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12월 19일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개신교 인구가 전체의 19%(967만 6,000명)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계의 예상과 달리 개신구 인구가 오히려 증가한 것입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분석하는 글을 보내왔습니다. 전문을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이번 2015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는 모든 종교계가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다. 개신교는 이번에 968만 명으로 종교인 수가 가장 많은 종교가 되었고, 불교는 10년 전과 비교해 약 300만 명 정도 줄어들어 762만 명 정도가 되었다. 또 천주교 역시 10년 전에 비해 약 110만 명 정도가 줄어 389만 명이 되었다. 그동안 개신교회 내에서는 개신교가 현격하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을 했고, 천주교의 대약진과 불교의 보합(保合)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조사는 이러한 예상을 모두 깼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는 몇 가지 가능성을 두고 이번 결과에 대한 분석을 시도해 보고자 한다.

1. 통계상 오류 가능성

1) 표본조사와 인터넷 조사의 변수

올해 처음 인구주택총조사에서 표본조사와 인터넷 조사가 도입되었다. 표본조사는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표본을 20%로 정했기 때문에 인구 대비로 보면 1,000만 명이다. 보통의 조사들은 1,000명 정도로 한다. 예를 들어, 정치 조사 같은 경우도 보통 1,000명 정도를 표본으로 하고 있다. 그럴 경우 대부분 표본 오차를 3% 내외로 설정하는데,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 그러한 것에 비교해 보았을 때 표본을 1,000만 명이라 하는 것은 오차가 거의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중요한 사실은 그동안 방문 조사만 이루어지던 것에 인터넷 조사를 포함했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표본으로 뽑힌 가구에 먼저 인터넷 조사에 임해 줄 것을 권했고, 이에 따라 응답자의 48.6%가 인터넷으로 응답했다. 이것은 이전 조사와 다른 방식으로, 분명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방문 조사는, 많은 경우 집에 있는 가정주부들이 응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러면 그 가구의 응답을 가정주부들이 대표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 응답의 경우는 가정주부보다는 젊은층이 많이 응했을 것이다. 그도 아니라면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쪽에서 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한국의 경우 종교적 문제에 있어서 주도권은 어머니에게 있다. 2014년에 이루어졌던 청소년 의식조사에 따르면 종교에 있어서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절대적으로 어머니였다. 이에 의하면 결국 응답에 많이 임한 어머니들이 가정의 종교를 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인터넷을 통해 청년층이나 남성층이 응답을 하면서 다른 대답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의례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심정적으로 종교인이라고 생각했던 가족들에 대해 '종교 없음'으로 표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는 '종교 없음' 비율이 상당히 높다. 10대에서 30대까지 '종교 없음'의 비율은 60%가 넘고 있다. 이들 관점에서 가족의 종교를 판단했다면 좀 더 엄격한 잣대가 작용했을 것이고, 1년에 한 번도 의례에 참여하지 않았던 불교의 경우는 '종교 없음'으로 표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이것은 표본조사이기 때문에 이들의 대답에 다섯 배를 곱한다면 변수로 작용했을 수 있다.

2) 문항의 오해 가능성

2005년도에는 기존의 문항과 다르게 선택지가 구성되었다. 1995년에는 '①불교 ②개신교(기독교) ③천주교 ④유교' 등으로 제시가 되었다. 그런데 2005년에는 '①불교 ②기독교(개신교) ③기독교(천주교) ④유교' 등으로 표시가 되었고, 이러한 문항은 2015년에도 유지가 되었다. 여기서 핵심적인 부분은 천주교를 어떻게 표시하느냐이다.

설문 조사를 설계할 때면 항상 이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나곤 한다. 이론상으로는 개신교와 천주교가 모두 기독교이고, 구분을 한다면 개신교와 천주교 내지는 개신교와 가톨릭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이런 구분이 편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표기함에 있어서 명분의 이름과 실제적 이름의 사용에서 갈등을 빚게 된다. 실제적으로 이러한 것이 설문 결과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예를 들어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홍정길 이사장)에서 실시하고 있는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는 매번 논의를 통해서 이름이 바뀌고 있다. 2008년에는 '기독교와 가톨릭교'로 표기했고, 2009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교'로 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0년에 '기독교(개신교)와 가톨릭교'로 2013년에는 '기독교와 가톨릭교'로 표기했다. 또한 참고로 갤럽에서 실시하고 있는 종교 관련 조사에서는 '개신교와 천주교'로 표기되고 있고, 1998년, 2004년, 2014년에 실시된 한국교회미래를준비하는모임(한미준)·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설문에서도 '개신교와 천주교'로 표기되어 있다.

한국 사회에 일반적으로 쓰기는 기독교와 천주교가 가장 보편적이지만, 천주교인들의 입장에서 기독교라고 하는 것이 개신교인들만의 용어는 아니기에 헷갈릴 소지는 있다. 그래서 '개신교'라는 용어를 쓰지만 개신교인들에게는 오히려 익숙지 않은 용어이다. 또 이것이 교계 설문 조사일 경우는 뜻하지 않게 '개신교'라고 표기하는 것에 대해 반감을 나타내는 이들도 있다. 어쨌거나 아마 이러한 생각들이 얽혀서 2005년도의 조사에서는 기존에 쓰던 '개신교(기독교)'와 '천주교' 표기를 '기독교(개신교)'와 '기독교(천주교)'로 바꾼 것 같다.

그러면 이렇게 선택지의 표기를 바꾼 것이 결과에 영향을 주었을까.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2005년도에 가톨릭의 급격한 증가와 2015년 급격한 감소는 이러한 영향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그러면 동일한 표기에서 왜 2015년에는 그러한 변화가 나타났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그것은 조사 방법의 변화에서 또 하나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알려진 바와 같이 2015년도에는 인구의 20%를 대상으로 하는 표본조사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인터넷 조사를 먼저 권하게 되었다. 그래서 응답자의 48.6%가 인터넷을 통해서 조사에 임했다.

기존 방문 조사에서는 아무래도 조사원이 방문하여 지켜보는 가운데, 또는 조사원이 읽어 주고 응답하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아무래도 신중하게 선택한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럴 때 선택지가 명확하지 않다면 아무래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반해 인터넷 조사는 개인이 직접 컴퓨터를 통해서 질문지를 보고, 시간의 구애받지 않고 응답할 수 있다. 좀 더 명확해지고, 신중해지는 특성이 있다. 그러면 아무래도 선택지의 불명확함에도 정확히 표기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것이 개신교와 천주교의 등락에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그림1] 1995년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관련 질문지.
[그림2] 2005년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관련 질문지.
[그림3]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 종교 관련 질문지.

3)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발표된 바에 의하면 1인 가구가 급증했다. 총 가구 수 1,956만 가구에서 1인 가구가 520만으로 전체의 27.2%를 차지해서 1위가 되고, 2인 가구가 499만으로 26.1%, 3인 가구가 410만으로 21.5%, 4인 가구가 359만으로 18.8%, 그리고 5인 이상 가구가 122만으로 6.4%였다. 5년 전인 2010년에 2인 가구가 처음으로 1위를 했는데, 5년 만인 2015년에 1인 가구가 가장 많게 된 것이다. 10년 전인 2005년만 해도 3인 가구가 가장 많았다. 이에 따르면 2015년에는 1인 가구와 2인 가구를 합치면 53.3%나 된다.

이러한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는 결국 가족 단위로 조사되던 것이 개인별로 이루어졌음을 암시한다. 조사는 개별로 응답하게 되어 있지만 개인이 응답하는 것이 아니어서 아무래도 대표로 응답하는 자의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증가는 좀 더 개인적이고, 개별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전제할 수 있다. 가족을 떠난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이들의 의식도 반영되었다는 것을 그려 볼 수 있다.

2. 종교 인구 증감 분석

종교 인구의 증감과 종교별 증감이 너무 급격하여 솔직히 비교가 어렵다. 무엇보다 2015년에는 2005년보다 종교 인구가 9% 줄어들어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종교별로는 2015년(2005~2015년) 통계를 보면, 불교는 1,059만에서 762만으로 거의 30%가량 줄어들었고, 개신교는 오히려 845만에서 968만으로 약 120만이 늘어났다. 천주교는 2005년(1995~2005년) 통계를 보면 288만에서 502만으로 급격하게 늘어났지만 2015년 갑자기 약 110만 정도가 줄어 389만이 됐다.

약 20년 동안 종교 인구가 너무 요동을 쳐서 이것을 연속선상에서 보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어떻게 보면 앞에서 살펴보았던 통계상의 오류 내지는 변수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결국 통계를 보는 입장에서는 2005년 통계와 2015년 통계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보았다. 이 부분의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 갤럽의 종교 인구 조사와 한미준·한목협의 '한국인의 종교 생활과 의식조사' 등을 비교 분석해 보았다. 결론적으로 말해 보면, 숫자로 이것을 보면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고, 비율로 보면 좀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먼저 종교 인구의 감소는 세 조사 모두 공히 2005년도경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후 2015년경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구주택총조사의 비율이 급격하다는 것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무엇보다 삶의 버거움이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닐까 싶다. 연령별 증감을 보면 40대가 13.3% 줄어들어서 가장 높고, 이후 20대와 10대에서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30대와 50대에서 줄어든 비율이 그렇게 많은 차이가 난다고 할 수는 없다.

결국 1995년 이후 중간에 주 5일제의 도입 등으로 삶의 여유가 생긴 사람들이 종교를 찾았다가 종교에서 해답을 찾지 못하자 빠져나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종교를 여가로 이해하는 입장에서 찾은 사람들이 삶이 각박해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여가와 같은 부분을 줄이며 종교조차도 벗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사회 활동 참여 인구조사에서도 보면 종교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벗어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음의 평안과 같은 종교에서 기대하는 바들을 대체 종교에서 찾으며 굳이 종교 단체가 아니어도 삶의 위로와 의미를 찾는 데 어려움이 없어서도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종교별 분석을 보면 불교의 경우는 2015년 조사가 의외로 급하게 떨어졌는데 이것은 전문가들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예상을 했던 부분이었다. 이미 불교에서는 이번 조사에서 반토막 나서 500만 이하로 추락할 것을 예상하는 측도 있었다. 심지어 이번 조사 결과가 이렇게 나올 것을 예상하고 조계종에서 통계청을 항의 방문한 적도 있다고 할 정도이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좀 충격적이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바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

문제는 개신교와 천주교의 증감 문제이다. 이 둘의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앞서 지적했던 문항의 오해 내지는 오류 문제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래서 2005년 조사와 2015년 조사 중 하나를 풀어내지 않고서는 이해를 할 수 없다. 2005년 조사를 빼고 1995년과 2015년으로 비교해 보면 좀 풀릴 수 있다.

특히 비율로 살펴본다면 기독교는 이 기간 19.4%에서 19.7%로 약 0.3% 가량이 증가했다. 인원수로 따지면 약 117만 명이 늘어났지만 인구수가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개신교의 증가도 20년을 놓고 보면 그렇게 늘었다고 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천주교는 6.6%에서 7.9%로 1.3% 가량이 증가했고, 인원수로는 약 100만 명이 늘어난 것이다.

천주교는 일반적으로 영세자의 숫자가 정확하다고 한다. 조직이 잘되어 있기 때문에 영세자의 집계가 정확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았을 때 지난 2005년에는 놀라운 일이 있었는데, 조사 결과를 보니 영세자 숫자에 비해서 약 40만 명 정도가 더 많았던 것이다. 그런데 다시 놀라운 일은 이번에는 영세자 숫자에 비해서 약 150만 명 정도가 적게 나온 것이다.

영세자 숫자와 인구주택총조사에서 나온 숫자를 비교해 보자. 1995년 인구주택총조사 천주교인 숫자와 영세자 수를 비교하면 이렇다. 1996년 288만/356만, 2005년 500만/460만, 2015년 389만/540만이다. 이렇게 보면 전에도 영세자 수에 비해 조사 결과는 적었다. 그 폭이 적었다고 할 수는 있지만 말이다.

종교 인구

종교별 비율

조사

있다

없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한목협 1998

52.8

47.2

23.5

20.7

7.5

한목협 2004

57

43

26.7

21.6

8.2

한목협 2012

55.1

44.9

22.1

22.5

10.1

갤럽 1984

44

56

19

17

6

갤럽 1989

49

51

21

19

7

갤럽 1997

47

53

18

20

7

갤럽 1904

54

47

24

21

7

갤럽 1914

50

50

22

21

7

센서스 1995

50.4

49.6

23.20

19.40

6.6

센서스 2005

52.9

47.1

22.80

18.20

10.8

센서스 2015

43.9

56.1

15.50

19.70

7.9

이러한 종교별 인구의 증감을 설명한다면 종교별 정체성이 약한 종교가 먼저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종교 인구가 줄어든 부분을 보면 이제 한국 사회에서 종교가 설 자리가 많이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은 이미 <종교 없음>(베가북스)이라는 책에서 미국의 사례로 충분히 설명된 부분인데 현대인들에게서 점점 종교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이제 한국 사회도 이러한 경향이 더 커질 텐데 종교적 정체성이 약한 종교에서 먼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불교가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이후 천주교도 증가가 눈에 보이는 듯 하다가도 결국 그 폭을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40대 이하 젊은층에서 종교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교인들의 연령대가 높은 불교에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개신교는 가정 중심의 종교 생활이 영향을 끼쳐서 전체적으로 유지가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른 종교에 비해서 개신교는 젊은층이 부모와의 종교 일치성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것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3. 개신교 변동 분석

"경제학자들은 에너지의 50%를 미래를 예측하는 데 쓰고, 나머지 50%는 그 예측이 왜 틀렸는지를 변명하는 데 쓴다." 독일 대학에서 본 경구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10년 전 개신교의 마이너스 성장과 가톨릭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관한 세미나를 통해서 시작되었고, 이후 <그들은 왜 가톨릭교회로 갔을까>(예영커뮤니케이션)를 내기도 했다.

당시 현대인들의 종교성이라는 측면을 다루며 정체성의 견고하지 못함이 핵심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당시 개신교도였다가 천주교로 개종한 사람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했고 이에 따라서 현대인들은 종교를 소비하고 있지 그에 맞는 정체성은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래서 이미지에 따라서 쉽게 천주교로 몰려갔다는 진단을 내렸었다. 그런데 이제 그 기본이 되었던 통계에 대해서 불신이 생기고 있어서 위에 본 경구와 같은 상황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오류의 가능성이나 오해의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틀, 즉 현대인들의 종교성이 소비성이며, 가벼워졌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이러한 틀 안에서 결국 세 종교의 부침을 비교해 가며 개신교의 증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먼저 불교와 천주교의 급락과 비교하여 개신교의 약진 내지는 유지에 대해서 논해 보고자 한다. 핵심적 사항은 종교 인구의 감소에서 찾아야 한다. 그 틀은 역시 종교적 정체성에 가 있다고 본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05년까지는 여가가 늘어나면서 사람들이 여가의 개념으로 종교를 찾았다. 여기서 중요하게 여긴 것은 각 종교의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라 이미지였다. 어떻게 보면 각 종교의 브랜드에 따라서 사람들은 움직였다. 마치 겉옷을 걸쳐 입듯이 사람들은 그 종교의 이미지를 덧입기를 바랐던 것이다. 그런데 경제가 어려워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종교에 대한 욕구가 뒤로 갔다. 삶에 대한 의미나 가치에 대한 질문보다는 이제 생존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진 것이다.

이것은 과거 사회가 어려울수록 종교를 찾는다는 박탈 보상 이론의 방향과는 또 다른 것이다. 종교에 대한 기대가 그렇게 있을 때는 어려울 때 종교에서 위로도 원하고 기적도 원하게 되는데 현대인들에게는 종교에서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종교를 자신을 찾아가는 도구 내지는 길 정도로 생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사회가 어려워지니 그것도 사치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종교 자체를 내어놓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될 때 종교적 정체성이 약한 이들이 떨어져 나간다. 결국 그런 부분으로 볼 때 불교나 천주교가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보통 종교별 호감도 조사를 보면 천주교가 항상 1위이고 불교가 2위를 차지한다. 그리고 개신교가 자리한다. 특히 젊은이들에게 조사를 해 보면 이것은 여지가 없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보면 호감을 갖는 것과 직접 그 종교로 들어가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종교인들 입장에서 이 두 종교는 소속감이나 정체성 내지는 열심이라는 측면이 좀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불교의 경우는 1년에 한 번도 의례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이 상당수다. 천주교의 경우 지적인 사람들이 많이 찾고, 대도시에서 갑자기 성장했다. 이들은 얽매임이 없고 합리적이라는 데서 천주교에 매력을 느낀다. 다시 말해, 전적인 참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10년 전 목회사회학연구소에서 실시한 심층 인터뷰를 보면 개신교에서 천주교로 개종한 사람들은 '하나님'이나 '하느님'이나 똑같다고 이야기하며 개종하는 데 갈등이 없었다고 한다. 이들은 전부 개종을 하고 1년의 교리 공부를 거쳐서 영세를 새로 받은 사람들인데, 개신교와 천주교가 다름이 없다고 하니 함께 자리했던 성당의 관계자들도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 강연을 다니면서 이들은 언제든 상황이 바뀌면 다시 돌아올 사람들이라고 했는데 수치만 보면 예측처럼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에 반해, 개신교는 가정 중심의 종교성이 살아 있다. 부모의 종교를 따라서 교회를 다니는 젊은층이 많다. 2012년도에 학원복음화협의회 주관으로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청년 대학생 5% 괴담이 있었다. 청년 사역자들이 대학생 중에 기독교인은 이제 5% 정도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궁금해서 조사 전에 대학생 사역자들이나 군부대 사역자들에게 확인을 해 보았더니 정말 5%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조사를 하면서 정말 그렇게 된다면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그런데 결과를 보니 17.2%가 나왔다. 개신교인의 비율이 월등히 높았던 것이다. 이에 반해 천주교는 7.3%, 불교는 8.8%가 나왔다. 이를 보면 젊은층에서 개신교인의 비율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다만 호감도나 이미지 조사에서 안 좋게 나오니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숫자는 늘었다고 하는데 교회에서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개교회 상황에서도 작은 교회들이 무너지고 큰 교회들도 매년 약 10% 정도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교인 숫자가 유지되기만 해도 요즘은 다행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교단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큰 교단들 보고를 보면 매년 교인이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결과와 현상을 보며 개신교인의 숫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다들 예상을 했는데 의외로 100만 명 이상 늘어나니 다들 의아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적하는 것이 이단의 증가와 가나안 성도의 증가이다. 개신교인은 줄었는데 이들이 늘어서 개신교인의 숫자가 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은 일면 맞는 이야기이지만 일면 틀린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이단이나 가나안 성도의 숫자가 늘어난 것은 확실히 맞는데 문제는 이들이 전에도 개신교인이었다는 것이다. 즉 개신교인들이 이단으로 가고, 교회를 안 나가는 가나안 성도가 된 것이지, 안 믿던 사람들이 새로 전도되어 그리 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들은 10년 전에도 개신교인으로 통계에 잡혀 있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다시 개신교인의 숫자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 설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비율로 해서 설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숫자는 늘었는데 왜 우리 교회에서는, 왜 우리 교단에서는 교인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느냐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이단이나 가나안 성도의 증가로 설명해야 한다. 지난 10년 동안 이 부분은 급격하게 늘어났다.

특히 신천지의 경우는 그 증가를 우리가 눈에 보고 있다. 지난 9월 신천지에서는 '만국회의'라는 이름으로 잠실주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경기장을 가득 채웠는데 주최 측의 보도에 의하면 10만여 명이 모였다고 한다. 이 10만 여 명이 카드 섹션도 하고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했다고 하니 열심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숫자가 10만 명이라고 하니 전체 신천지 교인의 숫자는 이보다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단은 신천지뿐만 아니라 하나님의교회, 통일교 등등 최근 크게 일어난 이단들이 많다. 이렇게 보면 이들 숫자가 적어도 수십만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가나안 성도는 신앙은 있으나 교회에 나오지 않고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물론 여기에는 의식적으로 교회라는 단체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큰 뜻 없이 종교적 열심이 줄어서 안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이들의 숫자를 일반적으로 100만 명으로 본다. 2013년에 실시된 한목협 조사에 따르면 교회 불출석 교인이나 한 달에 1번 이하로 나오는 교인의 비율이 11% 이상이 된다. 그러면 이들의 숫자를 어림잡아 100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숫자를 합치면 약 150만 명에서 200만 명 정도가 된다고 봐야 한다. 즉 이들이 늘어나면서 기형적으로 숫자는 늘어났는데 교인은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의 종교성이 견고하지 못한 것에 대한 두 가지 현상이 이러한 결과로 나타난 게 아닌가 싶다. 정체성이 약해지니 개신교도 점점 사람들의 열심이 줄고 교회를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 역시 이렇게 열심을 요구하지 않고 부담을 주지 않는 교회가 되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교회에 마음을 두지 못한 이들은 더 명확하고, 열심을 강요하는 이단으로 나아간 것이다. 즉 교회는 시대에 발맞추어 소프트하고 편한 곳이 되었다. 이를 통해 전도를 열심히 했고 열매도 있었다. 그런데 이것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흥미를 잃고 가나안 성도가 되어 떠나갔고, 이것이 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단으로 간 것이다.

사족으로 하나를 덧붙인다면 불교나 천주교의 정책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10년 전 불교와 천주교의 숫자가 늘어나고 사회적으로도 호감이 늘어나면서 이 두 종교는 정치적 참여, 내지는 사회적 참여에 열심을 내었다. 특히 지도층에서 상당히 구체적인 참여를 했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13년 철도노조 지도부의 조계사 도피나 2015년의 민중총궐기 투쟁 대회의 지도자였던 민주노총 위원장 한상균의 조계사 도피였다. 그리고 천주교는 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이 두드러졌고, 특히 2013년에 이어졌던 시국 미사 등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 두 종교에서는 종교인의 정치적 참여에 대해서 개신교보다 반대의 의견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천주교의 경우는 반대가 76.7%나 되어 지도부와 많은 괴리감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기윤실 사회적 신뢰도 조사 2013). 이렇게 보면 다원화된 사회에서 종교의 자리 내지는 구별된 거룩성에 대한 욕구가 일반 교인들에게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두 종교의 감소에는 이 부분도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다고 할 수 있다.

4. 결론

통계에 나와 있는 숫자를 보고 그 내용을 분석하고 이유를 다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현대인들의 종교성을 추적해 온 목회사회학연구소의 연구 노하우를 동원해서 생각해 보면 결국 현대인들의 낮은 종교적 정체성이라는 관점에서 이 부분을 풀어 보아야 할 것이다. 쉽게 갔다가 쉽게 떠나는 현대인들의 종교적 경향이 지난 20년의 시간 동안 드러난 것이라 보는 게 옳을 것 같다.

종교에 대한 인구주택총조사의 통계가 워낙 급락이 심해서 정하여 이야기한다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결국 현대에서 작은 것 하나에도 종교에 대한 사람들의 마음이 급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본다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개신교의 성장 내지는 유지도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고 본다. 특히 이단과 불출석 교인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현재는 불안하기 끝이 없다.

현재 한국교회가 보여 주고 있는 위태위태한 비윤리적 고발이나 정치적 행태들은 언제든 폭탄과 같이 우리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이제 각 교회나 개인이 열심히 하는 전도는 한계에 이르렀다. 언제나 이러한 위협들이 나타날 때 그 수고들은 한 번에 날아갈 수 있다. 마지막 때를 가는 조심으로 현대인들의 종교성을 마주해야 할 때이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 부소장 정재영 교수, 기획실장 장진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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