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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는 사단과 종북 드라마?
"재미로 보다간 사단 접신"…잊을 만하면 등장하는 '반기독교' 주장
  • 최승현 기자 (shchoi@newsnjoy.or.kr)
  • 승인 2016.12.15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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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를 재미로 보다가 사단에 접신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무속 신앙 등의 소재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레퍼토리다. tvN 영상 갈무리

[뉴스앤조이-최승현 기자] tvN 드라마 '도깨비'가 흥행 중이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12%를 돌파했다. 매회 방송 때마다 화제다. 조만간 '응답하라 1988' 기록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를 시청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인터넷상에 돌고 있다. 일부 기독교인은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에서 도깨비가 '사단', '종북'과 관련 있다는 글을 퍼뜨리고 있다.

한 네티즌은 페이스북에 도깨비를 시청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장문으로 정리해 올렸다. 그는 "영 분별을 위해 드라마를 봤다. 교묘하게 사단과 종북의 정체를 숨기고 있다"고 경고했다.

근거로 드라마 제목인 '도깨비'를 들었다. 극 중 등장하는 도깨비와 저승사자가, 재력이 있고 멋있으며 주술까지 부려 가며 인간을 보호하고 있는 캐릭터로 묘사된다고 했다. 이 캐릭터에 빠져 세뇌되면 시청자, 특히 주연배우 모습에 감동하고 동경하게 되는 청소년들이 사단 접신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환생과 주요 귀신들의 등장뿐 아니라, 도깨비의 신부 역을 맡은 배우 김고은이 '은교'에 출연한 사실 등도 지적하며 절대 봐서는 안 된다고 했다.

주요 제작진 성향도 문제 삼는다. 이응복 PD는 '전설의 고향'을 연출하는 등 윤회 사상과 불교 사상에 심취돼 있으며, 김은숙 작가 역시 드라마 '시크릿 가든' 등에서 이런 성향을 나타냈다고 지적했다. 김은숙 작가는 희망브리지에 2,000만 원을 기부했는데, 이곳 사장이 <한겨레> 전 사장인 점 등을 들며 종북 인사들의 또 다른 아지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글쓴이는 한발 더 나아가 주연배우 공유를 보면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이 연상된다고 했다. 원래는 과거 대장군이었던 공유가 왕에게 역도로 몰려 자결한 후 현대사회에 환생한다. 이 드라마에서 과거 어떤 나라 출신이었는지 명시되지 않았으나 깃발이 고구려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을 암시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북한과 가까운 이석기 전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누명(내란음모죄)을 받고 처벌받았지만, 절대적 힘을 얻어 부활한다는 메시지를 내포했다는 것이다. 1화에 카메오로 등장해 공유 앞에서 죽었던 김소현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전 의원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글쓴이는 같은 논리로 또 다른 인기 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도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사단 접신의 매개인 최면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이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와 무당의 무속 신앙, 인어와 윤회 사상까지 다원주의적 종교 사상을 재미와 로맨스로 포장했다고 했다.

이럴 때일수록 기독교인들이 깨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주체사상, 사회주의적인 사상을 최면과 귀신이라는 소재로 집단 주술까지 걸고 있으니, 집단 접신으로 인해 18%나 되는 시청률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치열한 영적 전쟁 가운데 있는 기독교인들은 사단을 우상시하는 미디어 콘텐츠들에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재미있어서 드라마를 본다는 한 네티즌에게 "재미로 보시다간 사단에 접신하실 수 있기 때문에 큰일 난다. 미디어에 왜 주술이나 무당과 같은 요소들을 넣는지 꼭 그들의 전략과 계략을 파악을 하시고 영적으로 깨어 있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학적 상상력 관점에서 이해해야"

2010년께부터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이단 사이비에 소속된 연예인 및 유명 인사'라는 글에서 '태왕사신기', '연개소문', '왕꽃선녀님', '환생’ 등은 반기독교 드라마로 분류됐다. 뉴에이지적 요소를 담고 있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러한 주장이 다소 황당하고 억지스러운 측면이 있지만, 보수 교계를 중심으로 영화나 드라마 줄거리가 기독교 교리와 어긋나거나 무속 신앙 등의 콘텐츠가 등장하면 어김없이 비판이 잇따랐다. 2014년 영화 '노아'가 개봉했을 때 성경 이야기가 왜곡됐다며 기독교인들의 평점 테러가 일어나기도 했다. 일부에서 "성경 속 메시지와 비교해 가며 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다수 기독교인들은 이미 반기독교 영화로 분류했다.

줄거리가 기독교적인 가치와 상반된다고 무조건 반기독교적인 드라마로 몰아가는 것은 지나친 반응이다. 교회 목사를 잔혹한 살인자로 묘사해 반기독교 논란을 낳았던 영화 '파괴된 사나이'에서 주연을 맡았던 배우 김명민은 당시 시사회에서 "저는 내로라하는 크리스천이다. 지금도 제가 연기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줄거리는 영화적 측면에서 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는 15일 <뉴스앤조이>와의 통화에서 기독교인들이 문학적 상상력을 좀 더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현 목사는 "직접적인 반기독교 정서를 드러낸다면 당연히 경계하는 게 맞다. 그러나 문학적인 상상력 같은 특수성 등을 가지치기해 내면, 기독교인들이 볼 수 있는 건 다큐밖에 없다. 그러면 기독교인들은 문화 안에서 수동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 목사는 2014년 개봉한 노아와 올해 초 개봉한 영화 '부활'을 예로 들었다. 노아 같은 경우 외경 스토리를 차용한다거나, 창세기에 없는 내용을 기록해 논란이 됐다. 그러나 실제 방주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상상해 보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200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반면 부활이라는 영화는 성경에 아주 근거해 잘 만들었고 촬영도 세련됐다. 그러나 성경을 재연하다시피 연출하다 보니 매력도가 떨어지고 지루해하는 관객들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성현 목사는 "'부산행'에 나오는 좀비는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거기서 사회적인 불안에 대한 메타포를 읽을 수 있다. 도깨비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도 사람에 대한 신뢰와 같은 가치를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기독교적이라고 무조건 매도하기보다는 작가적 상상력을 존중하고, 메타포를 읽어 내려는 노력이 기독교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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