삶을 사는가를 말한다. 이 말은 '이제 개인 영성은 충분하니 그만하고 사회적 영성 추구합시다'라는 뜻이 아니다. 사회적 영성과 개인적 영성을 이원론적으로 나누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어떻게 사는가다. 실제 삶으로 보여야 한다. 진보적인 의식만 있다고 삶이 바뀌는 게 아니다. 의식만으로 삶이 바뀌면 성령과 십자가는 왜 필요한가. 열매(삶)가 나쁘면 나무를 고쳐야 한다. 나무를 고치면 열매도 바로 나온다. 나무가 바르게 됐는데 열매가 나쁘다는 건 성경 자체를 부인하는 것이다.

그는 촛불 집회에 나갈 마음을 주님이 주시지 않는다고 했다. 억지로는 할 수 없는 일이기에 기도만 할 뿐이라고 했다. 다만 유신 정권 때처럼 혹독한 탄압이 있고, 일제가 신사참배를 강압한 때처럼 어려우면 자신도 나서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최승현

- 대형 교회를 비판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가난한 자를 돕는 선행은 잘하지만 가난한 자를 만드는 구조 비판에 대해서는 주저한다는 점이다.

명쾌한 메시지 전달을 못한다는 점, 100% 동의한다. 나도 그 점에 관해 비판하고 다른 의견을 갖지는 않는다. 대형 교회 목회자의 한계, 어려움이 이런 점이다. 내 가족 중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을 때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겠는가. 내 가족이 아닌 사람을 대하는 것과 내 가족을 대하는 것은 다르다.

이 일을 바꿔 낼 수 있는 구조 만들려면 "당신과 함께하시는 주님을 믿느냐, 잊지 마시라"라고 끊임없이 말해야 한다. 나는 그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 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비판하는 분들은 속 시원한 방법이 아니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꾸준히 말하다 보면 '부흥'이라고 하는, 강력하게 공동의 임재를 경험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 이번 논란이 더 커진 이유는 '유기성 목사는 다른 보수 성향 목사와 다를 것이다'라는 기대치도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사실 전병욱 목사, 오정현 목사 사건 때도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한마디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이른 나이에 대형 교회 목회를 하게 되어서, 대형 교회가 '하나님 말씀대로 목회하기 어려운 구조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큰 교회에 있으니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렵다. 하나님께서 입을 다물게 하신 것 같다.

우리 교회는 한국교회의 총체적 문제를 다 가지고 있는 교회다. 지금 상황이 큰 교회 담임자로서 즐기는 상황이 아니고 위기 상황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단계다. 6년 지나 은퇴할 때 되면 120억 원에 달하는 부채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교회 문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나를 좋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는 문제 많은 한국 대형 교회 목사다.

나는 모든 것에 해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다만 12년 동안 믿음의 실험을 해 오고 있다. 교인들이 주님과 온전한 연합을 이루어 삶이 바뀌는 건 한두 번 설교로 되는 게 아니더라. 일관되게 끌고 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맺어지는 열매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 따르는 비판도 내가 져야 할 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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