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이용필 기자]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한천설 원장)은 12월 19일부터 2박 3일간 2017학년도 석사과정 입학 대상자를 상대로 '합숙형 면접 고사(합숙 면접)'를 진행한다. 합숙 면접은 시대를 바르게 이끌어 갈 목회자를 선별,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한 제도다.

총신대 신대원 입학 대상자들은 합숙 기간 여러 평가를 받는다. 다면적 인성 검사(MMPI-2)부터 심층 면접, 공동체 생활, 주제별 토론 등을 한다. '극기 훈련'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숙 면접을 며칠 앞두고 신대원 재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었다. 합숙 매뉴얼 일부가 노출됐는데,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합숙 훈련 둘째 날인 12월 20일 자 매뉴얼 중 '새벽 기도회&운동'을 보면, 오와 열을 맞춰 구보를 실시한다고 나와 있다. 문제는 다음 대목이다.

총신대 신대원 입학 대상자를 상대로 한 합숙 면접 매뉴얼 일부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구보가 무질서할 경우 '굴러 이동', '원산폭격', '피티 체조' 등 기합을 줄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제시된 기합은 군대용어다. '굴러 이동', '원산폭격'은 군대에서조차 악습·퇴폐 문화로 규정, 금지해 오고 있다. 매뉴얼에는 태도가 불량한 사람이 있을 경우 조교가 평가서에 반영한다고 나와 있다.

'23시 취침 점검' 매뉴얼도 논란이다. 정시에 취침하지 않고, 떠드는 수험생이 있으면 운동장에 집합시켜 기합을 준다는 것이다. 매뉴얼에는 "이때 조국과 교회를 위하여 목회자 후보생으로 지원한 자의 그리스도의 군인으로서의 자세에 대하여 교육함"이라고 적혀 있다. 소집시켰는데도 운동장에 나오지 않은 수험생이 있으면 조교 평가에 참고한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합숙 면접 매뉴얼을 확인한 재학생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한 신대원생은 "신대원 단체 카톡방에 (메뉴얼) 사진이 올라왔다. 전반적으로 '공분'하는 분위기다. 학교 쪽에 확인해 보니 문서로 작성된 것 맞지만, 그대로 실행될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상식에 어긋나는 생각을 넘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리고, 문서로 만든 폐쇄적인 구조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당사자인 입학 대상자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재학생들이 나서 도와줘야 하는데, 기말고사 기간이라 의견 취합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합숙 훈련을 담당하는 총신대 신대원 교무지원팀은 '해프닝'이라고 일축했다. 한 관계자는 12월 16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유출된 문서는 조교들 회의 자료다. 입학 대상자들 중에 남자들이 많다 보니 '군대처럼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웃으며 나눈 말인데 그게 밖으로 새 나갔다. 문구 자체만 봤을 때 논란이 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요즘 같은 시대에 그렇게 하면 인권 단체에서 가만히 있겠는가. 앞서 여름에도 합숙 훈련을 했지만, (메뉴얼과 같은)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해프닝이다"고 해명했다.

총신대 신대원은 시대를 바르게 이끌어 갈 목회자를 선별, 양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합숙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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