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최유리 기자]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결정된 12월 9일. 핵없는세상을위한한국그리스도인연대(핵그련)는 서울YWCA에서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 본부' 발족식을 진행했다. 핵그련은 여러 기독 단체와 교단이 함께 연대해 탈핵 운동을 하는 단체다. 2012년 교회가 핵 문제에 관심 갖고 행동하자는 의미로 출발했다.

발족식에는 한국YWCA연합회·한국YWCA전국연맹·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한국교회여성연합회·예수살기·기독교환경운동연대가 참석했다. 단체 대표들은 돌아가며 핵발전소의 위험성과 왜 교회가 탈핵 운동에 관심 가져야 하는지 설명했다.

12월 9일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 본부 발족식'이 진행됐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핵발전소, 결국 파멸만 남는다"

양재성 공동대표(기독교환경운동연대)는 핵발전소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양 공동대표는 "지금까지 사람들은 안전하다는 관계자들 이야기를 앵무새처럼 반복해 왔다. 그러나 안전성 문제는 계속 제기되고 있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를 통해 핵발전소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후쿠시마 사고는 대륙과 130km 떨어진 해저에서 발생했음에도 지금까지 엄청난 피해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경주에서는 지진이 계속 언급되고 있다. 양 공동대표는 "경주 지진은 규모 5.9의 내륙형 지진이다. 일본에 비해 내진 설계가 엉망인 한국은 지진이 일어나면 큰일 난다. 핵발전소는 악마가 제시한 선악과다. 하나님이 만든 선악과는 다시 돌아올 길이라도 있지만, 핵발전소는 오직 파멸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김가은 회장(한국교회여성연합회)은 "국민들은 경주 지진을 통해 더 이상 한국이 지진에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다. 그동안 우리가 핵발전소를 통해 편안하게 살았다면 이제는 '아듀 핵발전소'를 외칠 때가 된 거 같다"고 말했다.

차선각 전 이사장(한국YWCA전국연맹)은, 핵발전소가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싸고 친환경적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고 했다. 차 전 이사장은 "정부가 사람들 생명을 위협한다면, 기독교는 많은 사람에게 위험성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우리가 이 운동에 앞장서지 않는다면 교회는 이제 정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재성 목사는 경주 지진을 언급하며 원전의 위험성을 설명했다. 뉴스앤조이 최유리

현장에 참석한 교단 관계자들은 교단 차원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에 대해 말했다. 이명숙 목사(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사회봉사부)는 개교회에 탈핵 중요성을 교육하고, 목사들이 환경문제를 더욱 많이 설교할 수 있는 정책을 제안하겠다고 했다. 총회장에게도 담화문을 발표할 수 있도록 제언하겠다고 말했다.

노덕호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농어촌환경부)는 "교단에서 서울연회를 중심으로 '원전과 이별하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교회를 다니면서 서명을 받다 보면 사람들이 그런 물음을 던진다. 핵발전소를 중단해야 하는 건 아는데 그 이후 무엇을 대안으로 삼아야 하는지 모른다. 교단이 에너지 대안인 신재생에너지를 더 많이 이야기하고, 선교적 프로그램도 만들어 지역 교회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발족식은 선언문을 낭독하며 끝냈다. 선언문에는 △신고리 5·6호기, 삼척·영덕·울진 신규 핵발전소 건설 백지화하라 △노후 핵발전소 수명 연장 금지하고 폐쇄하라! △사용 후 핵연료 관련 신규 핵 시설 건설 철회하라 △고준위 핵폐기물 관리 계획 철회하고 공론화 재실시하라 △탈핵 에너지 전환 정책 수립하고 탈핵에너지전환기본법 제정하라 △재생에너지 지원 및 확대 정책 실시 요구 등이 담겼다.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 본부'에 참석한 교회의 요구. 뉴스앤조이 최유리

핵그련은 '잘 가라 핵발전소 10만 서명 기독교 본부'에 참가할 300교회를 모집하고 있다. 12월 8일까지 120여 교회가 신청했다. 탈핵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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