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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카페·베이커리·농장이 연 매출 5억
창동 염광교회, 장애인 부서에 보호시설·직업훈련·협동조합까지
  • 박요셉 기자 (josef@newsnjoy.or.kr)
  • 승인 2016.12.2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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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광교회는 빛과 소금이라는 이름 뜻대로 지역사회를 위해 여러 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크리스마스이브 전날, 창동 염광교회(황성은 목사) 1층 카페. 평일 오후부터 직원들이 케이크를 잔뜩 쌓아 놓고 포장하기 바쁘다. 계산대 앞에서 주문도 못 하고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한 남성이 말을 건다. 이날 만나기로 약속한 이상록 목사(염광교회 장애인부)다.

"성탄절이 얼마 안 남아 직원들이 바쁘네요. 저희가 이번에 지역 내 110가정을 돌며 케이크와 선물을 나누려 하거든요."

카페에서 자리를 구하지 못해 교회 밖으로 나왔다. 이 목사는 교회 앞 한 농산물 가게로 안내했다. 인터뷰를 농산물 가게에서 하려고 하나 싶었는데, 간판을 보니 가게 이름이 피어라희망가게다. "이곳은 교회가 운영하는 농산물 가게예요. 정확히 말하면 피어라희망협동조합 소속인데요. 장애인부 교인들이 주축이에요." 가게 안쪽에 자리를 잡으며 이 목사가 설명했다.

집에 있으면 뭐해요, 교회로 오세요

장애인 사역을 하는 교회를 찾던 중 염광교회를 알게 됐다. 염광교회는 장애인부를 별도로 두어 매주 장애인 예배를 연다.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은 500여 명. 절반은 장애인, 절반은 비장애인이다. 교회는 매주 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한다. 특별히 해 주는 것도 없으니 배라도 부르게 하자는 게 장애인부 모토다.

올해는 장애인부가 만들어진 지 16년이 되는 해다. 장애인부는 초기와 많이 달라졌다. 1개 부서에서 6개 부서(성인·학생 농인부, 어린이·청소년·청년·장년 사랑부)로 세분화됐고, 담당 교역자도 6명(전임 4명)으로 늘었다. 전체 교역자 수의 약 4분의 1이다. 지금은 장애인 예배와 함께 주간 보호시설, 직업훈련소, 협동조합을 하고 있다.

주간 보호시설 모습. 사진을 찍는다고 포즈를 부탁했는데 카메라가 아닌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염광교회는 장애인 주간 보호시설 '피어라희망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성인 발달 장애인에게 재활·복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지 학습, 레크리에이션, 숫자 공부, 레고 감각 놀이, 야외 활동, 직업 재활 훈련 등 다양한 활동을 한다.

이상록 목사는 피어라희망센터가 지역 안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현재 최대 정원 20명이 꽉 찼고, 60명이 빈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있다.

"다른 곳에 비해 여건이 좋아요. 가격도 10~20만 원 저렴하고요. 직원도 비교적 많은 편이에요. 사회복지사 5명이 있는데다 장애인부 전임 사역자 4명이 보호시설 일을 돕고 있거든요.

발달장애인에게는 개개인 특성에 맞는 복지 서비스가 제공돼야 해요. 하지만 사회복지사 2~3명이 장애인 10~15명을 담당하는 게 현실이죠. 저희는 경증, 중증에 따라 3개 반을 편성했어요. 교육 내용도 반마다 달라요. 시설 점검을 하러 나온 구청 직원들이 반 편성을 지역 내 보호시설에 권장 사항으로 공지하기도 했어요."

교회는 본당 1층 절반을 주간 보호시설로, 나머지 절반은 카페로 사용한다. 장애인들이 평일 내내 교회를 오간다. 건물 내부에는 이들을 위한 배려가 엿보인다. 복도 벽에는 장애인들이 걸을 때 잡을 수 있는 봉이 설치됐고, 화장실 안에는 장애인 전용 칸이 마련됐다. 모든 출입문에는 턱이 없다. 휠체어를 타고 어디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다. 교회 간판을 못 보고 들어왔다면 복지관으로 착각할 정도다.

피어라희망센터 일주일 프로그램. 음악, 운동, 교육 등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부 강사도 초청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염광교회 장애인부 사무실. 주간 보호시설 사회복지사 5명과 장애인부 교역자 6명이 사용하고 있다. 원래 더 넓은 사무실을 썼다가 보호시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곳으로 옮겼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장애인 예배만 하던 염광교회가 주간 보호시설을 시작한 건 2008년부터. 8년 동안 예배만 하다 본격적으로 장애인 사역에 뛰어든 건 교인들 때문이다. "장애인 예배를 드리면서 부모님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어요. 주중에도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어요." 이상록 목사가 설명했다.

교회는 2003년 토요 문화 교실을 시범으로 시작했다. 토요일은 주간 보호시설과 특수학교가 쉰다.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장애인들을 불러 음악, 미술,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즐겼다. 처음에는 15~20명이 문화 교실에 참여했는데, 2005년부터는 100여 명으로 늘었다. 염광교회 인근에는 장애인 특수학교가 4곳이 있는데, 부모들 사이에서 염광교회 얘기가 퍼진 것이다.

몇몇 학부모들은 평일에도 이런 교실을 운영해 달라고 이상록 목사에게 요청했다. 사설 기관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곳을 나와야 한다. 장애인들에게 오랫동안 마음 편히 머물 공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상록 목사는 요청에 따라 토요 문화 교실을 평일에도 열었다. 이름은 행복한 교실. 2년 동안 행복한 교실이 잘 운영되는 걸 보면서 담임목사가 나섰다. 적극 지원할 테니 주간 보호시설을 시작하자고 했다. 그렇게 2008년 피어라희망센터가 탄생했다.

직업훈련부터 고용까지

이야기하던 중, 이상록 목사는 아까 카페에서 봤던 직원들을 기억하느냐고 물었다. 대다수 직원이 교회가 직업훈련해서 고용한 장애인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직원들이 라떼 아트도 할 줄 알고, 쿠키·빵·케이크도 능숙하게 만든다고 자랑했다.

염광교회 장애인부는 2013년 '피어라희망협동조합'을 만들어 카페·베이커리·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상근자 23명 중 19명이 장애인이다. 모두 4대 보험에 등록된 정직원이다.

교회가 직업훈련부터 고용까지 하게 된 데도 교인들 요청이 컸다. 경증 장애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직업을 얻어 스스로 일하며 자립하기를 바랐다. 교회에 직업 재활 훈련, 취업 알선을 요청했다.

본격적으로 직업훈련을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이상록 목사는 당시 한 대기업이 진행하는 장애인 직업훈련 프로젝트에 지원해 예산 1,000만 원을 따냈다. 이를 바탕으로 제빵사·바리스타 육성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필요한 설비를 갖췄다. 그 해 훈련받은 5명 중 3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직업훈련은 1년간 진행된다. 장애인들은 카페·베이커리·농장에서 일을 배운다. 적성에 맞고 좋은 기량을 보이면 교회가 운영하는 카페와 제빵소, 농장에 고용된다. 그렇지 못하면 1년 유예해 교육을 더 받아야 한다. "개인마다 특성이 달라 직업훈련이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에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이 보여요." 이상록 목사가 설명했다.

염광교회 1층 카페 피망. 교회에서 직원훈련을 받은 이들이 일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피어라희망조합은 신규 사업으로 원두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사진은 이번에 성탄절을 기념해 만든 드립백. 교회가 직접 로스팅, 블렌딩을 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교회 1층 카페는 원래 교회 서무부(행정실)가 운영하던 곳이었다. 장애인 직업훈련을 시작하면서 장애인부가 직접 카페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카페 이름도 '피어라 희망'을 줄여 ‘피망’으로 정했다. 카페에서는 커피뿐 아니라 빵·케이크도 판매한다. 빵 종류는 장애인들이 교회 바깥에 있는 작업장에서 만들어 공급한다.

농장은 교회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시 외곽에 있다. 피어라희망협동조합이 1,300평 땅을 구입해, 열매채소·뿌리채소·구황작물 등을 재배하고 있다. 농장에서 기른 작물은 교회 앞 피어라희망가게에서 판매한다.

카페·베이커리·농장 매출액을 합치면 연 5억 원 정도다. 직원 23명 임금을 제하고, 재료비·운영비를 빼고 나면 한 달에 약 1,000만 원이 남는다. 정부가 주는 장애인 고용 지원금 덕분에 이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고 이상록 목사가 말했다. 피어라희망협동조합은 남은 수익을 다른 기관에 후원한다. 주간 보호시설에도 1년에 3,000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피어라희망협동조합은 최근 신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직업훈련을 마친 장애인을 더 고용하려면 새로운 사업이 필요하다. 최근 교회가 관심을 갖는 분야는 원두 사업이다. 교회가 직접 생두를 구입해 로스팅·블렌딩을 하는 것이다.

교회는 시범 사업으로 커피 드립백을 판매하고 있다. 이상록 목사는 "연말에 선물 많이 하잖아요. 선물용으로 장애인들이 직접 볶은 원두를 드립백으로 만들어 팔고 있어요. 생두는 선교사님들 통해서 구했고요. 장애인들이 직접 만들었고, 판매 금액의 10%는 선교 헌금에 쓰인다고 하니 교인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요"하고 말했다.

성탄절을 앞두고 있어 케이크, 쿠키가 불티나게 팔린다. 직원들이 정신없이 반죽을 만들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피어라희망가게는 피어라희망협동조합 직원들이 직접 기르고 수확한 농산물과 다양한 가공품을 판매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장애인 사역 위해 연필 잡는 교인들

염광교회 장애인부가 이렇게 사역할 수 있는 데는 교인들 역할이 컸다. 장애인부 예배에 나오는 500명 중 절반이 장애인부 봉사 교사들이다. 비장애인 1명이 장애인 1명과 짝을 맺는 셈이다. 이들은 예배가 끝나면 부서별 모임을 인도하고, 여러 봉사를 맡는다. 차량 운전, 심야 시간대 피망 카페 운영, 작물 수확 및 포장 등을 돕고 있다.

염광교회는 정기적으로 장애인부 교사를 위한 교육 세미나를 연다. 새해가 되면 신입 교사 교육을 2주간 진행한다. 장애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 응급 상황 시(길을 잃거나, 쓰러졌을 때) 대처 요령 등을 가르친다. 1년에 한 번씩 장애인부 전 교사를 대상으로 컨퍼런스도 연다.

장애인부 교사들은 총회 발달장애인선교연합회가 주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기도 한다. 여름이 되면 다른 교회를 탐방한다. 카페, 문화 예배, 복지 시설 등 각 분야별로 특화된 교회를 찾아 어떻게 사역하는지 배운다.

이상록 목사는 "장애인 사역을 하려면 기본적인 이해와 지식이 있어야 하니까요. 교사들이 여러 세미나에 참여하며 배우려고 해요. 보호시설, 직업훈련, 협동조합 등 교회가 하는 사역이 다양해져 가면서, 교인들도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의지가 큰 거 같아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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